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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펌,브금주의]지구
게시물ID : panic_107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3
조회수 : 334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1/01/18 20:58:16
외계 비행선이 왔다. 그들의 비행선은 너무나도 컸다. 하늘의 절반 이상을 뒤덮을 정도로 컸다. 대기권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그 정도라면 실제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비행선 납작한 원반 모양을 하고 있으며, 거무스름한 몸뚱이 여기저기서 미세한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대기권 밖을 돌던 몇 백기의 인공위성이 비행선에 충돌하여 파괴되었다. 비행선이 지상 수백 km 상공에 그냥 정지한 상태를 유지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음에도 지구는 이미 대혼란에 빠졌다. 다우존스 지수를 비롯한 전 세계 모든 주가지수는 대폭락을 맞았고, 세계경제는 마비상태가 되었다. 비상식량 확보를 위한 약탈과 폭력으로 인해 일부 국가는 무정부상태에 빠져 들었다. 전 세계적인 비상 계엄령으로 인해 모든 국민들의 활동은 제약되었고, 오로지 경찰과 군대만이 거리를 활보하게 되었다. 만일에 대비해 군사 강대국들은 선제 공격을 하진 않았지만 언제든 전투태세에 돌입할 수 있도록 모든 병력의 타겟을 비행선에 맞추었다. 수 일에 걸쳐 계속적인 무선 음성교신과 여러가지 복합 디지털 신호로 접촉 시도를 해 보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과격 국가에서는 장거리 미사일로 비행선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그 역시 비행선의 행동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했다. 연일 국제연합(UN)에서는 안보회의가 진행되었고, 비행선에 대한 대처 방안이 논의되었다. 그러나 그 어떤 뾰족한 해결 방안도 나오지 않았다. 단지 모두들 현재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비행선의 행동만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영화에서처럼 그들을 신으로 받드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을 '메시아'로 추종하면서 세계 여기저기서 피켓과 확성기를 들고 연일 그들을 찬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경찰과 군대의 무자비한 진압에 해체되었고, 일부 주동자들은 감금되었다. 그들과 반대로 기존의 종교를 따르는 신자들은 악의 화신처럼 보이는 그들이 하루빨리 이 평화로운 지구를 떠나 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한 달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들은 대기권 밖 상공에 머무른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비행선이 오랫동안 태양빛을 일부 차단함으로서 지구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몇몇 국가에서는 농작물이 냉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해수의 온도변화와 해류의 방향 변화로 인해 어떤 곳에서는 수백년만의 폭우와 폭설이 연일 끊이질 않았다. 그 여파로 수백, 수천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상황이 최악의 일로로 치닫자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연합국에서는 드디어 선제공격을 개시했다. 가능한 모든 군사 자원을 동원하여 공격하였다. 그러나 대기권 밖에 머물고 있는 그들을 공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상 수백km 상공에 떠 있는 그들에겐 사정거리 수십km의 지대공 미사일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개조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나 사정거리를 늘린 공대공 미사일 만이 간신히 그들에게 도착할 뿐이었다. 그러나 수백, 수천기의 미사일포가 작열하고 있음에도 그들의 비행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긴급 타전되는 군사작전 소식을 TV로 지켜보던 시민들은 허탈감과 함께 뿌리칠 수 없는 공포를 느껴야 했다. 아무런 효과가 없음에도 군사작전은 멈추지 않았다. 핵무기를 사용해야 된다는 여론이 부상하면서, 연합국은 고민에 빠졌다. 핵무기를 사용함으로서 지구에 발생할 지도 모르는 잔류피해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합국을 고민에 빠뜨린 더 큰 이유는 그것이 아니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무기가 그들에게 통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는 영원히 가려진 태양 아래서 또 다른 세계를 맞이하거나, 핵공격을 맞고도 살아남은 그들이 행동을 개시한다면 지구는 멸망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연합국의 고민은 곧 기우에 불과였다는 것을 시민들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비행선이 행동을 개시한 것이다. 비행선은 서서히 고도를 낮춰 대기권으로 진입하였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보이던 하늘은 지평선 끝부분에서만 간신히 확인될 정도였다. 태양이 떠 오른 시간이었음에도 세상은 암흑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수km 상공에 다시 정지한 비행선은 잠시 후, 수만 개의 가늘고 긴 쇠사슬 같은 것을 지상으로 서서히 늘어뜨리기 시작했다. 보기에는 쇠사슬 같았지만 그들은 지능이 있는 것처럼 꿈틀거렸고, 아주 빠른 속도로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곧 그 사슬들은 큰 소리를 내며 지상에 수십미터 깊이로 박혔고, 잠시 행동을 멈추는가 싶더니 이내 땅속과 지상을 긁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든 인공적인 건물들이 뒤집히고 갈아 엎어졌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참혹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긴 사슬들은 지상을 긁고 다니며, 사람들이 걸리면 아주 빠른 속도로 낚아채갔다. 많게는 한 사슬에 수십명이 동시에 낚이기도 하였다. 집 안에 있어도 자동차 안에 있어도 심지어 지하에 있어도 그들의 무서운 낚시꾼들을 피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몸부림을 치며 저항하기도 하였지만 곧 연신 두들겨 맞은 고깃덩어리처럼 축 늘어져 사방에 핏물을 흩날리며 낚여 올라갔다. 이에 연합군은 즉각적인 핵공격을 시작했다. 하늘을 수 놓은 수천개의 가는 하얀 선들이 비행선을 향했다. 그리고 청백색 섬광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의 비행선에는 아무런 상처가 나지 않았으며, 그들의 행동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사라졌다. 모두.............. "올해는 흉년이군...게다가 뭔 놈의 분비물을 이렇게 쏘아대는지 이번 작물은 실패야. 정말로 아까는 따끔하기까지 하더라니까" "그래 맞아. 오래 전 수확 때는 작물의 덩치도 크고, 수확량도 많았었는데.................. 제배기간이 짧다고 좋은 게 아니군. 그나마 저기 보이는 조명이 꺼질 때까지 몇 번은 더 수확할 수 있겠군." 비행선은 천천히 태양계 밖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웃대 하드론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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