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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스나이퍼 저격한 이야기
게시물ID : soda_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아온탕야
추천 : 7
조회수 : 17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9 13:04:34
 때는 제가 고 1~2때 쯤이었으니 벌써 십년이 넘었네요. 전 고등학교 1학년때 은따 비스무리 한걸 당해서 누군가 저를 괴롭히는 것에 굉장히 민감할 때였습니다. 피해의식이라고 하나요?
 
아무튼 십여년전 그날은 한창 더운 여름날이라 옷 가볍게 입고 만화책 빌리러 동네 책방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금이나 그 당시나 저는 아파트 단지에서 살았는데 십년전 살던 아파트는 여덟 호의 복도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복도식의 작은 아파트였죠. 
 
근데 걷는 도중에 자꾸 뭔가 조그만게 튕기는 듯한 소리가 근처에서 나더라구요. 사격에 소질이 없어서 소싯적 총싸움에서 아군을 사살한 경우가 많은 저는 그게 bb탄 소리임을 직감했습니다. 요 bb탄이 아스팔트 튕기면 특유의 소리가 있거든요.
 
어디서 애들이 총싸움하고 있나 라고 걸아가려는데 자꾸 제 근처에서 그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문득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얄미운 옆동 놈이 지네 집 베란다에서 길 지나가는 저한테 bb탄을 쏘곤 했거든요. 전 그때 bb탄 총이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입으로만 싸워야 했었습니다.
 
저는 원래 어지간한 일은 그냥 참고 넘어가는 주의인데 그날만은 초딩때의 서러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은따당하던 것에 대한 피해의식 때문이기도 한지 갑자기 빡이 확 차올라서 분노의 스캔으로 아파트 베란다를 살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8층 베란다에서 한 꼬마가 저랑 눈이 마주치곤 싹 숨더라구요. 초등학교 삼학년쯤 되려나?  지딴에는 숨었다고 숨은건가 본데 저희 아파트 난간에는 군데 군데 길게 세로로 홈 같은게 나 있어서 거기로 꼬마가 쭈구려 있는게 다 보였어요. 저는 빡침이 이마에 있는 여드름까지 올라온 상태였기 때문에 앞뒤가리지 않고 그 꼬마한테 소리를 질러댔죠.
 
"야이 xx야! 너 안나와! 이게 어디서 사람한테 총을 쏘고 있어? 너 인마 몇 층인지 다 보여"
 
뭐 이런 내용으로 한 2~3분간 아파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꼬마는 안 걸린줄 안건지 겁을 먹은건지 꼼짝도 안했습니다. 오히려 제 소리를 듣고 경비아저씨가 나오셔서 왜그러냐고 물어보시길래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아저씨도 그 꼬마한테 내려오라고 하시면서 야단을 치시더군요.
 
 그래도 꼬마는 꼼짝을 안하고 있었는데 경비아저씨가 계속 부르시니까 집안에서 꼬마 할머니로 보이시는 분이 나오셔서 경비아저씨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셨고 자초지종을 들으시고는 꼬마한테 "너 정말 그랬어?"라고 물어보는데 이 꼬마가 "아니야 안그랬어" 라는 겁니다. 제가 진짜 화가 나서
 
"내가 거기 몇층인지 다 봤어. 내가 올라가서 확인해볼까?"
 
하니까 할머니가 옆에서 꼬마한테 강력한 등짝스매쉬를 날리시고는-밑층에서 소리를 들을 정도니 꽤 강력했습니다.
 
"총각 미안해요. 애가 어려서 철이 없네"
 
라며 사과를 하셨습니다. 꼬마는 엉엉울고 있고 할머니는 계속 야단을 치시길래 왜 고2한테 학생이라고 안하고 총각이라고 한건지에 대해서는 찜찜함이 남았지만 그것까지 따지기는 힘든 분위기라 나름 통쾌함을 느끼면서 만화책을 빌리러 갔습니다. 아마 그때 한창 샤먼킹을 보던 때 같은데 작가가 결말을 그지같이 냈죠. 정말 작가 개xxx.
 
쓰고나니까 그렇게 사이다는 아니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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