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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히 보내주고 왔어요..
게시물ID : animal_1384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솔봄솜
추천 : 2
조회수 : 30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8/20 19:58:13
 
 
사실, 반려묘든 반려견이든 죽고나서 얼마 안지나서 인터넷에 글올라온거 보면 엄청 슬플텐데 글 쓸 정신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제가 겪어보니 알겠네요. 마음이 너무 헛헛해서 어디라도 풀어야겠어요.
지금 집에 혼자 있는데, 인터넷상에서라도 위로를 안받으면 못견디겠네요.
아직 실감이 안나요.
1시간전에 보내주고 왔는데.... 제가 중국에 다녀와서 일주일정도 남자친구 집에 맡겼어요.
지금도 맡겨논 상태인데, 그래서 그런지 실감이 안나요.
왜 이리 허무할까요. 진짜 끝은 한순간이네요 약물  한방에.
동게에 올라오는 글 보면서 나도 우리 애들 자랑해야지 하고 매일 생각했는데 막상 올리자니 귀찮았어요.
언젠가 올려야지 나도 고양이 3마리 키우고 우리 애들 칭찬듣고 싶다 했는데,
솔봄솜에서 봄솜이 되버렸네요..
 
안락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어요.
그래도 살아있는게 낫지 않을까.
뇌손상으로 발작이 20분 넘게 지속되고 물도 못먹고 밥도 못먹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 보면서 내가 너무 욕심부리고 있구나 싶었어요.
편하게 보내줘야겠다.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 병원에서 보내주는데 저는 안보고 남자친구가 곁을 지켰어요.
전신마취하고 약물 놓는데 의사가 크게 움찔거릴 수 있다고 그랬데요.
근데 우리 솔비는 이제서야 편해졌다는둣 크게 한숨을 두번 내쉬었데요.
그래서 안심이 됐어요. 그래도 편하게 갔구나.
 
아, 우리 솔비 소개를 안했네요.
우리 솔비는요. 저랑 처음부터 만난 아이가 아니에요.
다른 두아이는 제손바닥만 할때부터 제가 키웠는데 솔비는 6살이 되서야 저에게 왔어요.
처음 키운 아이가 제가 늦게 들어오고 해서 외로워하는거 같아서 탁묘 맡은 아이였어요.
5살까지 원주인이랑 살다가 원주인 신랑과 솔비랑 너무 안맞아서 1년동안 장기탁묘로 떠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저랑도 안맞았어요. 혼자 오냐오냐 하고 커서 이기적인데다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사람하고 비슷해서
서로 엄청 부딪혔어요. 원래 있던 우리집 애는 간식이든 장난감이든 자리든 좋은거는 맨날 뺐기지
진짜 울화통이 터질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어요.
내가 왜 얘를 탁묘맡는다 했을까, 지금이라도 그냥 돌려줘야겠다 라고 생각하다가도 막상 눈 마주치면
불쌍해서 계속 데리고 있었어요.
눈치보고 원주인 말로는 사람 손 좋아하고 만지기만 하면 골골대는 개냥이라던데 제가 보기에는 사람한테 사랑받으려고
그러는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제마음에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애들한테 사랑한다고 자주 말해주는데 그러기까지 좀 걸렸어요.
은연중에 차별하고 있었나봐요.
시간이 지나가면서 저도 받아들이고 솔비도 저나 다른 아이들과 맞춰나가고 서로 변해갔던것 같아요.
4년 키웠는데, 더 오래 같이 있을 줄 알았어요.
봄이, 솜이가 죽고 나면 고양이 못키울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비는 행복했을까요? 저를 엄마로 생각했을까요..저는 받아들였는데, 솔비는 저를 받아들였을까요...
왜 이런 의문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솔비보는데 죽은줄 알고 펑펑 울었어요.
자기 살아있다고 아직 안죽었다고 목소리 내는거 보면서 슬퍼하지 말라는건지 어떻게든 움직이려고 하는 모습 보면서
계속 펑펑 울었는데, 지금은 안락사할때 울었던거 말고는 오히려 덤덤하네요.
왜 덤덤할까요..엄청 울줄 알았는데.
댓글에 하늘나라에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짤들 좀 올려주실래요?
오늘 남자친구랑 8주년인데, 다른 의미로 기억하는 날이 됐네요.
 
솔비야 엄마가 사랑해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나중에 따라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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