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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음악도시에서
게시물ID : lovestory_106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거디님
추천 : 16
조회수 : 71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4/02/29 19:10:36
1.세상에서 제일 많이 팔린 자동차...그 자동차가 뭔 줄 아세요?“이상해, 세상에 굴러다니는 차중에 반은 다 그 차인 것 같애..” 한 여성이 어떤 남성을 사귀게 되었는데요. 그 남성을 만나고 난 뒤부터는요. 그 남성의 차와 같은 차종만 계속해서 눈에 띄더라는 거예요. 평상시엔 그런 차가 있는지 관심도 없었고또 처음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 까진그 차의 디자인이나 색깔이마음에 뭐..썩 들지 않았기 때문에.. 눈여겨 본 적이 제대로 없었는데....그 남자를 만나다 보니까요. 어느 순간부터 길을 가던 중에도,뒷골목 주차장에서도 온통 그 차만 보이더라는 거예요. 자. 여러분도 이런 비슷한 경험을한 번쯤은 해 보셨을 겁니다.어떤 대상에 관심을 주면 그 대상은요. 스스로 점점 확장을 하죠.그 차종이 그렇게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단 하나. 그 여성이 새로 생긴 남자친구에게 관심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고 그 관심이 바로 자동차로 전이됐기 때문이죠.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는...바로 그 사람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입니다


 

2.은행에서 통장 비밀번호를 만들어야 될 때 여러분은 어떤 숫자 먼저 떠오르세요? 좋아하는 사람의 생일이나 전화번호, 이건 좀 집착이 강하신거죠. 구구단...잔머리가 발달하신 거예요..틀리게 외우고 계신 건 아니겠죠? 학창시절 학년, 반, 번호...과거 지향적입니다. 딱 그 순간 시계가 가리키고 있는 시간..순발력이 어느 정도 있는 거겠죠? 근데 머리가 어느 정도 좋아야겠죠. 바하 작품번호...현학적인 표현 이예요. 1111, 1234....단순하시죠. 이건 등록이 안 되는 거 다들 알고 계시죠숫자 앞에서 우리는 다른 문자 앞에서보다훨씬 무기력해지곤 합니다. 단어, 문장 이런 것을 다시 기억을 해내기보다는숫자의 조합을 다시 기억해 내는 게 이게 힘들거든요. 숫자와 숫자 사이 에는요.생각의 여지나 실마리가 끼여들 틈이 없어 보이니까요. 그러나 이 비밀번호 때문에 가끔 떠올리게 되는 숫자들에서 우리는 의외로 많은 이야기를 생각을 해 냅니다. 그녀의 생일에서는 이상하게 샴푸냄새가 나고 또 고등학교 학번에서는 도시락 반찬 냄새가 나죠.


 

3. 가끔 생각을 합니다. 같은 이름을 다른 누군가가 다시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그런 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그의 이름..동네 치과 간판에서 보이는 그의 이름 때문에..그를 생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인터넷으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그는 어떤 댄스그룹의 멤버이기도 하고 특허 기술 대상을 받은 기술자이기도 하고 모 대학 교수이기도 합니다.그러나 그 어디에도 나의 그는 없습니다. 나를 떠났듯 세상을 떠난 것일까요? 검색엔진이 엉터리인 것일까요?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만 더해주는 죽 늘어선 것 같은 이름들 속에서 화가 납니다. 그런 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이름을 다시 쓸 수 없게 하는 법.


 

4.약 먹기 싫어하는 어린 아이에게..약을 먹일 때는요..갖가지 감언이설이 필요하죠.. 저희 어머니도 그러셨어요..약 먹으면 꿀물 준다는 말에 넘어 가가지구..눈 딱 감구 고갤 끄덕이면..어머니는 숟가락위에 설탕과 물을 올려 놓구새끼손가락으로 살살 저으십니다.. 하지만 또 다시 약은 목에 걸리구..그 쓴맛은 허~ 생각하기도 싫어요... 굶주린 고양이는 생선을 보면 거의 정신을 잃죠..그래서 허겁지겁 먹어치우다가...보셨어요? 고양이 캑캑캑 대는 거..저는 그런 모습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약이던 가시던 목에 뭐가 걸리면 너무 괴롭잖아요.. 그런데 목에 뭐가 걸린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또 있어요...편도선 부었을 때.. 그리고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꼭 그런 기분이 들죠.. 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는 커다란 밥 한 덩이를 삼키는 게 최곤데.. 하고 싶은 말이 목에 걸렸을 때는 뭘 삼키면 되나요?


<유희열의 음악도시>에서 했던 오프닝멘트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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