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게에 오실때는 휴대폰 게임을 꺼두어도 좋습니다.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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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가차고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 인간!
도대체 날 어떻게 보는거야?
나는 그날 또 다시 화가 나고 말았다.
만난지 일년이 지났고 이제 그는 완전히 변했다. 늘 좋은곳에 놀러간다고 약속한지도 언젠데 한번도 지키지 않았다. 해외까진 바라지도 않지만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서 한번 멋지게 제주도 일주를 해보고 싶다는 약속은 수십번은 한것 같고 최근엔 나와 한번 신나게 달려서 사방이 확트인 강원도 경포대 바닷가에 간다는 약속은 나와 만날때마다 입에 달고 다닌다.
나도 덥단 말야!
하지만 이 인간은 늘 말뿐이다. 더구나 요즘은 늘 내게 다가와 소주 냄새를 풍기거나 가끔 요상한 술을 섞은 폭탄주짬뽕냄새를 퐁기며 나를 쓰다 듬는다.
이 더운날 말야!
이젠 면역이 되어 별 느낌도 없지만 가끔 이럴때마다 그가 나를 처음 보았을때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는 정말 나를 사랑했다.
아니 사랑했었다고 말하고 싶다. 예전 그는 새벽에도 가끔 나를 찾아와 보고 싶다는 애절한 모습을 내게 띄우며 나를 아껴줬다.
처음에 그런 그가 좋았다. 아니 나 정도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의 매끈하고 길쭉한 몸을 정말 좋아한것 같다. 더구나 그가 힘들거나 지칠때면 내가 알아서 그를 만족시켜 주기도 했다. 그럴때면 그는 늘 편안 미소를 지으며 나를 만져줬다. 그때는 정말 좋았던 시절이었던것 같다. 몇개월 동안 이지만 나는 나의 존재이유를 그에게서 느꼈으니 말이다. 난 그런 그를 위해 처음으로 그를 나와 함께있는한 늘 따르고 함께하며 내가 살아있는 한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젠 ...
더 이상 난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
내가 미쳤지!
나는 정말 요즘엔 울창한 숲, 맑은 공기, 시원한 바람, 그리고 쭉 뻗은 도로를 한번 달려보고 싶다. 이 퀘퀘하고 물컹거리는 8월의 서울이라는 도시를 빠져나가고 싶다.
이 퀘퀘한 밤의 도시가 정말 싫다. 아니 싫증이 난단 말야!
2018년 8월 12일
역삼동 벤처동건물 지하주차장엔 아직도 차들이 많이 있다. 웃기는건 내가 이 인간을 여기서 왜 기다려야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생각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나를 잡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가고 싶다. 그는 김이 살짝 낀 이빨을 드러내며 나를 쓰다듬는다. 직장동료들과 김밥을 뼈다귀 해장국에 말아 드셨나! 정말 환장할 일이다.
주차장을 빠져나가자 그는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손으로는 나를 천천히 어루 만지기 시작한다. 그를 뿌리치고 싶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
오늘따라 술냄새가 역겹다. 그는 도대체 날 뭘로 보는것일까 . 현기증이 난다. 아무리 내가 운전을 할줄 안다고 하지만 이건 아닌것 같았다.
"도시를 한번 빠져 나가 볼까! 경포대 ok?
그가 말했다.
또 거짓말! 그래봤자 석촌호수주차장이겠지!
속도가 이미 100킬로가 넘어가자 나는 나도 모르게 그에게 경고를 했다.
"제발 그만 하란 말야 너무 빨라!"
"웃기지마! 이정도는 식은 죽 먹기란 말이지! 할수 있어! "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잠실쪽으로 차를 돌리고 우회전을 급하게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중심을 잃고 말았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니 마음대로 해봐! 난 더이상 너와 함께 하고 싶지 않아!
난 속으로 외쳤다.
완전히 절교란 말야!
우리는 이미 이차선을 지나 중앙선을 비틀거리며 돌고 맞은편 흰 승용차를 비스듬히 추돌하고 도로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마음대로 하란 말야! 삐삐삐삐삐!
그리고 우린 정확히 인도를 돌진하며 제법 높은 단단한 시멘트 돌담으로 빠르게 돌진했다.
하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나 선명하고 영화속의 슬로우 모션처럼 느릿하게만 느껴지는건 영화를 한번도 안봐서 일까?
내가 비록 한국에서 인공지능을 가진 최첨단 지능형자동차 1호일지라도 이젠
너랑은 함께 할수 없어! 절대!!
큰 충격으로 나는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지만 한가지 분명한것은 나는 그날 에어백전개도 하지 않았고 충돌방지 센서도 작동시키지 않았다.
차선이탈방지. vcd, asd, mds, jtbc 같은 각종 최첨단기능도 물론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다시 태어나더라도 자신을 돌보지 않는 인간과는 절대 함께 하지는 않을것이라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