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소리를 들으면서 잘나가던 중국의 사업가가 환경보호에 힘쓰다가 무일푼이 돼 아내까지 식당 설거지일을 하게 하는 신세가 됐다.
중국 현지 신문인 '징지관차바오(경제관찰보)' 13일 기사에 따르면 하이난성 원창시에 사는 싱이쳰(邢诒前)씨는 10년전만 하더라도 억만 위안의 재산을 가진 중화권의 갑부였다.
지난 56년 원창에서 태어난 싱이쳰은 23살이던 지난 79년 아버지를 찾아 홍콩으로 건너간 뒤 건설현장에서 일을 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일해 모은 돈으로 85년 고향에 돌아온 싱이쳰은 의류공장을 세워 목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행운도 따라주었다. 직원 기숙사를 짓기 위해 공장주변 땅 0.4헥타아르를 정부로부터 매입하도록 직원에게 지시를 했는데 직원이 실수로 1.5헥타아르를 사들였다. 그러나 갑자기 부동산 바람이 불면서 몇달 지나지 않아 그 땅값이 50배로 뛰었다.
싱이쳰은 이때부터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해 93년에는 2억위안 (한화300억원 정도)의 '억만장자'가 돼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재(理財)는 여기서 중단됐다.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개발"이라고 평소 생각했던 싱이쳰은 지난 97년 고향부근에 4,900여 헥타아르(1,482만평 정도)나 하는 땅을 사들여 나무를 심고 조류보호에 나서면서 가산을 탕진한 것.
그래도 싱이쳰씨는 자신이 만든 '명인산 조류보호구역'을 유지하기 위해 승용차며 트럭과 해안가 별장을 팔아치웠다. 가세가 기울자 억만장자의 부인이었던 아내도 어쩔 수 없이 4년전부터 식당에서 설거지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싱이쳰씨는 “진짜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부자들이 자연을 파괴하고 약탈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인생의 실패자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나는 말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라고 담담해하고 있다.
중국=박정옥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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