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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 천하진미 : 각하와 인분요리에 대한 자아성찰적 고찰
게시물ID : readers_213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배욳
추천 : 3
조회수 : 3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4 14: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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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책게는 CHECK해 두세요!


<<천하진미 : 인분 요리에 대한 자아성찰적 연구.>>


-궁전의 접대실-

“인분?”

미간을 지뿌리며 그는 놀란 듯 되물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되묻는 그의 자세는 꽤나 고압적이었다.


“네..네.. 그.. 그렇습니다.”

요리사는 상대의 반문에 대답을 하는 것뿐인데도,

마치 꾸중을 듣는 학생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른 재료로는 대체가 안된다는 말이오?”

요리사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인분은 본인의 것이어야 합니다.”

요리사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알겠으니 일단 나가게”

요리사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종종 걸음으로 접대실을 빠져나갔다.

의자에 앉아 고민에 빠진 남자에게 옆에서 대화를 듣던 남자가 말을 걸었다.


“각하. 그냥 요리일 뿐입니다. 만약 이 소식이 세어나가기라도 한다면..”


“.... 생각을 좀 하고싶네”

남자는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긴장할 때면 나오는 손가락을 튕기는 행동을 반복한다.


“각하..”


“자네도 나가보게”


접견실에는 남자 혼자만이 남았고,

남자는 생각에 잠긴다.


‘인분이라... 인분..’



-사건의 개요-

사건이 터진 것은 일주일 전, 모 부처의 장관의 사모님이 주관하는 모임에 한 요리사가 초청되었다. 

요리사의 요리를 먹었던 사모님은 태어나서 처음먹은맛이라는 평가와 함께 은밀하게 

신의 모임 구성원들을 설득했고 구성원들은 처음에는 기겁을 하고 고개를 저었으나 

끈질긴 설득에 결국 동참하기로 한다. 

문제는 그 요리가 얼마나 기가 막혔던지 참석자 모두는 식사가 끝이 나고 요리사에게 요리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요리사는 대답했다.

“저는 우리나라 최고로 유명한 요리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는 요리비법 따위는 얼마든지 알려드리죠.”


“이미 이 요리는 우리나라 최고에요. 두말할 필요도 없어요.”


장관 사모님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주위의 다른 사모님들의 반응은

더 말해서 무엇할까. 하지만 요리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맛에대한 자부심은 이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정받고 싶습니다.”


“어떻게 말인가요?” 사모님들은 마음이 급했다.

이 요리를 매일 먹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우리나라 최고의 자리에 앉으신 분이 제 요리를 먹고 극찬해 주셔야 합니다.”


일순간 거기에 있던 모든 사모님들은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입은 반쯤 벌어져 있었다.

요리사가 말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자기 남편의 인사권을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


“아..아니, 제가 유명한 TV프로에 출연도 시켜주고, 원한다면 가게도 차려드릴게요. 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저는 그것 말고는 거래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여러분들에게 요리를 해드릴수도 없습니다.”


요리사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버렸고,

사모님들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요리사에 대한 불평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깟 요리가 뭐라고”

“나 참, 안먹으면 그만이야. 세상에 얼마나 맛있는게 많은데”

“그러니까”

다들 입을 모아 요리사를 힐책했다.


하지만, 그날 밤 모든 사모님들은 오후에 먹었던 요리의 여운이 가시질 않았고 도저히

견딜수가 없던 몇 몇의 사모님들은 자신의 남편에게 부탁하기 시작한다.


“여보, 내가 정말 기가막힌 요리사를 아는데 추천 좀 해주면 안될까?”


“여보, 각하께 이 요리를 꼭 좀 추천해 드리고 싶은데..”


남편들의 반응이야 처음에는 맛있는 요리로 점수를 딸 생각에 긍정적이었으나,

요리의 재료가 각자 본인의 인분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이후엔 도저히 동참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격식을 중요시하는 각하에게 인분이라니.... 말을 꺼내는 것만으로도 모가지가 날아갈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란 호기심의 동물이고 어느 부처의 장관은 끝끝내 요리사의 요리를 시식하고 말았으니..

요리를 먹고 난 이후 모 장관은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 요리를 한번만 더 먹을 수 있다면. 아니 요리 방법을 알아내서 평생 먹고 싶다.’


그렇게 몇 일이 지나고 결국 모 장관은 각하에게 목숨을 걸고 청을 올렸고,

평소에 그렇게 점잖을 떨던 모 장관이 이렇게까지 했다는 것에 놀란 각하는 결국 요리사를

궁전 내부로 초청해 담화를 나눈 것이다.



-다시 궁전 내부-


그는 의자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있다.

이미 세계 모든 진미를 먹어보았다 자부했던 자신이지만, 

어느 요리 하나 자신을 완벽하게충족시킬 수는 없었다.


인분을 먹는 것은 어떻게든 견뎌볼 수 있다. 

인분이라는 사실만 빼고는 맛이나 향 어느 것이나 천하진미라고 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그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었을 경우, 자신을 바라볼 백성들의 시선이다.


“각하가 인분을 먹었데!”

“똥을??”

“똥쟁이 각하네 하하하하하”


상상만 해도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모욕. 이것만큼은 안된다며 마음을 정리했다.


하지만, 모장관의 청원이후 여러 부처의 장관들이 줄줄이 청원을 하기 시작했고 그즈음

돼서는 각하도 도저히 음식맛이 궁금해 견딜수가 없었다.


결국 각하는 테스크포스팀을 꾸려, 이 문제를 타개할 방안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팀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작전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쉿(SHIT)-

어느 날 부턴가, 백성들은 TV에서 인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게 된다.

다큐의 주된 내용은 인분을 먹는 사람들의 오랜 역사와 효능에 대한 이야기 였다.


사람들은 처음엔 반은 호기심에 반은 불쾌함에 시청을 했지만

모든 방송사에서 이루어진 인분 찬양에 점점 사람들의 인분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기시작했다.


“똥이면 어때, 내 몸에서 나온건데.”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역겨워 할 필요가 있을까?”


그때 즈음에, 각종 인터넷 포털에서는 똥의 효능에 대한 리뷰와 기사가 도배되기

시작했고 몇 몇 피부샵에서는 인분테라피가 유행처럼 번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워블로거 들은 ‘집에서 하는 인분 테라피’ 시리즈를 찍어낸다.

하지만, 대부분은 인분을 바싹 건조시킨 가루를 이용한 것으로 인분을 먹는다는 것에는

여전히 거부감이 심했다.


그러자, TV 생활프로에서 완전 건조시킨 인분가루를 커피에 타먹을 경우 그 향이 더욱

진해진다는 바리스타, 조미료 대신 인분가루를 넣을 경우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어느요리전문가의 발언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생각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이 모든 과정은 6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뭐.”

“똥? 몸에 좋다니까 먹으라면 먹을 수는 있는데 맛도 그렇고 냄새도..”


이러한 고민에 빠져있을 무렵, 사람들에게 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인분을 가지고 누구도 먹어보지 못한 천하진미를 만드는 요리사가 있다는 사실.


사람들은 즉각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길지않은 시간 안에 그 요리사를 발견했다.


하지만 요리사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저는 제 요리를 각하가 먹어주지 않으신다면, 누구에게도 요리방법을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이러한 요리사의 인터뷰는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궁전에 설치된 신문고에 투고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각하는 대 국민 담화를 하기에 이르는데.


“백성 여러분이 이렇게까지 원하시니, 제가 요리사의 요구를 들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고,


당장 그날 저녁에 궁전에 초대된 요리사는 각하의 인분을 가지고 요리를 만들었다.


시식을 마친 각하는

“이 세상 어떤 요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요리.”

라는 평을 하며 바야흐로 대 인분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요리사는 약속한 대로, TV프로에 나가 요리의 비법을 알리겠노라 다짐했다.


그렇게 약속의 날,

백성 대부분은 TV앞에 앉아있었다. 물론 요리사가 요청한 자신의 인분을 냄새가 세어나가지 않게 봉투에 담아서.

요리사는 인사를 마치고 덤덤하게 요리를 시작했다.

요리 테이블 위에는 각양각색의 재료들이 있었고, 테이블 끝에는 인분이 담긴 통이밀폐되어 있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요리사는 말했다.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요리사의 요리를 따라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요리에 매우 흡족해하였다.

그야말로 천하진미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테이블 위에 여전히 남아있는 인분이었다.



그렇다.

요리사는 인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방송은 순식간에 종료되었지만,

그 방송은 생방송이었고 각하의 대국민 성명에서 인분요리를 극찬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잊지 않았다.


그 방송이 있은 이후, 요리사의 행방은 묘연해 졌다.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이야기 역시 모호했다.


“똥을 좀 먹었으면 어때. 다른 요리는 그렇게 깨끗하냐.” 에서부터

“똥을 먹어놓고 뭐가 그렇게 좋다는거야.”

등등의 정말 많은 이야기가 흘러 넘쳤지만,




똥을 드신 각하는 말이 없었다.





참고문헌 : 

http://search.daum.net/search?w=tot&DA=YZR&t__nil_searchbox=btn&sug=&sugo=&sq=&o=&q=%ED%95%9C%EA%B5%AD+%EC%A0%95%EC%B9%98+%EB%B9%84%EC%9E%90%EA%B8%88


우리는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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