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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 발레소녀와 발레리나 강수진의 아름다운 만남
게시물ID : lovestory_19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빈
추천 : 2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6/01/04 23:12:30
다운증후군 발레소녀와 발레리나 강수진의 아름다운 만남
[경향신문 2006-01-04 20:27]    

14세 소녀는 이제 막 꿈 하나를 이뤘다.

분홍색 토슈즈를 신은 날부터 세상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반가웠던 아이. 다운증후군으로 장애를 겪고 있지만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고 있는 백지윤양(경향신문 2005년 11월4일자 MX 2면 보도). 언제부터인가 발레 포스터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씨는 꼭 한번 만나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지윤이는 3일 꿈에 그리던 강씨를 만나는 기쁨을 맛봤다.

‘2006년 스페셜 발레 갈라’ 공연을 위해 해외 유명 무용수들과 함께 귀국한 강씨가 국립발레단을 통해 지윤이의 사연을 알게 됐고 선뜻 만나기로 한 것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예쁜 꿈을 키우는 지윤이를 만나 격려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두 사람은 예술의전당에 있는 국립발레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지난 2일 밤 귀국한 강씨는 공연 연습에 바빴다. 강씨는 현재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5, 7일 국내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바쁜 일정이다. 오는 24~29일에는 1985년 자신이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입상한 스위스 로잔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한다.

강씨는 “하이(Hi), 네가 지윤이구나”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지윤이는 대답 대신 한걸음에 강씨의 품으로 달려가 안기며 어쩔 줄 몰라했다. “언니, 너무 예뻐요.” 정신지체를 겪고 있어 자기표현력이 부족한 편이지만 꿈에 그리던 강씨를 만나자 아이는 천진난만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윤이가 가장 궁금해 한 것은 강씨의 두 발. 고된 연습으로 흉칙스러울 만큼 변한 강씨의 발을 사진으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발을 보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강씨는 “발이 못생겨서 보여주기 싫어. 울퉁불퉁 못생겼단 말이야”라며 간신히 모면했다.

강씨는 “심장이나 폐가 약해 발레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많이 봤지만 장애를 갖고 발레를 하는 경우는 해외에서도 보지 못했다”며 지윤이를 대견해했다.

지윤이는 지난해 10월 ‘장애어린이축제’에서 독무 무대를 가졌다. 정신지체로 지능과 평형감각이 떨어져 2~3분짜리 짧은 공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바퀴 돌기를 하기 위해 수십번, 수백번 마루바닥에 넘어지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해 12월 무용전문지 ‘몸’의 표지모델이 되기도 했다.

강씨는 “지윤이 나이 때 모나코로 홀로 유학가면서 울기도 많이 울고 고생도 많았지만 가슴속 깊이 발레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면서 “발레를 정말 사랑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한달에 몇번씩 슬럼프에 빠져 좌절감을 느낄 때가 있지만 인내하며 극복한다”면서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윤이는 강씨 앞에서 토슈즈를 신고 폴짝폴짝 뛰어보기도 했다. 강씨는 이번 공연 기간 중 신는 토슈즈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갑작스러운 말에 쑥스러웠는지 아이는 대답도 못하고 살며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발레를 사랑하고 발레에 인생을 건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됐다.

국립발레단 초청으로 지윤이는 5일 예술의전당에서 강씨의 멋진 무대를 직접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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