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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펌,브금주의]그녀, 엄마 그리고 아빠
게시물ID : panic_107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8
조회수 : 260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1/16 20:37:39
그녀가 자신의 어렸을때 일을 기억하란 깨어진 유리의 조각난 파편과 같다. 한 장면 한 장면 단편적인 기억들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우연히 한 장면이 떠올렸을때 결코 그 전에 있었던 일과 그 후에 있었던 일들은 싸그리 기억나지 않는다. 오직 그 장면뿐이다. 그리고 그 장면도 어느순간 잊어버리게 되고 떠올리려 애써도 기억은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잊지 못할 하나의 어렸을때의 추억이 있다. 그녀는 4살때라고 기억하고 있다. 정확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녀는 그렇게 믿고 싶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엄마는 그녀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아주다가 갑자기 그녀에게 말했다. "엄마가 사진 찍어줄테니까 저기 미끄럼틀에 계단에 올라가서 엄마 쳐다봐봐" 그녀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미끄럼틀 계단위에 올라간다음 엄마를 쳐다보았다. 엄마는 그녀에게 말했다. "하나 둘 셋 하면 엄마를 보고 빵긋 웃는거야? 알겠지? 자 하나 둘 셋!" 셋 이라는 소리와 동시에 그녀는 엄마를 향해 크게 웃었고 사진기의 눈이 감기면서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기억도 거기서 끝이나고 만다. 이것이 그녀가 기억하는 유일한 어렸을때의 추억이다. 그리고 엄마를 보고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유일한 기억이기도 하다. - 엄마 그녀를 낳기 전에는 너무나 많은 고생을 했다. 전 세계의 어머니가 그러하듯 아이를 낳을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이 나에게도 따라왔다. 심지어 왜 내가 이 아이를 낳아야 하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매우 힘들었다. 그러나 그녀를 낳고 난 후 그녀를 보는 순간 그 전에 있었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완전히 씻겨 내려갔다. 마치 세상의 모든것을 얻은 느낌이었다. '그래 내가 원하던건 바로 너였어.' 그 후로 그녀는 나에게 있어 모든 것이 되었다. 그녀가 울때마다 나도 함께 울었고 그녀가 웃을때마다 나도 함께 웃었다. 그녀가 나를 향해 "어우무마" 라고 어설픈 소리를 내었을때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것을 희생할 각오까지 되어 있었다. 이미 그녀는 나의 존재의 이유였다. - 아빠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을때 이미 세상의 모든 행복을 독차지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태어났을때는 아내와 결혼할때의 그 행복에서 다른 한 곳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5살때 "아빠 아빠"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직장을 가기위해 차를 탈때까지 그녀가 쫓아왔을때는 바로 이런게 삶을 사는 이유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직장에 나가서 해가 저물고 밤 늦게서야 집에 돌아와도 잠들어있는 그녀를 보면 모든 피곤이 사라졌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힘든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오히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난 그녀를 위해 모든것을 희생하고 있었고 이 모든 희생의 끝은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 그녀 그녀가 초등학생일때부터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집안에는 차가운 공기만이 떠돌고 있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엄마도 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아빠가 먼저 출근하고 바로 엄마도 출근을 했다. 집안에 남은것은 그녀와 엄마가 해놓고 나간 차가운 음식 뿐이었다. 학교에서 공부를 끝낸 뒤 집에서 돌아와도 아무도 없었다. 항상 그녀는 밤 6시가 되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들려오는 대답은 항상 같았다. "화장대 위에 돈 있으니까 시켜먹어" 그녀는 처음에는 좋아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을 매일 시켜서 먹을 수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볶음 밥이었다. 그녀는 매일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시켜먹었다. 한 두번 시켜먹는 것을 지나 매일 시켜먹으니 이젠 그 음식점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만 듣고 뭘 주문할건지도 물어보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자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도 맛이 없어졌다.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었다. 어느순간 부터 그녀도 엄마에게 밤 6시가 되도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것에대해 엄마도 따로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지 않았다. 밤 10시 정도가 되서야 엄마는 집에 돌아왔고 그녀에게 잘 지냈니? 라는 말 과 함께 씻고 난 후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잠을 청했다. 그녀는 다른 엄마들처럼 함께 쇼핑도 가고 TV도 보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다. 밤 11시가 되면 아빠가 왔다. 그러나 아빠는 그녀를 보고도 아무말도 않고 피곤하다라는 말뿐 엄마와 똑같이 씻고 난 후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런 엄마와 아빠를 보면서 그녀는 우울했고 외로웠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 물어보고 싶었지만 입을 열 수가 없었다. - 엄마 어느순간부터 언제까지도 확고할 줄 알았던 남편의 직장이 흔들리고 있음을 남편에게서 직접 듣고 뭔가라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라면 언젠가는 우리집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미 남편의 직장 동료들은 회사에서 한명 두명씩 정리 해고를 당하고 있었다. 남편도 곧 정리해고 당할지도 모른다. 아직까진 잘 버티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남편 직장 동료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남편들은 힘들어 하고 있었다. 남편의 확고환 위치가 흔들리자 그를 믿고 따라왔던 여러 가정도 흔들렸고 이미 무너진 가정들도 있었다. 내 가정만큼은 무너질 수 없다. 라고 그녀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일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처음 해 보는 직장일이라 매우 힘들었고 심신이 지쳤다. 항상 그녀에게 아침에 차가운 밥을 주고 밤에는 시켜먹으라고 화장대 위에 돈을 놓고 집에 돌아와서는 너무나 피곤해 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그녀에게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지, 발표는 잘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너무나 힘들었다. 착하게도 그녀는 엄마의 심정을 아는지 보채지도 않고 묵묵히 학교도 잘 다니고 말썽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대견스럽긴 했지만 또한 걱정도 되었다. - 아빠 IMF가 닥쳐오자 내 주변 모든 사람들과 회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미 내 회사의 동료들도 모두 정리해고를 당한상태였다. 나에게도 점차 해고라는 단어가 다고오고 있었고 나는 쫓겨나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버티는것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여 아내에게 이 일을 말했다. 그러자 아내는 다음날 바로 직장을 잡아 일하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무슨일을 하느냐고 물어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오히려 미안할 뿐이었다. 그러나 아내도 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선 목숨걸고 살아야했다. 너무나 힘들었다. 아침 새벽에나가 새벽에 들어오고 겨우 4시간을 자고 다시 일어나 직장에 나갔다. 주말마다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어디 놀러가자고 할때는 나는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짜증을 내면서 집에서 좀 쉬자고 화낸적도 있었다. 그럴때면 그녀는 시무룩 해져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 뒷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들어와 당장에라도 그녀를 데리고 어디론가 놀러가고 싶었지만 너무나 힘들고 정말 조금이라도 집에서 자고 싶고 쉬고 싶었다. 그녀에게 미안한 감정은 그때 뿐이었다. 다시 평일이 시작되고 나와 내 아내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했다. - 그녀 그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했을때도 엄마와 아빠는 오지 않았다. 그다지 슬프지는 않았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말로는 꼭 졸업식에 온다 온다 했지만 말뿐이라는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엄마와 아빠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그녀가 중학교에 입학했을때도 엄마와 아빠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교복을 사달라고 했을때 엄마는 그녀에게 돈을 쥐어주면서 바빠서 미안하다고, 일단 혼자 가서 교복 맞추고 오라고 말했다. 그녀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녀가 중2 가 되었을때 그녀는 이미 술과 담배를 배웠다. 그런것들을 배우기엔 너무나 어린나이지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은 어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거다. 라고 생각했다. 그녀 주변 친구들도 이미 술과 담배는 기본이였고 남자와의 잠자리도 당연스러웠다. 오히려 그런것들이 자랑거리였고 어른스러워 보였다. 반대로 안하면 약해보였고 뒤쳐져 보였다. 그녀의 친구가 그녀에게 말했다. "너 부모님이 담배피는거 아셔?" "몰라 신경도 안쓸껄" 그녀는 담배를 땅에 끄고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곤 다시 말했다. "뭐. 피든 안피든 신경도 안쓰실껄" 그녀가 한번 주변 중학교 아이들과 싸움을 일으켜 경찰서에 간 적이 있었다.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였고 그녀도 마찬가지로 엄마와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그녀의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와서 다 해결해주시고 가셨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아직 오지 않았다. 몇 시간이 흐르자 경찰서의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가 기다리던 얼굴은 아니였다. 바로 담임선생님이였다. 담임선생님은 그녀의 엄마에게 전화를 받고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다. 엄마가 여기까지 못올 사정이 되어서 경찰서까지 가려면 밤이나 되서 갈 수 있으니 담임선생님께 부탁한 모양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그녀는 엄마와 아빠에게서 깊은 분노를 느꼈다. 그 전까지는 적어도 엄마와 아빠에게서 분노를 느낀적은 없었다. 오히려 이해하고 그럴수도 있지 뭐 라는 생각으로 넘기기 일 쑤 였는데 이것은 너무나 심했다. 지금 딸이 경찰서에 있는데 엄마 아빠가 안 온다는것은 그녀의 상식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가 집으로 들어오자 집에 먼저 있었던 아빠가 그녀에게 성큼성큼 다가 오더니 그녀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얼굴이 돌아갔고 다시한번 반대쪽에 손이 날라왔다. 그녀는 두번째 맞고 나서야 아빠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많이 화나 보였다. "너 이게 무슨짓이야!" 아빠는 그녀에게 화를 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아빠를 보고 오히려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아빠는 그녀를 향해 몇번 더 손을 움직였고 그녀는 맞으면서도 절대 울지 않았다. 오히려 분노만 점점 더 쌓여갔다. 그런 그녀를 엄마는 쇼파에 앉아서 한숨을 쉬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 또한 그녀에게 큰 충격이자 분노였다. - 엄마 어느새부터인가 딸이 변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때만 해도 안그랬는데 중학교 올라와서부터 갑자기 질이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더니 술과 담배를 하기 시작했다. 몇번이고 딸에게 화를 내며 담배피는거 아니가 당장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때 뿐 이었다. 그리고 몇번은 시비와 폭행으로 경찰서 까지 불려나갔다. 일이 바빠서 정신 없는 와중에 이런일 까지 발생하니 나로선 열이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뒷처리 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와 왜이렇게 속을 썩이냐고, 정신 좀 차리라고 몇번이나 크게 화를 냈지만 그녀는 아무말 없이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왜 이렇게까지 그녀가 변한걸까? 나는 너무나 궁금했지만 나도 힘들었고 딸도 힘들었고 남편도 힘들었다. 모든게 힘들었다. - 아빠 그녀가 사고를 치고 난후 집에 들어올때 나는 참고 참았던 화가 터져나왔다. 당장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에 손을 올려붙였지만 오히려 그녀는 나를 보고 웃었다. 더 열받은 나는 그녀에게 몇번이나 더 손찌검을 했지만 그녀는 반성의 기미는 커녕 오히려 나를 도발한듯 웃기만 했다. 나는 그만 두고 "됐다" 라는 말과 함께 내 방으로 들어왔다 . 처음으로 그녀에게서 더이상 희망을 찾아 볼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바뀌어 버렸다. - 그녀 그녀가 중학교를 졸업했을때도 그녀의 아빠와 엄마는 학교에 오지 않았다. 이미 그녀와 그녀의 엄마와 아빠는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 집에서 얼굴을 봐도 한마디를 안했다. 누가 먼저 입을 열지도 않았고 다들 알아서 살기에 바빴다. 그녀는 더 이상 살아가는것에 대해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다. 고등학생이 되었고 학교를 다녔지만 중학교때처럼 말썽을 부리지도 않았다. 담배는 여전히 했지만 중학교때보다 흡연량이 줄었고 오히려 담배 피는것이 귀찮았다. 모든것이 귀찮았고 신경쓰기도 싫었다. 재미가 없었고 모든게 허무해 보였다. 살기가 싫어졌다. 그녀는 밤에 엄마 아빠 몰래 자살을 시도했다. 목을 메려고 했으나 줄을 걸때나 묶을때가 따로 없어 벽에다가 못을 박았다. 그리고 튀어나온 못 대가리에 옷을 걸어 논 후 그 안에 목을 넣었다. 그리고 발 밑에 있는 의자를 발로 찼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순간 그녀는 자신이 자살을 시도 했던게 후회가 되었다. 갑자기 지지직 하더니 옷이 찢어져 버려 그녀의 몸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바닥에 떨어지면서 그녀는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고 부딪침과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떠보니 그녀의 주변엔 엄마와 아빠가 있었다. 아무도 엄마와 아빠가 이 모든것을 눈치챈것 같았다. 엄마와 아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그녀를 안았다. 무조건 잘못했다. 다 자기 잘못이라고 엄마와 아빠는 그녀를 위해 울었다. 그녀도 처음으로 울었다. - 그녀 그 일이 있는 후 그녀가 학교 끝나고 집에 들어갈때마다 엄마와 아빠는 항상 집에 있었고 그녀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녀가 이때동안 느끼지 못했던 사랑을 주었다. 그녀는 너무나 행복했다. 이대로 모든것이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아빠. 그리고 그녀는 항상 함께였다. 너무나 행복했다. - 그녀 어느 날, 갑자기 못 보던 사람들이 집에 들어와 있었다. 그녀는 당황했다. 그녀의 엄마도 아빠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엄마에게 물었지만 엄마는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모르는 사람들의 그녀의 팔과 다리를 붙잡았다.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이것 놔! 이것 놓으라고! 왜 그래! 너네들 뭐야! 엄마! 아빠! 뭐야!! 나 좀 살려줘! 이게 무슨일이야!" 그러나 엄마와 아빠는 그녀의 말을 못들은척 하였다. 그녀는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 그녀 그녀가 눈 뜨자 흰색옷을 입은 남자가 보였다. "정신이 들어요?" 남자가 말했다. 그녀는 주변을 돌아다 보았다. 엄마와 아빠는 없고 그녀 뒤에 처음 보는 여자와 남자가 그녀를 걱정스러운듯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하얀옷을 입은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가 말했다. "어때요. 기분이? 혼란스럽죠?" "네.. 여기는 어디고 제 부모님은 어딨죠?" 그러자 그 남자는 잠시 인상을 쓰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바로 뒤에 계시잖아요. 못알아 보시겠어요?" 그녀는 뒤를 다시한번 돌아다 보았다. 여전히 처음 보는 여자와 남자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처..처음 보는 사람들인데요. 제 엄마 아빠는 어딨죠?" 그 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저 분들이 부모님들 이십니다. 잘 생각해봐요." 그러나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뭔가 이상했다. 갑자기 머리가 너무나 아프기 시작했다. 송곳으로 옆 머리를 누군가 계속 콕콕 찌르는 듯했다. 갑자기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니?" 아빠 목소리도 들려왔다. "우리 딸 어디 아파?" 엄마 아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주변을 돌아다 보았지만 모르는 여자와 남자. 그리고 하얀옷을 입은 남자 뿐이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머리에 찾아왔다.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녀는 다시 한번 정신을 잃었다. - 엄마, 아빠 "아무래도 입원 하셔야겠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전에 따님이 자살을 시도 했던적이 있으시다고 하셨죠? 쿵 소리가 나서 따님 방에 들어가보니까 머리에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고 있었고 자살하려는 흔적들이 보였고.." 엄마가 대답한다. "네..." 의사선생님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연다. "그때부터 아무래도 정신분열이 일어난것 같네요. 더 자세한 검사는 후에 해봐야겠지만.. 아무래도 확실한것 같네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평소 사랑이 배고팠지만 그런 사랑을 충족받지 못해 일탈하였다가 결국은 자기 자살로 끝맺음을 하려고 헀지만 그것마저도 실패하자 더이상 따님은 견딜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때 따님이 원하던 이상향, 엄마와 아빠에게서 느끼지 못한 사랑을 받고자 해서 엄마와 아빠의 환상을 만들어냈고 그녀 안에 세명의 인격. 즉 그녀 자신, 엄마, 아빠 라는 인격을 스스로 만들어내 스스로 사랑을 하고 스스로 사랑을 받는 그런 인격이 완성된거죠. 엄마는 터져나오는 울음을 멈추지 못하고 크게 운다. 그 옆에서 아빠는 엄마의 등을 쓰다듬으며 지난일을 생각한다. 그녀가 자살을 시도 한 다음 날 부터 그녀는 갑자기 아내와 나를 못본척 하기 시작했다. 아니 정말 못본는것 처럼 행동한다. 갑자기 크게 웃고 여러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혼자 중얼거리고 너무나 행복한듯 보였다. 갑자기 변한 그녀의 모습에 나와 아내는 걱정이 되었다. 아무리 말썽을 많이 부렸고 고등학교 올라와서부터는 다시 잠잠해지고 오히려 조용해졌던 아이가 갑자기 자살을 시도하다가 이렇게 되버리다니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지인께 이 사실을 털어놨더니 정신과에 가보라고 하셨다. 심각한 일일수도 있으니 그래서 그녀에게 가서 병원가보자고 했지만 내가 없는것 처럼 행동했다. 이미 그녀에게 있어 아내와 나는 없는 사람인것 같았다. 그래서 병원에 전화해 이런저런 일을 말씀드렸더니 관계자 보호하에 강제로 입원 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갑자기 어렸을 때 그녀가 한참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는 참 그녀와 나, 그리고 아내가 행복했었는데. ㄴㅇㄹ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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