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넘치는 새벽에 생각난, 초딩때 썰 하나 풀어볼게용. 짧은 얘기지만 소소하게 봐주세요ㅎㅎ!
제가 초5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또래보다 키가 큰편이었는데, 초4때 까지만 해도 고만고만했던 키가 초5가되면서 갑자기 확 컸어요.
한달동안 8센티가 자라 초5임에도 158센티의 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이후로 키가 하나도 안자란건 안자랑..또륵)
어느 날 오후에 친구들과 다같이 시내의 노래방에 가려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고딩언니들 세명이 다가오더니 각자 저와 제 친구들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언니들이 고딩인걸 안건 당시에 근처에서 굉장히 유명한 교복을 입고있어서 였어요!)
세명이 각각 한명씩 맡았는데, 저와 제 친구들이 총 여섯?일곱 명쯤 됐을거예요. 그런데 그중 제가 걸렸던 거지요.
절 맡았던 언니가 너 일로좀 와봐 하면서 절 강하게 당겼는데, 저는 놀라고 당황하기도 했고 반사적으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텼습니다.
그랬더니 이 언니가 당황해서 그러더라구요.
"야, 얘 힘이 너무 세!"
순간 엥? 싶었습니다. 저는 깨달은 거예요. 힘에서 제가 이 언니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요...
저는 청순하고 바람불면 날아갈것같은 여리여리한 여자이고 싶었지만, 현실은 고딩에게도 버텨낼 수 있는 강인한 여자였습니다.
현실을 깨달은 순간 이 상황이 너무나 웃기더군요.. 초딩도 이기지 못하면서 감히 삥을 뜯다니!
없던 용기가 마구 솟아 저를 겨우 잡고있던 언니를 뿌리치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아주머니께 다 일러바쳤습니다. 이 언니들이 돈을 뺏는다고요.
그러자 당황했는지 다같이 도망가더라구요. 제가 도움을 요청했던 아주머니는 사실 삥뜯기기 전부터 계셨고, 돈뺏기는 장면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가만히 계셨고, 도움을 요청한 후에도 사실 못들은척 멀뚱히 계셨습니다. 좀 섭섭한 기억이예요.
게다가 이때 같이있던 친구들 중엔 남자애들도 있었는데, 계속 가만히 있길래 나중에 물어보니 아는사이인줄 알았답니다. ㅋㅋㅋ답답한 노릇이죠
그래도 돈뺏던 고딩들을 물리쳤으니 사이다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