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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가장해서 주위 사람들 곁을 떠나 혼자 살려고 합니다.
게시물ID : gomin_1497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gain1993
추천 : 2
조회수 : 1355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5/08/09 23:11:58
 
제 나이 올해로 30살.
 
30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단 한번이라도 미치도록 행복하다고 느껴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죽고싶을 정도로 괴로운 세상의 무게에 치이도록 힘든 삶을 살아보지도 않았습니다.
 
제 나이 또래면 누구나 하는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봤고
그렇다고 남들처럼 피땀 흘려가며 힘든 노동을 해 본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30이라는 인생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폐 끼치면서 부끄러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놈의 공무원인지 뭔지를 하려고 올 초에는 필사의 각오로 시골 산속고시원까지 가서 하겠다고
주위사람들에게 당당히 선포한지 반년이 지나고.. 결국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죠.
 
등신같은 아들 새끼 때문에 부모님과 주위 식구들은 누구 하나 불평 없이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이나이를 쳐먹도록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민폐만 끼치고 있고..
 
듬직한 동생의 미국 유학길을 가로막고 있는 그런 잉여 중의 상잉여죠.
전국 어느곳을 다 뒤져봐도 저같은 병신 자식은 아마 없을 테지요.
 
 
 
아아.. 슬픕니다.
마음 깊숙이 북받아오르도록 슬픕니다.
계속해서 쭈욱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 하고 있고요.
 
이 선택을 하기 전까지 몇번이나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러나 저는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난달 말에 또한번의 실패의 잔을 맛본 후
내가 남겨진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절망과 실의 속에서
 
이제는 진짜 죽어야겠다 라며 다짐하며 죽을 각오로 자살을 시도했는데
 
그 생사의 갈림길에서
내가 이대로 아무것도 이룬것 없이 죽으면 그야말로 개죽음이라는 생각과
여태까지 어떠한 땀흘리면서 노동한 보람도 없이 죽으면 정말 부끄럽고 죽음이라는 생각이
 
뇌리속을 파고들면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 가족들과 지인들을 실망시키고 좌절시킨 이 존재자체가 민폐인 쓰레기가
어떻게 계속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며 살 수 있나 하는 일말이라도 남아있는 죄책감으로
 
수차례 머리를 쥐어뜯고 고민한 결과
그냥 저 하나 죽었다고 생각하고 가족들 및 주위 사람들을 떠나는 게 답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현재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는 이달 말 7급 시험도 준비한다고 얘기는 해 두었지만..
이미 여태까지의 전적과 결과물들을 봤을 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희망고문일 뿐이기에..
 
주위 사람들과 가족들이 이런 민폐 중의 상민폐가 당장 없어진다고 해도 잠깐은 슬퍼하겠지만..
나중의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제가 사라져 주는게 백번 옳은 길이라고 여겨집니다.
 
아.. 저는 이나이가 먹도록 변변한 친구 놈도 하나 없습니다.. 아마 제가 없어져도 다들 잘 먹고 잘 살겠죠.
 
 
 
이미 열흘 전에 아예 멀리 떠날 각오로
중고폰을 하나 새로 장만했고, 원래 갖고 있는 스마트폰의 제 번호도 지워버렸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카카오톡 계정은 남겨놨습니다만,
제대로 사귄 친구놈 하나 없는지 카톡으로 연락조차 없는게 비참하기도 하고 웃프네요.
 
또, 지난주에는 또 새로운 인생을 열어보자는 각오로
 
숙식이 제공되는 일자리에 직접 면접도 봤고,
어제부로 합격 통지를 받아서.. 아마 내일 이 시간쯤에는 회사 숙소에 들어가 있겠지요.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이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이 못내 걸리긴 하지만...
결국에는 여태까지 30년동안 주위 사람들에게 희망고문만 안겨주면서 민폐만 끼쳐왔기에..
아마도 제가 사라져 주는 것이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은 내일 입사하기 위한 각종 서류 및 준비물(정장 및 구두)를 챙기기 위해서 서울 집에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효자 아들놈이 오랜만에 집에 올라왔다고 직접 치킨까지 주문해 주시는 어머니를 보고..
 
가숨 속 깊이 울음이 북받아치네요.
 
또한 이제 내일 집을 나서면 영영 집안 식구들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건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그렇지만, 여태까지의 인생을 곰곰히 되짚어보면..
주위 사람들에게 아무런 행복도 주지 못했고, 일단 존재 자체로써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 그 자체였기에..
 
결국에는 주위 사람들을 떠나는게 맞다고 보는데...
 
 
 
현재 있는 숙소 책상에는 열흘 전에 죽을 각오로 유서도 남겨 놓았습니다. 나중 되서 더이상 저 찾지 말라고요.
처음에는 잠시 슬퍼하겠지만, 며칠 지나면 그냥 모두에게 잊혀지겠죠?
 
 
아아.. 지금 슬프네요.
미치도록 슬프네요. 내가 주위 사람들을 떠나는게 결국 모두에게 행복한 일일까.. 
 
아직도 머리를 쥐어뜯고 고뇌 중이지만, 결국은 저같은 놈 하나 식구들 곁을 떠나는게 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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