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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 우울해지네요(주절주의)
게시물ID : dungeon_5338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ephanette
추천 : 3
조회수 : 24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4 00:49:16
오늘 길드패치 되고나서 길드 마일리지랑 새로 구입하면서, 기존에 있던 길드원들을 정리했습니다.
 
뭐 이미 몇 남지도 않았지만, 들어오지 않는 3~40캐릭 정도를 더 자르고 나니 길드원은 길마형과 부길마인 저, 해서 두명 남더군요.
 
그때까진 별 생각 없었는데, 열시 넘어서부터 던파 10주년 축하한단 하폰이 하나 둘 올라오기 시작하니 급 몹쓸 감성이 올라오네요.
 
 
지금 이제 두명 남은 이 길드는, 고등학교 때 던파에 두번째로 복귀하면서, 처음으로 가입한 길드였습니다.
 
뭐 오래된 길드의 일원들이 다들 그러하듯, 저도 가입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추억이라 부를만한 일들도 많았으며,
이 친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영원할거라는 그런 부질없는 생각들을 하며 지냈었죠.
 
하지만 뭐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상의 인간관계가 그러하듯, 하나 둘씩 개인 사유던지, 그냥 현자타임이 와서인지 뭐 여러가지 이유들로 던파를 떠나가고, 결국은 이제 6년째 보는 길마형과 저, 두 명 남았네요.
 
이제 아무리 많아야 동시접속자가 둘 이상은 절대 찰 일이 없을 길드를 바라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제가 스무살 때, 던파를 가장 열심히 했을 그 때에 제가 길드생활을 하면서 가장 싫어했던 말은, 어차피 게임에서만 볼 관계잖아. 라는 말이었습니다.
 
그게 정말 싫었기 때문에, 저는 정말 많은 길드원들을 실제로 만나러 다니곤 했었습니다. 서울, 인천, 충주, 대전, 부평, 수원 등등 참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게임에서만 볼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를 현실로 끌어오게 된다면, 이렇게 친하고, 잘 맞고 좋은 사람들과 단순히 게임이라는 연결고리가 끊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인연의 끈을 놓아버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생각은 게임을 접고 하나 둘씩 연락이 줄어가다 끊기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게임상의 인간관계가 현실로 넘어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경우는 정말 소수에 불과하구나. 아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이야기는 아니구나. 라는 사실을 직접 내 마음에 못박듯 새기고 나서야 조금씩 바뀌게 되었네요.
 
다른 길드에 가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려고 몇번 길드도 옮겨 보았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며 깨닫게 되었던 사실은, 스무 살에 내 첫 길드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성격이 좋아서가 아니라, 조용한 성격 탓에 늘 말이 없던 저를 먼저 이해해주고 말을 걸어 주기도 했던, 그쪽에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단 참으로 미안한 사실이었네요.
그때까지는 전 참 저 자신이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직도 그때 던파를 같이 하면서 떠들던 길드 사람들의 닉네임과 실명이 이렇게 머릿속에 선명한데, 그 시절과 그 때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꽤나 가슴저린 일이네요.
 
우리 막내야, 자루야 하면서 불러주던 많은 형 누나들과 어울리던 그 시절이 그리운 이유는 단순히 그 시절의 추억이 그리워서였는지, 아니면 예전에 아무리 뛰어놀아도 넓게만 느껴지던 나무의 그늘이 이제는 내 한몸이 들어가기에도 좁아져버렸다는 서글픈 사실을 받아들이고 혼자 서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이 버거워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참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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