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사 김봉식
프롤로그
스르르...쾅!
침대에서 떨어져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일어난 나는 이마 대신 투구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집에 하나있는 낡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과 바람을 등에 고스란히 맞으며 나는 삐걱거리는 침대를 정리했다.
어젯밤 투구에 다 흘리며 쓸어먹던 맥주캔들을 치우고, 냉장고에서 먹다 남은 샌드위치를 꺼내서 올려 놓는다.
잠이 덜 깬 나는 싱크대에서 세수를 하고...하고... 싶었으나 결국 눈, 코, 입만 씻는 것으로 타협했다.
샌드위치는 입 속으로 구겨넣고, 양치를 하고...하고... 싶었으나 또 가글로 타협했다.
몸을 단정히 씻고, 머리는...생략하고, 간만에 집청소도 한 후,
침대에 앉아 적막한 집을 둘러보니 회피하고 있던 상황이 머릿속에 다시 차오른다.
“ 하 시X, 내가 그걸 쓰는게 아니었는데...”
동네 고물상에서 주워온 투구를 심심해서 써 본 것이 어제 아침.
무슨 짓을 해도 빠지지 않는 투구를 쓰고, 동네 병원까지 가봤지만,
잘라야 한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희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마저도 병원해서 하면 돈도 엄청나가고, 그 짓을 공장이나 다른 곳에서 하자니 혹시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편의점에서 몰린 시선들을 극복하고 사온 맥주로 마음을 달래다가 지쳐 잠들었다.
머리... 아니 투구를 싸매고 어제의 일을 후회하길 몇 분, 12시를 알리는 휴대폰 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며 앞으로의 내 인생을 가를 결정을 하게 만들었다.
“ 기왕 이렇게 된 거 용사나 해볼까?”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생각 이었지만, 왠지 납득이 갔다.
아니 타협을 했다. 기왕 빼지도 못하는거 당당하게 용사가 되면 굳이 뺄 필요가 없지않은가.
결심은 결단이 되고, 의견이 뼈가 되고, 생각이 살이 되어 결단을 굳힌다.
일단 마음이 서자, 몸은 빠르게 움직였다. 필요한 물건을 챙기고, 장소를 물색하고, 몸을 만드는 것까지 총 2달이 걸렸다.
2015년의 해가 밝고도 몇주가 지났던가, 드디어 내일이 출발하는 날이다. 내일 입을 옷들과 칼을 침대 옆에 두고, 난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낮
어김없이 12시를 알리는 시계소리와 함께 눈을 뜬 나는,
준비해 둔 옷을 입고, 옷 속에서 떨어진 처음 보는 반지와 아뮬렛이 너무 친근하게 느껴져 왼손과 목에 끼고 북한산으로 길을 나섰다.
“이 큰 걸 발견을 못 한건가, 아니면 그냥 내버려 둔건가?”
예전에 한번 본 롯데타워보다도 커 보이는 탑이 북한산 안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본 내 소감이었다.
“수능날 설사하고 본 국어 경제지문보다 까마득하군.”
이 쯤 되면 돌아갈까도 싶지만 약간은 무거운 갑옷의 무게가 마치 나를 잡는듯 했다.
“좋네, 그 때 국어는 하나 차이로 2등급을 찍었지.”
그 한 문제에 경제지문이 있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나 김봉식은 문을 열었다.
프롤로그 끝
이게 지금까지 쓴 프롤로그입니다.
문과인데 문법을 잘 몰라요 ㅠㅠ
맞춤법,설정모순에 대한 태클 환영합니당.
출처 | 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