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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 가면
게시물ID : readers_212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쥐불놀이하자
추천 : 2
조회수 : 30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11 08: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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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k는바에 앉아 얼굴을 스다듬어 본다. 삼 년 넘게 적금을 들인 보람이 있다.
처음 거울로 봤을 때 어색했던 느낌은 하루가 지나자 많이 사라졌다.

의사는 술은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지만 <물론 담배도> 애초 주량이 약한 그로써는 한 두 잔 정도의 와인은 별 문제 없었다.

무었보다 자신의 새로운 얼굴을 자랑하고 싶은 것도 컸다.

[ 돈을 많이 들인 모양이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남자가 말을 건네며 그를 바라보았다.

[ 삼 년 동안이죠. 모은것이...]

[휴~ 대단하군. 음. 뭐 부자들에게는 껌값이겠지만...]

반말투에  기분이 상했지만 k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이해하기로 했다. 
낡은 얼굴. 아마도 국가가 지원해준 가장 기본적인 얼굴에서 전혀 손을 대지 못한 모양이다.

부러움과 질시? 뭐 이런 감정이 있었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남자는 입가에 술을 털어 넣으며 나즉하게 말했다.

[그런데 그거 알고 있어? 왜 우리가 얼굴 가면을 하게 되었는지. ]


2.

세기도 전... 그 일이 일어났다.

마치 혜성이 떨어지는 것 처럼 ... 갑작스럽게 찾아온 지진처럼 사람들의 얼굴은 색으로 물들여졌다.

학자들과 정부... 일반인들 사이에 그 것이 의미하는것을 찾기 위해 연구했다. 

원인은  금방 알려졌다. 너무 단순했으니..

감정이다.

살의. 거짓말. 사랑. 두려움. 진실. 같은 감정들이 다양한 색으로 얼굴에 나타났다.

살의는 검정. 거짓말은 초록. 진실은 주황. 두려움은 밝은 보라색. 연민과 애정은 큰 자이가 없는 노랑이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를 신호등 처럼 그대로 노출하게 되었다.

강력 범죄율은 떨어졌고 검거율은 올라갔다. 

거짓말 판독기는 쓸모가 없어졌고 화장품 회사의 주가가 좀 오르는듯 했지만 화장으로 얼굴색이 변하는 것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지자 다시 폭락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치가였다. 

선거철이 다가와 공약을 발표할 때 마다, 청문회에서 대답을 할 때, tv 토론장에서 후보들의 얼굴은 잔디밭 처럼 초록으로 물들였다.

당시의 대통령은 늘 얼굴이 파프리카와 같이 되어 있어서 대부분 라디오를 통해 목소리가 나갔고 tv에 나와야 할 경우에는 얼굴을 가렸다.
.

그리고 그 법이 통과 되었다. 

감정 보호법. 이라는 이름으로 두 가진 사항이 강제되었다.

a, . 선글라스 착용의 의무화. 
b.  가면 착용의 의무화.


3. 

[ 그건 당시의 강대국의 압력도 있었지. 왜냐 하면 당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는 명목으로  타국과 전쟁중이었지. 

하지만  그 타국의 대통령은  개발안하고 있으며 이 모든게 석유 때문이라고 하고 있었지. 
실제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 tv에 나와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 

바로.. 얼굴색으로... 

그 대통령의 얼굴은 주황색으로 물들여있었어. 

반전여론이 거세어졌고 비판이 일어났지... 

이런 상황은 전세계적으로 일어났어. 신의  이름으로 땅을 차지하고 원주민들을 장벽으로 가두고 있던 그 나라...부터... 

과거의 전쟁침략을 정당화 하던 섬나라의 수상이나 대변인들은 늘 라디오로 인터뷰와 발표를 해야했으니까. 

결국 대부분 힘있는 나라들은 이 상황을 지속시키게 놔둘수 없었지. 


사실 사회에서도 힘있는 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이 되었지. 

심지어는  수많은 신도를 지닌 종교인들 조차도  그 상황을 달가워 하지 않았어.  신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 하면서. 
이웃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그 들의 얼굴은 늘 초록색이었으니까.]

4.

기에 혼란은 있었지만 가면착용은 의무화 되었고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면은 더욱 정교해 졌다. 

거의 실제 피부와 같이 호흡하고 땀을 배출할수 있게 됐으며. 한 번 부착하면 일주일...가던 것이 한 달..일년..
그리고 마침내는 반 영구적으로 쓸수 있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 저항하던 이들도 있었다. 

첫 번째는...  타인의 감정. 진실과 거짓을 판별하게 된것이  인간을 새롭게 하려는 신의 뜻이라고 믿었던 부류..
두 번째는... 신의 뜻이라고  믿지는 않았지만 대신 지금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수 있는 인간 진화의 한 단계라고 생각했던 이들. 

그들은 가면 착용을 거부했다. 

하지만 그 들의 목소리는 여론은 보도하지 읺았다. 
결국 이들은 가면 공장에 대한 폭파.  선전 활동을 하며 지하로 숨어들었다. 

5.

그 들 대부분은 실패했고 붙잡혔지. 회유에 넘어가기도 했고 사실 판별하기는 쉬웠지. 감정을 참는 훈련을 한다고 해도
진실과 거짓을 물어 보면 바로 판별이 되니까. 

그럼에도 저항한 이들. 가면을 거부한 이들은 있었어. 
이들은 끝까지 가면을 쓰지 않으려 했지. 강제로 쓰이면 그것을 손으로 뜯어내기를 반복했어. 

사실 ... 음. 그건 ... 아주 힘든 일이지. 

왜냐 하면 가면은 얼굴에 흡착이 되버리지. 피부와 동화가 되어 빛을 투과하지 않게 만들어 버리니까. 

쓰자 마자... 손으로 긁어낸다면...벗겨져.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좀 따갑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냐. 
테잎을 떼어내는 것 같은 불쾌감은 들지만 가능해. 

하지만 ... 하루. 이 틀 동안 둔다면? 

얼굴 가죽과 같이 뜯겨져 나가지. 그것도 어떤 부분은  남고 어떤 부분은 더 뜯겨지고... 

원래 약품을 사용하거든. 지금 당신이 받은 시술... 새로운 얼굴을 부착하려면 먼저 기존의 얼굴가면을 뜯어내기 위해 약품을 
바르고 주사도 맞지.  정교한 작업이지. 

그걸 손으로..칼로 뜯어낸다고 생각 해봐.

여하간 그 들의 신념은 강했어.   

그 들은 그렇게 자신의 얼굴을 지켰지. 

물론 예외도 있었지. 도중에 포기한 이들.  그 들은 새로운 얼굴을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뜯어내는 것도 포기했어. 

그 결과 그 들은 그냥 그대로 최초의 얼굴을 받아들이고 새롭게 개선하는 것도 거부하며 그냥 살아가고 있지. 


6. 


k는 남자의 얼굴을 다시 자세히 들여다 봤다. 

낡은 얼굴. 감정 표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굳어 있는 입꼬리. 

그리고 군데 군데 살색 테잎으로 보강한 것 같은 흔적들. 

[ 어... 그러니까... 음. 당신이....] 

남자는 고개를 돌리며 웃으며 대답했다. 

[ 아... 내 이야기냐고? 아니. 그럴리가... 난 그저 언제인가 이 바에서 얼굴 없는 이에게 들었던 것을 이야기 하는 거야] 

[ 얼굴 없는 이요?] 

남자가 술잔을 입에 털어 넣으며 말을 이었다. 

[붉은 색. 얼굴. 몰랐지. 난 사람의 얼굴에 그렇게 많은 근육이 있는지 몰랐어. 그는  그 때 미쳐버렸지. 그리고... 
지금도 동료를 찾고 있지. 조심해. 

그의 권유를 무시하면 칼로 얼굴의 가죽을 벗겨 버리고 죽이지. 
 
하지만 문제는 권유를 받아들이이면 얼굴을 내놓아야 한다는 거지만..그냥 칼로 뜯어낸다고 하더군] 

k의 손이 살짝 떨리는 것을 보며 남자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농담이라네... 도시 전설 같은 거지. 그럼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 


7

k는 골목에 서있다. 새롭게 얼굴을 한 기쁨. 두근거림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지 오래다. 

막다른 골목. 술에 그리 취한것도 아닌데 잘못 들어섰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붉은 얼굴.... 한 손에 칼을 흔들며 다가온다.

뭘 선택해야 할까? 

- end - 

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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