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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게시물ID : emigration_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칠리비프
추천 : 18
조회수 : 1677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5/08/20 16: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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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민을 준비하게 된 계기를 써보겠습니다

1. 풀가동되는 야근 생활. -> 만성 질환 얻었습니다.
2. 개미는 개미로만 살아야 하는 현실 -> 가난한 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유한 집도 아닙니다.
3. 수직구조의 회사 생활 -> 눈치봐야 하고 윗 사람 말을 동의해줘야 하고.. 회식에도 빠지기 어렵지요
4. 정권의 변화 -> 이건 뭐 말 안해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5. 해외 생활의 동경 -> 영어 쓰며 일하는 꿈, 나는 해외에 살고 있다 라는 로망. 교포들 왠지 멋있어 보였네요 ㅎㅎ
6.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 -> 외모중심의 사회
7. 암울한 미래 -> 
  매일 같이 야근하고 가족과 함께 저녁먹는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보였습니다.
  애를 낳지 말아야 하는 생각각까지 있었지요. 
  40대가 넘어 50대가 되어 가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자리를 지키기위해 원하는 일이 아닌 팀장 역할을 해야 하고 나이가 더 먹으면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회사 생활..
8. 노후 준비 막막.
9.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로망.
10. 막연하게 자유로울 것 같은 해외 생활.
11. 좋아보이는 복지


그럼, 이번에는 제가 이민준비하고 있을 때 가장 많이 듣던 말들을 써보겠습니다.

1. 인종차별 심하다더라. 
   -> 네 있습니다. 하지만 드물게 있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심하게 겪었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전혀 겪어보지 못합니다.
2. 뭐하러 말도 제대로 못하는 데 가서 사냐.
   -> 영어 때문에 힘들기도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차 나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하나의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특별히 영어때문에 살기 힘들다 이렇지 않습니다.
3. 향수병 때문에 힘들다고 하더라
   -> 대부분 대도시에는 한국마트가 있어서 먹는건 크게.. 아쉽진 않습니다. 단지 친구들과 가족들이 보고 싶은건 맞습니다.
      그래도 내 가족이 있으니 가끔 그리움정도는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4. 복지도 막상 까보면 별로 라더라.
   -> 돈을 벌기 전에는 이거라도 있으니 굵어죽지 않겠구나 했습니다. 돈 벌고 나서는, 복지는 피부로 와닿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좋다고 생각되는 건, 적어도 바닥에 앉아 굶어죽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업이 망해서 부채가 늘어나도 가족은 먹고 살 수 있습니다.

5. 우리나라가 최고다. 한국인이 한국에서 살아야지 왜 외국에서 사냐 내 나라가 최고다. 살아봐라.
  -> 서비스, 빠른나라, 대중교통 모두 한국이 최고입니다. 하지만 살아보니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6. 부모 가족 버리고 가서 산다는게 말이 되냐. 
   -> 저는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어른들의 경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여행겸 놀러와보시고 나면 이런말 잘 안하십니다 

7. 분명 돈 다 까먹고 실패하고 돌아올꺼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갔는데 몇년만에 다 돌아왔다.
  -> 네, 1년 넘게 돈을 까먹긴 했지만, 생활비 채우려고 파트타임도 하고 이것저것 했습니다. 비록 적은 돈이지만 이것저것 일을 하면 생활비 충당이 충분히 되더군요... ( 중국인들이 쓰리잡을 해서 집을 산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가능합니다.비록 몸이 힘들지만.. )

8. 니가 생각하는 건 다 환상이다.
  ->와보니 복지에 대한건 환상이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몇달 안에 취업해야지 했는데 이것또한 환상이였네요. 지금은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요...
그 외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가 비싼거 예상했고, 돈 까먹을것도 예상했었습니다.


아마 다들 저와 같은 생각으로 이민 하셨거나, 이민을 고려중이실 거라 생각됩니다.
또한 제가 당시 많이 듣던 이야기를 듣기도 하겠지요.
그 때 당시에는 듣기 싫은 소리였으나 ( 이미 맘먹은 상태여서..)
돌이켜보면 저런 이야기들 덕분인지 좌절하지 말아야겠다 라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저는 환상도 가지고 있었고 도피성도 있었지만, 현재 한국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일을 하며
제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민 동기가 어디서 나왔든지 그건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하고 싶으면 하면 됩니다.

경력이 좋고 예산이 많으면 유리하긴 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운" 이더군요.
아무런 경력이 없이 워홀로 와서 운좋게 비자 받아서 돈도 잘 버는 분들도 계십니다.
운 이라는건 정말 예상할 수 없는 변수 이지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 1억을 벌던 사람이 해외에서도 1억을 벌 수 있을까? 라는 것에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내가 한국에서 이정도 능력이였으니까 당연히 해외에서도 잘 살겠지? 라는 것은 
아무도 확답해줄 수 없습니다.

이민 하신 분들 중에는 정말로 억대 연봉을 버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2억 벌던 사람이 해외에서 5천만원 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민 이라는 것에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겠지요.
한국에서 일을 해서 2억을 벌었는데
이민을 해서 1년을 일해서 5천만원을 버는 것의 차이는
"마음" 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그 돈을 받고도 마음이 편하면 그거로 된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겠지요.

현재 이민자 분들의 긍정적 사례를 보자면
1. 이민하자마자 운좋게 바로 취업되는 경우
   -> 한국인 업체가 아닌 현지 회사에 취직된 경우 : 적게벌어도 대부분 만족합니다. 일단 야근이 없고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지요.

2. 이민한지 2-3년이 지나도 취업은 안되고.. 꾸준히 모아두었던 돈을 소진하는 경우
   -> 취업 도전을 끈임없이 하나.. 운이 없는건지 취업이 잘 안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청소일이나 공장 창고일이든.. 닥치는 대로 해서 생활비 보충을 꾸준히 도전합니다. 대부분 5년안에는 되더군요.. 정부 보조금이 나와도 생활하는데 턱없이 모자랍니다.

3. 이민하고 1-2년안에 취업이 되는 경우
   -> 1번 케이스 처럼, 대부분 만족합니다. 비록 몇년 돈을 소진하였지만, 취업이 된 이상 사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4. 유학 후 이민을 택해서 취업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
  -> 학비 때문에 예산을 넉넉히 가져오시는 경우 이거나, 파트타임일(아르바이트)을 하면서 생활비 충당을 합니다.
     그리고 졸업을 하면, 취업난에 허덕이긴 하지만 대부분 결국에 취업하시더군요. 이 경우는 예산을 정말 넉넉히 잡으셔야 합니다.
     또한 부부가 온다면 한명은 학교다니고 한명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부분 취업이 쉽고 영주권 받을 수 있는 학과를 선택합니다.

5. 워홀로 와서 비자 스폰서를 찾고 있는 경우
   -> 비자를 얻는 케이스를 종종 보았습니다. 비록 임금은 적으나 한인 업체에서 비자를 대주는 경우가 많고요 그 외에는 농장이나 육가공 공장 같은 곳입니다. 고생해서 영주권을 얻고 나면 하던일을 계속 하거나 학교를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6. 아무 생각없이 학생비자나 워홀로 와서 생각이 변해 4,5번 케이스로 영주권 얻고 취업하는 경우, 또는 영주권/시민권 자랑 결혼하는 경우.
   -> 비록 처음엔 준비 없이 아무 생각없이 오긴 했지만, 와서 겪어보니 영어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하면서 영어 공부하고, 학교도 들어가서 공부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인연이 해외에 있어 영주권/시민권자랑 결혼해서 공부하고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7. 이민하고(영주권있음) 학교를 다니는 경우
   -> 전에 글 올리셨던 분 처럼 이민을 하고 박사과정을 밟는 분들도 계십니다. 

위 경우를 제외한다면... 다시 돌아가는 경우 겠지요.
어떤 분들은 계획한대로 흘러갔겠지만 어떤 분들은 아니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가면 "실패" 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나의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꿈을 쫒아, 새로운 것을 쫒아, 뭔가 맘먹은대로 내가 가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실패라는 말을 언급하는 것도 내가 정의하기 나름입니다.

인생은 한치 앞도 알기 어렵다고 하지요
도전해보고 싶은데, 겁이나서 도전하지 않았다면
저라면 많은 후회가 될 것 같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은 가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가본 사람이 이야기를 듣는다 해도 그건 그 사람의 길일 뿐입니다.
그저 이런 길도 있구나 인것입니다.

이런 상황인데 이민하는 게 좋을까요? 라고 물으시면, 
이민하신 분들은 그와 비슷한 경우를 찾거나, 현재 상황에 합리적으로 답변해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그 상황이 마치 " 이민오지 마세요" 라고 들릴 수도 있지요. 
저 역시 한국에서 충분히 잘 살고 계시면 다른 목표가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오시라고 안합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 일 뿐입니다.

내 시간은 다른 분들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과정, 겪는 일도 비슷할 수 있겠지만 다를겁니다. 느끼는 것 역시요.
설사 그 시간이 너무 힘겹고 고통스러웠더라도, 
다음번의 역경을 잘 이겨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즉, 이민을 원해서 하셨다면, 받아들이는 것은 본인 몫입니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괜찮으면 된겁니다. 

그 대신 각오는 필요합니다. 
"나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해도" 라는 각오 말입니다.

좌절되는 상황을 겪는다 해도 오뚜기 처럼 일어나야 하니까요.

마음 먹었다면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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