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의 사회초년생입니다.
저는 키 170cm에 몸무게 68kg로 퉁퉁..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뚱뚱한 몸을 가진 여자입니다.
특히 엉덩이와 허벅지에 살이 많아서 20대 초반에는 엉덩이를 덮는 긴 티셔츠에 긴 청바지만 입고 다녔습니다.
저도 여자니까 쉬폰원피스, 하이힐, 치마... 입고 싶었죠.
하지만 제가 입어봤자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 밖에 더 되겠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심지어 오프라인 옷가게에서 옷을 구경하는 것도 창피해서 항상 인터넷쇼핑으로만 옷을 샀어요.
그렇게 대학시절을 보내고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직장인이 되어서도 검은 옷, 몸을 가리는 큰 옷만 입고 다녔는데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데 한 여성 분을 보았어요.
저보다 키도 많이 작고 몸집이 더 있는, 날씬하진 않은 그런 여성 분이었는데
꽃이 프린팅된 원피스에 청자켓, 굽이 높은 샌들을 신고 지나가더라고요.
그런데 그 모습이 그렇게 예뻐보이는 거예요.. 화장도 예쁘게 하고, 머리띠를 한 헤어스타일도 여성스럽고...
정말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화사한 꽃 같은 모습으로 옆을 지나가는데
순간 칙칙한 옷으로 꽁꽁 싸맨 제가 너무 초라하다고 느꼈어요.
그날 퇴근하고 난 뒤 주말.. 친구들과의 약속에 스커트를 꺼내입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면 입겠다고 인터넷에서 사놓은 건데 고무줄밴드여서 어찌어찌 구겨(?)넣으니 몸이 들어가더라고요 ㅋㅋㅋㅋ
처음 무릎까지 오는 치마에 면접 때 신었던 구두를 신고 집 밖에 나왔을 때 혼자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죽을 뻔했어요ㅠㅠ
버스를 기다리면서 몇 번이나 다시 집에 가서 긴 바지 갈아입을까? 생각하고 안절부절 못했어요.
누가 욕하지 않을까?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을까?
버스에 앉은 아저씨가 쳐다보는데 내가 너무 뚱뚱한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친구들 만나서 듣고 같이 시내 돌아다니며 놀다보니 시선 따위 신경 안 쓰이더라고요.
그 뒤로 스커트와 반바지, 밝은 색상의 옷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쇼윈도 창문에 비친 제 모습 보면서
날씬하면 더 예쁘게 입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에 점심을 덜 먹게 되고, 저녁은 집 와서 샐러드 먹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운동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번 여름엔 민소매를 입는 것을 목표로요 ^^
전 아직도 뚱뚱하고 다리에 살이 많아요. 하지만 이제 긴 바지 줘도 안 입어요.
긴 바지 입어봤자 다리만 두꺼워보이고... 스스로가 못나보이더라고요.
오히려 치마가 더 날씬해보여요. 엉덩이도 바지보다 훨씬 부각 안되고요..
가끔 유리문에 비친 제 다리 보면서 살 빼야지 다시 한번 다짐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ㅎㅎ
20대가 지나기 전에 예쁜 옷 멋지게 소화하고 입고 다니고 싶어요.
물론 길을 가면 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느껴져요.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주눅들지 않고 더 당당하게 걸어가려고 해요.
속으로는 욕하면 어쩌지? 하는 소심소심한 마음이 일어나지만
곧 '욕하든 말든! 당신들 때문에 더 이상 20대를 칙칙하게 보내고 싶지 않아!' 라는 생각으로요.
언젠가 다이어트 게시판에 익명을 풀고 비포 에프터 사진 남기는 날을 기다리면서 저는 스트레칭하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