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이제 막 피어 오른 꽃들을,
엘사가 앗아가 버렸습니다.
희망에 찬 따뜻한 새 계절을 기다리던 마을사람들은 겨울왕국에 봄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하........
그래서 제가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엘사를.....
엘사가 있다는 저 산속의 호수를 찾아 가기로 마음 먹고 마을 사람들을 뒤로한 채
두려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북쪽을 향해 떠납니다...
가는 길에 만난 이 마을도 엘사의 싸늘한 가슴에 얼어 붙어 버렸군요....
온통 겨울이 새로운 계절을 대신해 차디찬 얼음으로 세상을 가두어 버렸네요.
드디어 엘사가 있다는 그곳에 천신만고끝에 찾아왔습니다.
역시 만만치 않은 기운이 온몸을 휩싸는군요.
호수 저 건너편 산을 더 올라야할까......
아니면 그대로 쭉 더 올라 호수의 뒷편 숲속을 찾아봐야 할까....
이리저리 산과 숲을 헤매어 보지만 엘사를 찾을 길이 없군요.
아마도 마을 사람들이 일러준 엘사가 산다는 곳은 이곳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어디로 가야 엘사를 만날 수 있을까,
엘사를 찾기나 할 수 있을까....
과연 엘사를 찾는다 한들 다시 봄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문득 모든 게 허망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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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의 고민끝에 낚시를 하기로 합니다???
봄을 찾아 고향엘 들렀더니 봄은 고사하고 겨울이 저를 맞는군요.
아무튼 봄의 아침날에 흰눈을 치워내고 낚시를 하려합니다.
저 흰눈으로 찌를 던져 넣고 긴밤을 지새우려 합니다.
어디가 물이고 어디가 숲인지 모르겠지만,
낚시채비를 던져 넣어야 할 곳이 더이상 의미가 없는 것도 같지만.....
이 봄날에 흰 숲을 바라보며 즐기는 낚시도 꽤나 매력적입니다.
영하 6도까지 내려가는 봄의 기나긴 밤을 온몸으로 즐기고도 모자라
다시 떠오르는 달을 즐기고서야 서울로 돌아 올 준비를 합니다.
엘사라도 만났으면 했습니다만,
다음으로 미뤄야 하겠네요.
그렇다고 봄에 다시 겨울을 만나는 경험은 그리 기대가 되진 않군요.ㅎㅎㅎ
봄은 그리 녹록하게 자신의 따스한 볕을 나눠주진 않는군요.
아마도 설중매 향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남도의 봄에 대한 설레임의 주말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