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세월호 일로 박통 정부에 회의감을 가지고있는 사람입니다. 팩트티비도 근래 계속 시청하고있고, 손석희 9시 뉴스도 시간될때마다 챙겨보고 있어요. (퇴근이 10시라서 매일같이 보진 못 하고 공강이 있을 때 생방송 보고 그 외엔 유투브 등으로 찾아봐요.)
집에서도 간혹 동생이랑 세월호 이야기하며 정부 대처가 너무 잘못됐단 이야기도 했었고, 그럴 때마다 동생은 수긍하며 제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그러다가 오늘 페북에 동생이 댓글달은 페이지가 뜨길래 아무 생각없이 댓글창을 열었더니 바로 동생이 단 댓글이 보이더라고요.
내용인 즉슨, 세월호 사건은 선장이 일으켰는데 왜 사람들이 대통령을 욕하는지 모르겠다며 적화통일이라도 하려는게 아닌가ㅡ라는 류의 댓글이었어요.
적화통일이라는 단어가 눈에 박혀서 아침부터 지금까지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에요. 정부를 욕하는 저부터 세월호 유가족, 실종자 가족까지 싸그리 빨갱이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오버해서 해석하는 걸까요?
집에서는 같이 웃긴 글이나 자료들 보면 돌려보고 김정은 관련 웃긴 글이 있으면 "북돼지, 겁나 웃긴다."고 말할 정도로 제가 북한을 찬양한다던가, 그런 건 전혀 없었거든요. 저는 되려 가족들이 종편을 보다가 북한 따라잡기 뉴스? 이런 거 나오면 '저 새끼들 북한 사람들이냐고' 분통을 터뜨리곤 했거든요. (방송은 잘 기억 안 나는데, 새누리당 출신의 젊은 남자 이준석이랑 연예인같은데..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성형 수술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 여자분이 같이 김정은 부부 따라잡기라며 흉내를 내는 걸 보고 좀 어이없었거든요.)
근데 동생이 댓글달아놓은 걸 보고, '얘 혹시 날보면서 빨갱이들한테 선동 당했다, 세뇌 당했다ㅡ생각하는 거 아냐?' 부터해서 '얘 일베하나?'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동생이랑 같이 얘기 좀 해보고싶은데 어떤 식으로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마음이 너무 심란해서 글이 뒤죽박죽이고, 폰이라 오타가 심해 죄송합니다. 조언 좀 부탁드려요..
(참고로 동생과 저는 대선때 동일한 후보를 찍지않은 걸로 알고있어요. 그 당시 동생이 군인이라 그랬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소신이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5살 차이가 나는 동생이라 제가 부려먹으면서도(?) 지금도 종종 용돈도 주고 제 말도 잘 듣는 아이예요. 동생도 투덜투덜하면서도 제 심부름도 잘하고(물 떠오는 것이나 설거지, 방에 불끄기 같은..) 저는 그에 해당하는 심부름비를 주고, 제가 월급받으면 용돈은 따로 주고요. 동생이 입는 옷들의 90%는 다 제가 사준 거예요. 애교도 많고 참 착한 아이예요. 제 친구들도 동생 성격이 무척 좋다하고, 남매인데도 어쩜 그렇게 사이가 좋냐고 할 정도로 동생과의 사이엔 문제가 없습니다.
그랬던 동생이 이렇게 나오니.. 군대가서 성향이 바뀐건가 싶기도 하고, 같이 노는 친구들이 문제인건가 싶기도 하고요ㅠㅠㅜ 제가 너무 소소한걸로 동생을 부려먹은걸까요? 아니면 그게 제 동생의 정치 성향인데, 제가 너무 제 성향만 맞는 거라고 무시하는걸까요?
하지만 저랑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라도 일베를 통해 굳어진 성향이면 안 되는건데.. 아... 진짜 머리가 너무 복잡해요ㅠㅠ 제가 집에선 컴퓨터를 안 하는데, 내일 동생없을 때 컴터켜서 방문한 사이트 기록을 볼까ㅡ하는데 그건 너무 사생활 침해하는 것 같을까요?
뭘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일단 출근은 했고, 이따 수업도 해야하는데 수업자료 한 번 못 훑어보겠네요.. 조언 좀 부탁드려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