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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게임, 정치 게임, 왕따 게임....
게시물ID : thegenius_652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ean7D
추천 : 15
조회수 : 1842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5/08/09 19:15:53
지니어스 게임을 일희일비하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만,
볼 때마다 어딘지 모르는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매 회마다 누가 옳고 그르고 다툼이 일어나는 이유도 그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니어스 게임은 특히 최근의 게임들은..
누가 더 지니어스 한 지가 아니라, 누가 더 소위 정치질을 잘 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거진 열에 아홉은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참가자들도 실제로 머리를 쓰는 데 노력하기 보다는 정치질에 더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느 분이 지난 화를 보면서 김경란에 실망했다는 글이 있더군요.
시드 포커에서 김경란은 심지어 게임에 대한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이유였습니다.
실제로 김경란은 준우승의 경험도 있고, 프로 포커 플레이어 김유현을 데매에서 꺽는 등의 충분히 지능적인 캐릭터이지만,
심지어 이번에 어떤 카드를 버려야 하는지, 우승의 가능성이 있는지 조차도 자신이 계산하지 못하고 홍진호에게 일방적으로 맡겼습니다.
이는 게임에 대한 이해보다 다른 것에 정치질이 더 중요하기에 이에 더 집중한 결과로 보입니다.
 
지니어스 게임은 일반적인 퀴즈나 예능과는 달리,
다수의 무제한적 연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연합은 절대 다수인 8~90% 이상의 인원을 장악하면서 절대 권력을 지니게 됩니다.
(물론 아닌 일부 게임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매 회마다 한명을 탈락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절대 다수 연합은 심지어 우승만이 아니라, 누구를 떨어트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정할 힘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 정치 게임은 심지어 한 명의 왕따를 정하는 왕따 게임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마치 왕따의 대상이 되는 캐릭에 대해서는 플롯 자체를 권선징악 적으로 구성하고 있지만,
사실은 왕따가 되는 이유는 얼마든지 주관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소위 학교에서 일진들이 왕따를 만들면서 하는 행동들을 보면, 나름의 이유를 붙이지 않는 일진이 없습니다.
그리고, 왕따를 시키면서도 그 이유를 끊임없이 댑니다.
 
지난 화에서 최정문이 탈락하였고, 그 이유가 스파이/박쥐질이라고 대부분이 사이다니 뭐니 이야기를 하지만,
최정문은 충성도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1화에서부터 주류에 속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첫화 신분교환에서 이상민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형수 카드를 들이밀며 배신한 타겟도 최정문이었고
 (그러나, 이상민이 같은 편이던 최정문을 배신하고 사형수 카드를 들이민 배신 행위는 가볍게 묻히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3화 오늘의메뉴에서 장동민이 초반 대 배신을 일으킨 이상민-김경훈 존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탈락자로 점찍은 사람은 최정문이었습니다.
 (심지어, 대놓고 너가 꼴지를 하라고 시킨 장동민은 그 경우의 수를 벗어나고 우승하고도,
  꼴지 위험을 무릎 쓴 최정문이 아니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오현민에게 생징을 전달하고, 이 역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최정문에게 왜 더 진득하고 신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5화에서 배신을 했느냐, 7화에서 박쥐짓을 했느냐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저 조차도 최정문을 개답답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원인을 따져보면 사실은 이 왕따 게임이 사람을 몰아가는 형국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더 지니어스 게임은
논리적으로는 다수 연합이 되고 이를 지배하는 것이 우승의 섭리이고, 데매행이 되는 사람에게는 뭔가의 이유를 붙이는 형국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 왕따의 관점으로 해석하면 대단히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불편한 느낌은 게임 속 참가자들도 느끼는 듯 합니다.
지난 화 홍진호의 행동을 트롤 짓이라고 하던데....저는 이해는 되었습니다.
대놓고 한 사람을 왕따를 시키는 다수 연합...거기에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이상한 상황일까요?
3화에 이준석 / 7화의 홍진호 등의 행동이 결코 트롤이 아니라, 어쩌면 아직 그나마 순수한 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 까지도 들었습니다.
 
더 지니어스를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지만, 그 게임의 속성은 이런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대놓고 다수 게임 / 왕따 게임의 형국을 방치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그렇고,
그것이 지금의 우리의 정치적 상황과 자꾸만 겹쳐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찌됐건 지니어스 게임을 보면서 제 바램은,
시청자들이 참가자 누군가를 해당 게임 내에서의 모습에 너무 몰입해서,
비난하거나 특징 짓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게임의 룰 자체가..
그런 상황을 몰아세우기에 충분한 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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