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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가끔은 숨이 턱턱 막혔다
게시물ID : animal_1372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과일쟁이럭키
추천 : 15
조회수 : 693회
댓글수 : 38개
등록시간 : 2015/08/08 01:16:22
12년생 남아 말티즈를 키우고있어요.
사실은 가정분양 받을 당시에
하나있던 형제한테 개밟히는 거(?)보고
안쓰러워서 쟤 데려가자! 하고 분양 받았죠.
집에는 11년생 남아 말티즈 형아가 있었고
그렇게 둘째가 생겼습니다.

제가 주인으로 책임을 지고 데려와서
20살인 어린 나이에 알바뛰고 하며
접종비, 사료비.. 그 흔한 간식 하나도
다른사람 돈 안 벌리고 제가 다 키웠어요.
절 참 좋아해서
저 이외의 사람들은 가족이라도 으르렁입니다.

애가 1살 되던해,
슬개골 수술비를 벌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했어요.
첫 월급 백여만원을 수술비, 영양제 등
강아지에게 다 썼습니다.

전 되게 검소해요.
월급을 받으면 거의 저축을 넣고
생활비조로 집에 좀 내고
폰비/교통비 나가고나면
제가 개인적으로 쓰는 돈이 7-10만원 정도입니다.
화장품도 로드샵 빅세일 기간에만 구입하고
올여름에 흰티 쓰리팩 하나 산거 빼곤
옷이나 장신구 하나 못 샀어요.

그러다가 예비신랑이랑 휴가를 가게되어서
(휴가비는 다달이 서로 통장에 모은돈)
샌들 하나 사려는데
인터넷으로 보니 배송비까지 8,300원하는
핫딜(?맞나요?)가 떴다고
언니가 이거 시켜줘? 하더라고요ㅎㅎ
근데 그거 하나 사는데 꽤 망설였어요.
내가 일케 과소비를 해도 되나? 하고 말했는데
농담이었지만 언니는 아직 놀립니다ㅜㅠ

근데 강아지 바캉스룩은 16,000원주고
그냥 사버렸어요.
이뿌당!!!!! 하고 돈 아까운 느낌도 없었어요.

우리 강아지는
2살 되던해에 반대쪽 슬개골도 수술했어요.
여윳돈이 없어 그냥 적금을 해지했죠.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제 강아지가
금수저 물고 태어났다고,
부잣집 도련강아지라고 놀립니다.
개엄마는 거지같이 다니는데 개는 부티 좔좔~
니 옷이나 좀 사라~ 하고,
강아지 먹는 사료, 간식 가격 보고 놀라요.
비싸고 좋은것만 골라서 사거든요..
알러지, 아토피가 있어서 아무거나 못 먹어요ㅠ
근데 전 거의 매일 라면을 먹거나
굶고 퇴근해서 늦게 밥을 먹습니다.
예비신랑을 비롯해 모두가 절 불쌍해했어요.

근데 이녀석이 근 6개월동안 외이염을
달고 살았습니다.(귓병)
약을 길게 먹이고,
넥카라를 매일 씌우고,
주사를 맞고 귀에 약을 넣고....
근데 죽어라 안 고쳐졌어요.
답답해서 돌아버릴 것 같았는데..

최근 원장님께서 세균검사를 받아보자고 했습니다.
(전 동물병원에서 일을 합니다)
직원이고, 솔직히 원장님도 이 귓병의
원인이 궁금하고 답답하다고
연구소로 보내는 최소 원가(?)만 받을테니
세균검사를 하자고했어요.

***혹시나 외이염이 길게 지속되는 분이 있다면
세균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7만원을 내고 귀지를 체취해서
간단한 신상(종류, 나이, 성별, 몸무게 등)을 적어
연구소로 보냈습니다.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녹농균? 아시는 분 계시나요?
감염이라며,
여기에 듣는 항생제는 딱 2개밖에 없답니다.
네, 원장님이 딱 시원한 표정이었어요.
지금까진 듣는 약이 아니었으니 뿌리뽑지 못 했었다고.
이 항생제들을 써보자고 하셨어요.

근데 주사로 맞아야된다며
하루 5,000원의 주사비와
독한 약이라 일주일에 한번은 혈액검사..
간 보호하고 간지럼 완화하는 먹는약.....
게다가 치료기간의 최소 3주에서 한달..
매일 데려와서 주사를 맞아야한대요.

근데 여윳돈이 없었어요.
ㅎㅎ
또 적금을 깨야했어요.

예비신랑에게 말했더니
퇴근할때 와서는 10만원을 지갑을 넣어주곤
다 주지못해 미안하다고
아직 월급전이라 이거밖에 없다고 해서
그냥 울어버렸어요...
돈 달라고 연락한거 아니야.. 했더니
자기도 이제 이녀석 아빠라고
책임져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집에서도 종이컵에 구멍뚫어 줄 연결해서
강아지 목에 걸어주곤
엄마,아빠, 언니한테
우리애 병원비 동냥하러 왔습니다 굽신굽신~
우리 둘째의 완쾌를 위해 적선해주세요~
하고 다녀서 용돈처럼 10만원 정도 받았어요.
가족들이
둘째 귓병만 나으면 소원이 없겠대요...ㅎㅎ

그 외엔 제 돈으로 어찌어찌 막아보려구요.
눈물이 납니다.
가끔은 이 강아지때문에 숨이 막혀요.
돈은 돈대로 깨지고...
지금까지 얘한테만 몇백을 썼어요...
맘도 안 좋고, 힘들고, 매일 울었어요.
오늘도 원장님 퇴근하고나선 그냥 울어버렸어요.
속상하고
왜 우리 강아지만 이러는지 원망도 하고.




그런데 제가 가장 힘들었던건
그토록 찾아해내던 완쾌 방법이 드디어 생겼는데
돈 앞에서 머리를 굴리던
제 자신이 혐오스럽고 역겨워서 였어요.
다 해줘야되는데 그깟 30만원돈이 뭐 대수라고...
미안하고 처참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도와주고 위로해주니
마음이 잡히네요.






제가 이토록 강아지에 목숨 걸고 키우는 이유는
제가 가장 죽고싶고 힘들었을때
자살하러 화장실에 가는 나를
그날따라 따라와 짖고, 난리를 피워
무산시킨 녀석이기 때문이예요.

내가 살아야하는
나를 살게하는 단 하나의 이유라서요.
손도 많이 가고 나밖에 모르는 놈이
나 죽으면 어떡하나 싶어서.....







 
지도 그걸 아는지
슬픈 눈으로 나를 보며 같이 울던,

나의 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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