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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처제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0734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성2
추천 : 121
조회수 : 9586회
댓글수 : 7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6/05 00:37: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6/04 19: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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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두 형에게 적절한 구타와 갈굼을 받고 자란 나는 적어도 누나는 동생을 패지는 않겠지 하면서 누나가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비 오는 날 학원으로 오빠를 우산들고 마중 나온 친구의 여동생을 보고는 여동생이 있는 친구 역시 부러웠다.
우리 형들이 얼마나 사악한 놈들이었느냐면, 내가 공부하다 어려운 문제를 물어보면 맞으면서 공부해야 기억이 더 잘된다고 알려주면서 때렸고,
알려주다 모르면 멍청하다고 더 때렸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 우산 좀 가져다 달라고 하면 "너 평소에 잘 씻지도 않잖아, 샤워한다고 생각하고 그냥 뛰어와" 항상 이런 식이었다.
 
우리 집이 추남 3형제인데 반해 와이프의 집은 딸만 둘이었다. 와이프는 그중 믿음직하고 듬직한 장녀였고, 5살 많은 언니에게 항상 애교가 많은
동생이 있었다. 와이프와 처제는 함께 자취했는데, 장인어른께서는 처제도 자네의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서울에 혼자 있으니 잘 챙겨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나는 이제 나도 띠동갑 여동생이 생기는구나 하며 기뻐하며 친동생처럼 아끼고 챙겨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처제는 뭔가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결혼 전 와이프, 처제와 함께 저녁을 먹고 간단히 치맥을 하는데, 술이 조금 올라온 듯한 처제가 갑자기 우는 것이었다.
이제 혼자 지내야 하는 것과 언니가 결혼한다는 것이 슬퍼서 그러는 거 같아 "처제 언니가 시집가도 우리 집에 자주 놀러 오고, 언니 자주 보면 되잖아"
라고 했는데 처제는 "그게 아니고요. 형부가 너무 못생겼어요.. 엉엉" 와이프는 순간 당황했고, 나는 포크를 집어 처제를 찌르고, 닭 다리를 들어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좋은 형부가 되기로 다짐했기에, 처제를 위로하기 위해 "처제... 다들 결혼 전에는 자기는 원빈, 소지섭과 결혼할 거로 생각해~
하지만 막상 결혼은 일용이 아니면 응삼이랑 하는 거야. 그게 현실이지..." 
처제는 그날 언니가 결혼한다는 사실과 형부의 현실적 조언으로 더 크고 서럽게 울었다.
 
결혼 후 처제와 가까워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띠동갑 처제와 친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용돈도 줘보고, 가끔 불러내 맛있는 것도 사주었지만
처제는 항상 나한테는 뭔가 삐져있는 듯했다. 그래도 나는 그런 처제가 귀여워서 짓궂은 장난과 언행을 많이 했는데 예를 들어 고기를 사주면서
"처제 많이 먹어~ 그리고 살 많이 쪄서 평생~시집가지 말고 우리랑 오래오래 살자!" 등으로 장난을 치면 처제는 "형부 얼굴에 김 묻었네요. 못생김.
그것도 완전 못생김" 이러면 나는 바로 "처제 이따가 찜 좀 먹어~ 살찜" 이러고 맞장구쳤다.
와이프는 옆에서 엄마 미소를 지으며 누가 덤이고 누가 더머인가 하는 생각에 잠긴다. 결론은 12살 많은 놈이나, 어린 것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 부부에게 삼삼이(아들)가 태어나면서 처제도 좋은 이모로 보이고 싶었는지 나를 대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많이 바뀌었다.
당연하겠지만, 고맙게도 처제는 삼삼이가 귀엽다고 하면서 엄청나게 예뻐하는데, 내가 "삼삼이는 나 어렸을 때랑 똑같이 생겼어." 라고 말하자
믿지 못하겠다는 말투로 "설마 그럴 리가..." 하고 의심하다 나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더니 "형부 자라면서 고생 많이 했나 봐요.무슨 세월의 풍파를
얼굴로 제대로 맞았어.."라며 나를 측은하게 생각했다.
나는 두 여자를 위로하기 위해 "맹수도 새끼 때는 귀여워, 삼삼이도 크면 나처럼 멋있어 질 거야." 라고 말했을 때 둘이 동시에 우리 집안에 추남은
나 하나로 충분하다면서 절대 삼삼이를 나처럼 키우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지난주 처가에 모든 식구가 모였을 때 처제가 그윽한 쌍꺼풀의 응삼이 같이 생긴 놈을 데리고 왔다.
둘이 사귄다고 하며,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왔다고 했다.
장인어른께서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돼!"라고 하시면 눈에 흙을 넣어드려서라도 그녀와 결혼하려 했던 나의 모습도 떠올랐다.
(실제 주머니에 흙을 넣어가긴 했었다.)
처제와 응삼이 둘은 아마도 빠르면 올겨울이나 내년 봄에 결혼을 할 것 같다.
막상 철부지 동생처럼 지내던 처제가 결혼한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이런 게 딸 가진 부모 또는 오빠의 마음인가 싶다.
약간 무뚝뚝한 와이프에 비해 처제는 나름대로 애교도 있고, 장난도 잘 받아주었는데.... 이제 누굴 놀리고 사나...
그리고 우리 장인어른은 큰 사위는 태국 일용이, 작은 사위는 응삼이를 맞이하시다니...자식 농사는 풍년이신 듯싶다.
철없는 형부에게 매번 놀림당하던 우리 처제가 응삼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보내면 좋겠다.
 
내가 그동안 처제에게 저지른 주요 만행
1. 중국 출장 갔다 왔을 때, 국내 면세점에서 산 라고 하며 선물한 루이뷔통 가방은 사실 중국 짝퉁 시장에서 산 것. 처제는 모르고 있음.
2. 내 핸드폰에 "처제"라고 저장된 걸 처제가 "귀요미 처제"로 바꾼 걸 확인하고 바로 "망나니 처제"로 바꿔놨음.
3. 처제가 우리 집에 맡긴 자전거 사실 분실한 게 아니고 내가 중고나라에서 매매해버렸음.
 
처제가 그동안 내게 저지른 주요 만행
1. 나의 소중한 보물이었던 플레이스테이션4와 각종 타이틀을 내가 출장을 간 사이 와이프와 작당하고 응삼이 닮은 놈에게 선물함.
2. 핸드폰에 "형부"라고 되어 있길래 "훈남 형부"로 바꿔놨더니 다음에 "싸와디깝"으로 바꿔 놓음.
3. 와이프 모르게 가져간 용돈이 상당함.
출처 우리 처제는 매우 귀엽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가끔은 깨물어 버리고 싶습니다. 그것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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