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1907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허쉬너겟★
추천 : 0
조회수 : 33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6/29 23:36:18
*인디언 섬머*
늦가을에 불현듯 찾아오는
마치 여름처럼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는 기간.
기후는 온화하고 공기는 아주 투명하며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기간이나...
이내 사라지고 혹독한 겨울이 찾아올거란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회에서 친하게된 선배가 한명있다.
몇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지사 발령이 나서
지방에 내려간 탓에 통 못만나다가
지난주에 참으로 오랫만에 그를 만나게 되었다.
빈속에 마신 술이 취기를 불러왔는지
평소 과묵한 편이던 선배가 어쩐 일일까..?
신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보게 신파,내가 재밌는 얘기한 번 해볼까?"
"허, 형님이 재밌는 얘기도 할줄 아세요?"
별 기대 없이 시작된 그의 이야기에
내가 그렇게 몰두하게 될줄이야........
"여러분들도 신파랑 같이 한번 들어보실래요?"....(웃음^^)
-------------------------------------------------------------------
내가 지사발령이 나서 지방으로 내려간건 자네도 알지?
그 곳에서 한 반년쯤 근무했을 때
커피숖을 경영하는 한 여자를 알게 되었지.
그다지 이쁘지도 않고,
특별히 섹시한 여자도 아니었는데,
그저 좀 편한 느낌을 주던 여자였어.
나이는 나보다 한참 어렸고...-_-
더이상 자신에게 이성에게 어필할만한
성적매력이 남아있지 않다고 믿던 즈음에
젊은 여자가 유혹을하자 쉽게 빠져들어갔던 것 같아.
장난처럼 시작된 만남이었네만
내 맘을 정말 편하게 만들어주는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었다네.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고 착각한 난 그녀에게
더욱더 몰두했고 처와 아이들을...
잠시 내 삶에서 유기해두었네.
그녀역시 몰두했지.
내가 아닌 내 주머니에.........
그게 그녀가 내게 접근한 목적이기도 했겠지...ㅡ_ㅡ;
대기업의 젊은 중견사원이었던 내가
파국이 예정된 그녀의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배우로 픽업된 셈이랄까......-_-y~o0
난 그렇게 그녀가 설정한 가을속의 여름으로 빨려들어갔다네.
곧 끝나버릴거란걸 뻔히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난 점점 그녀에게 깊게 빠져들었고
그녀가 시키는대로 위험한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네.
그녀는 닳아빠진 자신의 몸과함께
나에게 새로운 흥미거리를 제공했는데
노름을 같이할 멤버 몇과 장소...
속칭 '하우스'라 불리는 노름방을 소개해주더군...
하우스 ...
전주(錢主)와 범죄조직이 공생관계처럼 얽혀있는 곳.
일반인이 그 곳에서 돈을 딴다는건 처음부터 설정에 없는 곳이지.
그들은 내게 그저 좋은 사람 사귀기위해서지
도박이 목적이 아니라고 말하더군.
처음엔 조금씩 잃어주고
가끔 내가 잃으면 반쯤은 돌려주기도하고
멋진 술집에서 술을 사기도하면서 나를 믿게끔 하더군.
그들의 그런 뻔한 수작..
그걸 왜 눈치채지 못했냐고 묻고싶은건가?
글쎄..모르겠네.
나의 이성이 대체 어디에 가있었는지 말야..
처음엔 노름과 그녀와의 데이트 비용으로
월급을 탕진하기 시작했지.
......물론 턱없이 부족했지.
적금을 해약했어.
......한 두달 가더군 -_-;
퇴직금을 정산했네.
.....제법 액수가 됐는데,
딱 그 시기에 맞춰서 노름판이 커지기 시작했어.
어느날 밤새 놀고 일어나보니
딱 오백을 잃었더군.
"내일 오늘 잃은거 다 찾아가시지요? 하하"
그들이 던진 그 말이
날 파국으로 이끄는 말이란걸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여보게 신파...
너무 그렇게 한심하단 눈으로 바라보지 말게 허허.."
다음 날 천만원을 들고 하우스를 다시 찾았지.
'이거만 잃으면 그만두자.'
만약 내가 새벽쯤 그 돈을 잃었다면
정말 처음 생각대로 노름을 그만했을지도 몰라.
근데 내가 몇 판만에 그 돈을 잃었는줄 아나?
하하 놀라지말게나.-_-;
상대는 노름 멤버중 젤 만만해 보이던 개인 사업가였는데
그게 그들이 정한 설정이었나봐.
*에이스 풀하우스와 .......3 포카드*
단 한판에 천만원이 날아가더군...-_-;
너무도 허무하게 천만원이 날아가자
난 완전히 이성을 잃었지.
아,아냐 애당초 이성은 없었지..
그냥 미쳐버렸다고 하세.
결국 그날 7천만원을 잃고
새벽에 거리로 나왔어.
차비하라며 건네주는 10만원짜리 수표를 마다한채말야.
7천 만원에 뽀찌 10만원이라...
50만원을 잃었을땐 20만원을 주던 그들이었는데...헐~
이상하게 담담한 느낌이었어.
늦은 가을인데도 밤공기가 차갑지 않길래.
'우리나라에도 인디안 섬머가 있던가...?'
단지 그런 생각을 했다네....어처구니 없게도 말야
"이봐 신파 재미없나?"
"아뇨, 어서 계속해보세요 형님!"
그 날이후 난 그녀의 인형이 되었네.
그녀는 내가 돈을 잃었다고 하자
"어머? 그냥 재미로나 하시지..."
그러더군....제길,
그러면서..
"만회하셔야지요. 우리 데이트 비용은 있어야할거 아녜요? 호호"
빈털털이가 된 날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난 그녀가 정말 날 사랑하는줄 알았네.
내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란 걸 모른채말야.
그녀는 만회하라며 내게 돈을 빌려주었어.
5백만원
천만원....다시 천만원
"여보 그냥 형식적으로 차용증은 받아둘께요 ^^ "
돈을 빌려줄때마다 그녀는 웃으면서 장난같은 차용증을 내밀었고
나 역시 웃으면서 사인을 했어.....
내가 어느 날 그 돈마저 다 날렸다고 말하자..
그녀가 역시 웃으면서 말하더군.
"여보, 이제 저도 돈이 없어요. 하지만
제가 빌려줄만한 사람 소개해 드릴께요. 호호"
마녀의 웃음소리...........
그때쯤 그녀의 웃음이 그렇게 느껴지기 시작했지........만,
돌아갈 길을 잊어버렸어.
내가 온 길....이미 다리가 끊겨 버렸단걸 나도 알고 있었지.
'꽁지'.....라고 아나?
하우스에 기생하며 노름 돈을 빌려주며 먹고사는 기생충들
" 선생님,필요한게 얼맙니까?
미스리가 소개하신 분이니 선생님을 믿고 빌려드리죠.헤헤"
가느다란 눈초리를 가진 사내가 비굴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더군.
그 사내에게 세번에 걸쳐 3천을 빌렸네.
아, 선이자를 떼었으니..실제론 이천 칠백이군.
그게 시나리오의 대단원이었네.
빚진 돈 5천5백....
내 아파트가 겨우 한 일억 좀 넘었으니까....
"어 술이 좀 오르는군.
나가서 입가심이나 하지...
얘기는 거기서 마저 하기로하고..물론 신파 자네가 지루하지 않다면 말야..ㅎㅎ"
"지,지루하다뇨 형님...일단 나가시죠..(__"
[펌글]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