여느때처럼 바쁜 아침이었습니다.
그래도 일어나서 잘 차려준 아침식사를 거부하기엔 너무 미안해서 입속으로 억지로라도 구겨넣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대충 갔다오겠다는 인사만 한 채 엘레베이터 버튼을 연달아 눌렀습니다.
"빨리 와라, 빨리 와라."
엘레베이터는 곧 왔고, 서둘러 타고서는 스마트폰을 켭니다.
어제 있었던 일, 오늘 있었던 일 여러가지 사건들이 뜹니다.
이윽고 1층이 됩니다.
엘레베이터를 내리자 105호 앞에서 한 남자가 시계를 보고 있습니다.
'드문 일이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침부터 웬일이람? 배달? 판매?
이크. 늦겠습니다. 어서 다녀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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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왔습니다.
여전히 맛있게 차려진 저녁식사.. 너무 좋습니다.
"오늘 별일 없었어?" 제가 아내에게 묻습니다.
아내는 대답합니다. "응 아 맞다. 105호 할머니 돌아가셨대"
"진짜? 맞아 그러고보니 나 아침에 105호 앞에서 남자 있는거 봤는데 아들인가?"
아내가 갸우뚱 합니다.
"남자?"
"응 남자. 시계보고 뭐 기다리는 거 같았어서 배달인가?? 아침부터?? 라고 생각했거든"
"그 할머니 독거노인이야"
잠시 밥 씹는 걸 그만두고 눈을 껌뻑입니다.
"독거노인이라고?"
"응 자식도 없고 남편도 없어서 혼자 사셨대"
"그럼 그 사람은 누군데?"
"몰라. 항상 아침이면 나와서 돌아다니시는 할머니가 오늘만 없으니까는 경비아저씨가 들어가봤더니 돌아가셨다던데?"
"정말이야?"
"응"
아내는 더 이상 얘기하기 싫은 듯 '독거노인'임을 강조한 채 대화를 마쳤습니다.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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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방금 다시금 아침부터 검은 옷을 입고 시계를 보던 그 사나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유난히 하얀 얼굴로 무미건조한 표정의 그는..
할머니를 아무래도 마중나왔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