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1106/h2011061716033921950.htm 약계 “비아그라 제니칼 일반약으로” vs. 의료계 “감기약 슈퍼에 푸는 게 우선”
21일로 예정된 보건복지부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두 번째 회의를 앞두고 대한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 간의 기싸움이 뜨겁다.
약사회는 복지부가 일반의약품 중 44가지를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강하게 추진하자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재분류 사안을 들고 나왔다. 약사회 관계자는 17일 “약사회 내부의 ‘의약품재분류TF’에서 전문약 중 일반약으로 뺄 필요가 있는 약들을 추리고 있다”며 현재 검토중인 일부 약을 공개했다.
약사회가 일반약으로 전환을 바라는 약은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 비만치료제 ‘제니칼’, 사후피임약인 ‘노레보’, 눈연고인 ‘테라마이신 안연고’, 인공눈물약인 ‘히알루론산나트륨’ 등이다. 또 약사회는 천식흡입제와 독감진단시약도 일반약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안전성이 증명됐고 응급상황에서 필요한 약들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최종 목록을 공개하고 복지부에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복지부가 발표한 의약외품으로 추진하는 일반약 중 박카스와 까스명수 등에 대해서는 전환에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박카스에 든 무수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까스명수도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는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협은 “중앙약심의 초점은 일부 상비약의 슈퍼 판매 허용”이라며 약사회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나섰다.
의협 관계자는 “향후 회의는 국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감기약, 해열ㆍ진통제 등의 상비약을 어떻게 약국 밖에서 살 수 있게 할지에 맞춰져야 한다”며 “약사회가 논의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문약과 일반약의 재분류를 논의한다면 각 약품마다 관련 학회와 전문가의 의견, 연구자료 등을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비아그라만 하더라도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인데 이를 일반약으로 빼달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규탄집회도 예고했다.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도 복지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약사회는 18일 오후 서초3동 대한약사회관에서 각 시군구 약사회 분회장 300여명이 참석하는 ‘약사법 개정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일부터 시행하려 했던 ‘당번약국제 확대실시’도 무기한 유보하기로 했다.
의협은 22일 오후 계동 복지부 청사 앞에서 회원 500여명이 참가해 선택의원제 반대와 일반약의 약국 외 판매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