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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한테 구타당하고 복수한 썰. -1-
게시물ID : soda_6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ide
추천 : 21
조회수 : 5091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5/08/19 17: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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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게시판이 흥해서 한 번쯤은 써보고 싶었는데 이걸 이제야 쓰게 되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시길 :D



어제 졸업해서 학생 신분이 없어졌으므로 음슴체



때는 3년 전 여름이였음. 
당시에 10년지기 제일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동네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카페에서 일하던 때였는데



다들 갓 전역해서 쓸데없이 잉여력이 넘치던 시절이라 카페에서 커피 시켜놓고 책읽거나 폰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한 명 두 명 모여서
수다떨다가 새벽 2시에 친구 일 끝나면 마감 치는 거 도와주고 포장마차에서 우동에 소주 몇 병 마시고 헤어지는 일상이 너무나 당연한,
따로 약속 안 잡고 그냥 가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아지트같은 장소였음.



그 날도 열대야에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가면 누구 한 놈이라도 있겠지 하고 카페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친구들이 아무도 없는거임. 아니 카페 전체에 손님 자체가 별로 없었음. 



처음에 눈에 딱 들어온 건 안그래도 좁은 흡연실 센터에서 테이블 세 개; 를 붙여놓은 무장색의 패기를 두른 여성 4인조의 모습이였는데, 
그들이 오늘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임.



단톡방에 '야 카페로 모여' 소집령 돌리고(그 때는 어릴 때라서 우리끼리는 그걸 '버스터 콜'이라고 불렀음... 흑역사인가...) 
일하는 친구도 마감 준비한다고 바쁘길래 할 게 없어서 흡연실 구석 자리에 앉아 이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인 음악을 들으면서 무례하지 않을 정도의 주변 스캔을 시전했음. 



동네 번화가라고 해봐야 상점들의 태반이 술집, 나이트, 고기집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할 거라곤 술 마시는 것 밖에 없는 곳인지라
보통 그 시간(밤 12시 이후)의 손님들은 대부분 취객이였음. 고로 그 분들도 취해있었음. 



그것도 그냥 취한 게 아니라 재떨이는 어디다가 팔아먹었는지 바닥에 가래침을 뱉어대고 담배를 바닥에 비벼끄는 것부터 시작해서, 밀폐된 흡연실을 쩌렁쩌렁 울리는 육두문자들의 향연들과 영웅호걸급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올 정도로 
드래곤볼 세계관이였으면 스카우터가 터져나가고, 에반게리온 세계관이였으면 패턴 청이 뜰 정도로 강력한 진상력이 감지되는 분들이였음.



게다가 그런 진상력을 씹어먹을 정도로 비주얼 또한 무지막지했는데, 두 명은 운동을 한 건지 뭔지 체구와 등빨이 나보다 더 컸고, 나머지 두 명은 그 뭐지 봉신연의 만화책에 나오는 왕천군(맞나?) 마냥 온 몸이 타투와 피어싱으로 덮여있던 분이였음. 그냥 종합하자면 그 날 손님이 많았어도 누구 하나 섣불리 제지하지 못할 포스가 느껴졌음.



마감칠 때 고생하겠네...라는 생각에 잠깐 짠한 마음이 생기면서 그냥 멍 잡고 있는데, 친구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함. 문제는 이 때부터였음.
흡연실 문이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자동문으로 되어 있는데, 하도 취객들이 발로 차거나 그냥 몸으로 들이받는 경우가 많아서 살짝 맛이 간건지 열릴 때마다 드르륵 드르륵 소음이 꽤 크게 났음. 그 소리가 꽤 거슬리긴 했는데, 친구들이 한 명 한 명 시간차로 들어오니까 그게 짜증이 났나봄.
그래서 이 분들이 시비를 걸기 시작함; 



처음엔 우리 테이블 쪽으로 와서 직접적으로 시비를 거는 건 아니고 어차피 흡연실에 그 여자들이랑 우리 애들만 있으니까, 우리 들으라는 투로 디스를 걸기 시작하는거임. '하이고, 이 동네도 갈 데 까지 갔네 저런 x고딩 티도 못 벗은 새끼들이 기어들어와서 건방지게 담배 쳐 피우고. 신고할까 x발?', 부터 시작해서, 친구중에 발목에 레터링 문신 새긴 애가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저것도 타투라고ㅋㅋㅋㅋㅋㅋ x신들.' 이런 식이였음. 누가 들어도 우리를 얕잡아보고 비하하는 말들이였음.



체급이나 비주얼에서 밀릴지언정 나와 내 친구들에게는 아직 국방부 퀘스트 완료 버프가 남아 있기도 했고, 동네 치안도 별로 안 좋고 학군 자체도 안 좋은 편이라 버스에서 선배한테 인사 안 한다고 끌어내려져서 맞기도 하는 게 일상인 우범지대에서 20년 이상 살면서 연마해 온 나름의 깡다구와 걸어온 싸움은 피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었음. 



스무 살 때 처음으로 간 부산에서 '이모 여기 돼지국밥 4그릇 주세요.' 하고 표준어로 주문한다고 가게에 있던 손님들이랑 시비가 붙자 지지 않고 '니들은 노래방에서도 사투리로 노래 부르냐'고 맞디스 시전하고 와장창 했던 기억도 있을만큼 바로 대응에 들어갔음.



''흡연실 바닥이 왜이렇게 더럽냐? 턱주가리에 빵꾸 뚫어놓으니까 침이 질질 새나봐ㅋㅋㅋ어후 드러워'로 시작된 우리의 공격은 '와 시발 야만전사다. 진심으로 싸우면 내가 질 것 같아.'로 정점을 찍자 일제히 일어나서 우리 테이블로 옴; 솔직히 좀 무섭긴 했음... 가게 마감 시간도 있고, 일하는 친구가 난처해질까봐 일단 밖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함...




와 별로 안 쓴거 같은데 쓰는데 꽤 오래걸리네요...
급하게 잠시 나갔다와야해서 조금 있다가 2부도 쓸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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