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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오늘 소개드릴 상품은 다이아몬드 쏘우입니다
게시물ID : panic_824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혼의노래
추천 : 21
조회수 : 3952회
댓글수 : 28개
등록시간 : 2015/08/11 15:57:16
안녕하세요 고객님.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제품은요...바로!
ㅇㅇ사의 마스코트! 다이아몬드 쏘우입니다!

아, 마스코트가 아니라 간판제품이었죠 참.
죄송합니다. 제가 중졸이라서...

어쨌든 고객님. 이 제품을 보세요.
무려 10년! 10년 동안 줄톱의 정상! Top of Top! 그게 바로 이 제품입니다. 줄톱인데다가 이렇게 접히기도 해서 수납도 간편하고, 이렇게...길이도 조절 가능합니다. 거기다가 이런 편의성에 확실한 성능까지! 정말 완벽한 제품이에요. 아까 이거 보셨죠? 자, 이 단면을 보십시오!

나무도 뚝딱! 쇠도 뚝딱! 문고리는 10초! 번호식 자물쇠도 3초만에!
이건 비밀인데...너무 성능이 좋아서 범죄자들한테도 인기가 좋아요. 그 정도라니까요?
범죄자들이 도구는 좋은거 쓰는거 아시죠? 이게 바로 그 물건이다 이 말이에요!
창문에 구멍 내는데도 다이아몬드 커터를 쓰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10년 동안 다이아몬드 쏘우만 쓴다니까요!

대단한 제품 아닙니까? 고객님이 친구같아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거 하나 가지고 있으면 정말 편합니다. 봐요, 여기 줄톱 부분. 이 부분은 교환도 되거든요. 물론 인공다이아몬드와 합금을 이용해 만든 거라 잘 상하진 않지만, 그래도 필요할 때 싸게 교환해서 재활용 할 수 있다니까요? 대단하지 않아요?

음? 어딜 보세요?
아, 제 손이요?
검은 장갑 끼고 있어서 신기하신가보네.

하긴 날씨가 이렇게 더운데 장갑은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네요.
신경쓰지 마요.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흠.
아. 계속 신경 쓰이시나본데...

제품 설명은...뭐. 잠깐 제쳐둘까요? 아직 시간 여유도 있고.

고객님?
고객님이 제 친구같아서 하는 말인데요.
저한테 아주 친한 친구가 있거든요.
왜 갑자기 친구 얘기를 하냐는 눈초리시네요.
에이, 그렇게 보지 마요.
재미있을겁니다.

제 친구가 고 1때 일이에요.
제 친구는 왕따였어요. 학교에서 친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단 한 사람도요. 심지어 얘기를 나누는 사람도 없었고, 괴롭히는 사람...무시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죠.
그런데 어느날 제 친구를 괴롭히는 애 중 한 명이 이 톱을 샀거든요.
근데 한창 만화가 유행할 때라...아, 혹시 알아요? 칼 들고 악당을 물리치는 만화인데.
뭐 저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그 만화 주인공이 쓰는 기술 중에 '천지파멸참' 이란 게 있었나봐요.
그 녀석이 이 다이아몬드 쏘우로 그걸 시험해 본거에요.

뭐에다가 했더라...아. 사과라고 했던가?
집에서 그걸 또 멋지게 성공한 것 같더라구요.
제가 아까 보여드렸다시피 이 톱은 정말 대단하거든요. 사과 정도야 뭐...껌이죠.

그 녀석은 사과를 베는데 성공하고 자신감에 차서 다음날 학교에서 그걸 애들 앞에서 보여주려고 사과와 톱을 들고왔죠.
근데 혹시 알아요? 공중에 물건 던지고 그걸 베는게 정말 어려운 거라는 거.
집에서는 어떻게 성공했다지만 학교에서는...말 안해도 아시겠죠?
멋지게 실패했죠.

천지파멸참!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소리치고 팔을 휘둘렀는데 실패했네요.
웃기지 않아요?

음? 고객님? 표정이 왜 그러세요? 안 웃겨요?
고객님. 뒷 이야기 들으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니까...그 녀석이 실패하고 난 다음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나봐요.

누가 잡고 있게 하자.

솔직히 객관적으로 보면 좋은 생각은 아니죠?
그리고 주관적으로 봐도 좋은 생각은 아니었나봐요.
주변 애들 중 단 한 명도 그걸 자원하는 사람이 없었던 걸 보면.

근데 이놈이 대가리가 이상한 쪽으로 굴러간거죠.

그 녀석에게 시켜야겠다.

이렇게 생각한거에요.

누구냐구요?
제 친구요.
제 친구가 사과를 잡고 있게 된거에요. 억지로.
정말 하기 싫고 무서운데도 억지로.

그 녀석은 친구의 속도 모르고 톱을 들어올리고 소리쳤죠.

천지파멸참!

그리고 제 친구의 손가락 두 개가 잘려나갔어요.
대단하죠? 다이아몬드 쏘우.

더 대단한 건 절단면이 깔끔하지 못한데다가 톱이 오염되어 있었는지 그만...음.
안붙었어요. 그 손가락.

근데 그 친구의 꿈이 뭐였는지 알아요?
피아니스트에요, 피아니스트.
손가락 두 개가 없는데 피아노는 못치겠죠?
그래서 결국 그 녀석은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어요.

아, 그 친구 지금 뭐하냐구요?
돈 많이 벌어요.
프리랜서? 같은 건데 1년에 수 억씩 벌어요.
어? 안믿겨요? 진짠데.

근데 그렇게 돈을 벌어도 손가락은 다시 못붙이더라구요.
그래서 그 녀석은 맨날 장갑 끼고 다녀요.
그 뭐지...옛날에 했던 무슨놈 무슨놈...거기 나쁜 놈 나오는데, 걔처럼 손가락 모형 해놓고 장갑 끼고 다니죠. 

자.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궁금한 거 있어요?

아. 저걸 보시네.
왜 그래요? 여행용 가방 처음봐요? 혹시 저 상자...아. 저거는 처음 보시겠구나.
저게 궁금하셨으면 미리 눈짓좀 주시지. 
좀 작죠? 휴대용 냉동고에요. 기술 참 좋아졌죠?

이제 궁금한 거 또 없죠?
이제 시작해볼까요?
아...고객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곁눈질 하지 마세요 고객님.
고객님 딸이랑 아내분은 미인이니까 안죽여요. 아, 뭐...죽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응? 고객님. 힘 푸세요. 눈에 힘은 왜 줘요? 힘 푸세요. 힘 풀라니까요? 힘 풀라고.
힘 풀어. 김정효.
눈 하나 뽑고 시작할까?
10년 전 버릇이 그대로네. 넌 변한 게 하나도 없냐 진짜...

그래, 그렇게...그래요. 그렇게 눈을 감으시고요.
어? 팔에 힘을 너무 주셨네...
긴장되세요?
어우, 딱딱해라.

근데 그러면 안잘릴 거 같아요?
내가 말했잖아.
다이아몬드 쏘우는 성능이 정말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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