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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animal_138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망했어
추천 : 14
조회수 : 981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5/08/18 1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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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삐짝 마르고 배만 뚱뚱한 삼색 고양이 한 마리를 집 앞에서 자주 마주쳤어요.
고양이를 키워본 적도 없는 제가 보기에도 임신한 고양이 같았어요.

책임지지 못할 거면 관심도 가지지 말자는 생각으로 신경 안 쓰다가
몇 주 뒤에 세 마리의 아기 고양이와 함께 있는 삼색이를 다시 마주쳤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벽에 뚫린 물 빠지는 구멍 속에서 살고 있고
어미 삼색이는 젖만 먹이러 오는 거 같았어요.

2015_070625.jpg
(발견 당시 아이들과 어미 삼색이 입니다)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길에 마주친 삼색이는
젖 먹이는 어미 고양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작고 삐짝 말라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젖 주는 동안이라도 실컷 먹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집에 있는 삶은 닭 가슴살이라던지 사료를 구입해서 먹였습니다.

경계심이 강한 아이라 그냥 일정 장소에 저녁에 밥이랑 물 주고 오전에 수거하고
다시 저녁에 밥이랑 물을 주고 오기를 반복했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반 정도 챙겨주고나니 어느 날부터 더 이상 보이지 않더니
얼마 전부터 세 마리 새끼 중 아기 고양이 하나가 계단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사람 손 탄 아이도 아니라 경계심 많던 아기 고양이였는데 도망도 안 가고 움직이지도 않아서
혹시 죽은 건가 싶어서 가까이 가보니
양쪽 눈에 고름이 가득해서 눈을 뜨지 못하더군요.

아기 고양이들은 사람 손 타거나 하면 어미나 무리에서 버려진다는 소리를 들어서

일단은 만지지 않고 그냥 두었습니다.



오늘로 4일째 어미가 나타나지 않고 3마리 새끼들 중 2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 그 계단에서 앉아있는 아기 고양이가 신경 쓰여서 잠도 못 자고 큰일이네요.

일단은 눈 상태 사진 찍으려고 잡았습니다. ㅜ
 
의사 선생님께 보여라도 드리려고요
IMG_20150817_7.jpg
 
 

병원에 데려가고 싶어도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겁도 나고..

그러면서 계속 눈이 가고.. 신경이 쓰이고 안쓰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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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어제 글입니다. 이 이후 부터는 오늘 내용입니다.
 
 
어제 새벽 늦게 글을 올렸었는데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셔서

오늘 오전에 병원에 데려가서 얼굴 고름 때어내고

안약이랑 주사 처방받았습니다.

여자 아이고 300그램에 2개월 조금 안된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피부는 이상이 없고 귀도 아직은 깨끗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와서

사료 불려서 먹이고, 다시 있던 장소에 놓아주고 수시로 나가서 안약을 넣어줬습니다.

그러던 중 아기 고양이 안약 넣다가 그 빌라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났는데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고양이가 살던 하수구 입구를 빌라 사시는 분들 중 한 분이 일부러 막아 버린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다른 새끼 한 마리는 담벼락 뒤에 죽어있다고 하시길래 봤더니

정말 그 자리에 죽어서.. 얼굴 부분이 구더기에 덮혀있더라구요..

충격이었습니다.
ㅜ.png
(빨간색이 하수구 입구 파란색이 두번째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 곳입니다.)
 
 
냄새가 나서 치워야 하는데 담을 넘을 수 없다는 말씀에 제가 치운다고 말씀드리고

서둘러 락스랑 물통 배변패드 신문지 박스 고무장갑 등등 챙겨서 가서

새끼 고양이 사체가 있던 장소에 락스를 뿌리고 청소를 하고

사체는 박스에 담고 뒷산에 묻어주었습니다. ㅜ

그러고 나니까 갑자기 속이 너무 상하더라고요. 한 마리는 그 벽 하수구 안에서 죽었을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세 마리 같이만 있었어도 어미가 버리고 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결국 이 아이가 아무리 기다려도 형제도 어미도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아직도 그 하수구 구멍 앞에 앉아서 기다리는 아이가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더라고요.

거기다 지하에 사시는 분이 창문에 고양이 응아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쪽지를 남겨 노셨더라고요.

하나 남은 새끼한테 혹시나 무슨 일 생길까 봐

밥 주면서 주변 정리 꼭 제가 다 할 테니 조금만 양해 부탁드린다고 편지 남겨 놨으나
하수구 구멍 사건도 있고 너무 걱정됩니다.
 
제가 거둬서 옆에 두고 싶지만

제가 곧 호주로 일을 하러 갑니다.

일 그만두고 백수로 지내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라..





혹시 경기도 광명 가까이 사시는 분들 중,

이 아이 거둬주실 분 없으신지요. 어디든지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ㅜㅜ

많은 도움 못 드려도 범백 검사 정도라도 제가 어떻게든 꼭 해드리겠습니다. ㅜㅜ

제발 부탁드립니다. ㅜㅜ



IMG_20150818_3.png
 
오늘 치료 후 사진입니다.
 
눈 상태가 다행이 너무 늦지 않아서 안약만 잘 넣어준다면 괜찮아 질꺼라고 하셔서
 
지금 두시간 마다 한번씩 약 넣어주고 있습니다.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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