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80608044447352
[성난 노인들의 사회] <1>소통의 문 잠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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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100번 넘게 참여 70代
“우린 25시간 피땀 흘려 일했는데…
종북 좌파들이 한국 공산화 몰고가
우파 잘못했지만 껴안고 고쳐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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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사과도 없는 남북회담 반대
남북화해는 공산화… 전쟁이 낫다
北 위협한 결과인 북미회담은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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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집회한다는 모함 불쾌
희생정신 갖고 힘들게 집회 참석
자녀들과 멀어질까 집회 얘기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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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박하려 하니 인터뷰 중단
전문가들 “동의 안 해도 이해는 필요
노인세대의 역사적 맥락 살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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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9혁명, 5ㆍ18민주화운동, 6월항쟁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한국 현대사를 이룬 중대 사건들의 시발점은 예외 없이 시민의 분노였다. 변화를 향한 갈망으로부터 잉태됐던 이들 분노는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었고 민주화의 수준은 큰 걸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광장의 촛불이 꺼지면서 우리는 새로운 분노를 마주했다. 주말과 국경일이면 젊은이들이 자리를 떠난 거리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노인들이 모여 자신들이 신봉해온 이념을 지탱하기 위해 성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분노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거나, 남북화해를 옹호하고 정부 정책에 찬성하는 익명의 타자를 향해 가차 없이 쏟아진다. 촛불을 들었던 젊은 세대, 그리고 이들을 향해 화를 터트리는 이른바 ‘태극기 노인들’의 다툼. 남북이 화해하고, 정전 65년만에 북미가 한국전쟁 종전을 이야기하는 2018년 여름 한국은 ‘성난 노인들’과 ‘귀 막은 젊은이’들의 싸움으로 상징되는 심각한 세대 갈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국일보는 창간 64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을 조율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으로 이른바 ‘앵그리 실버(Angry Silver)’라 불리는 노인 세대를 주목했다. 올해 신년기획 ‘성난 사회, 화 좀 내지 맙시다’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노 현상의 원인과 해법을 집어본 데 이은 연속 기획이다.
노인들이 광장이나 공공장소에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터트리는 분노의 이면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100여 차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70대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눴다. 고등교육을 받고 평범한 사회생활을 영위했던 한 명의 은퇴자가 무슨 이유로 젊은 세대와 우리 사회를 향해 분노를 품게 됐는지 들었다. 그리고 이념과 정책, 사회를 보는 시선의 격차가 어떻게 소통을 끊어내는지도 살폈다.
“공산주의로 몰아가는 세력이 있다”
차분히 말을 꺼낸 백발의 박정기(70ㆍ가명)씨는 국내 모 명문대를 졸업한 후 30여 년 동안 중소 제조업체를 이끌며 기업인의 삶을 살았다. 그는 모교 교우회 ‘트루스(Truthㆍ진실)포럼’ 멤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커피숍에서 마주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구국 동지회를 꾸렸는데 좌파 쪽에서 이미 민주ㆍ구국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어, 헷갈릴 것 같아 트루스를 사용하게 됐다”고 했다. 박씨의 입술에서는 ‘좌파’라는 말이 자주, 일상적으로 나왔다. 해당 대학 교우회 트루스 포럼에는 100여명이 활동한다.
거침없이 공산주의 이야기부터 했다. “공산주의를 공부해보면 거짓, 선동, 국민 세뇌 작전을 펼치는데 그게 공산주의 이론이다”며 “그 동안 좌파는 주사파 공부를 엄청나게 하고, 결국에는 나라가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피땀 흘려 25시간 살아가는 삶을 살아왔다”며 “학교 후배들도 마찬가지이고 5, 6학년(50대, 60대)에 주사파들이 많은데, 7학년(70대)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우리나라를 공산화, 사회주의로 몰고 가는 것(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예측하자면 공산주의는 매스컴 그리고 교육을 장악해 국민 정신을 바꿔버린다”고 했다. 거짓말ㆍ선동으로 국민을 손에 쥐고, 반대파를 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은 이미 거의 다 장악 당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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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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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인정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