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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트럼프 돌풍
게시물ID : sisa_6088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늙은도령
추천 : 4
조회수 : 25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23 05:31:43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그랜 토리노>와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돌풍을 일이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두 편의 영화에서 무너진 유일제국의 뒤틀려진 피해의식과 일그러진 애국심을 다루었는데, 트럼프의 돌풍이 이것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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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우드는 <그랜 토리노>에서 소위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미국 정계와 재계, 군부, 종교, 허리우드, 언론 등을 독식하고 있는 슈퍼엘리트(라이트 밀스가 정의한 ‘파워엘리트’의 21세기 버전)의 정반대에 서있는 저학력‧중하위층의 산업노동자인 백인남성의 뒤틀려진 피해의식을 다루었다.



교묘하게 포장했지만 이들은 청교도적 가치에 따라 가족과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남은 것이란 미국식 산업자본주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차 한 대(그랜 토리노)와 집 한 채 뿐이다. 제국의 중심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그들은 더 이상 물러날 때가 없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모든 것과 단절한 채 지내면서도, 미국적 정신과 가치의 부활을 종말론적으로 염원한다.



뿌리 깊은 인종적 편견은 새로운 이웃으로 자리한 베트남 이주자에 대한 구원의식으로 대체된다. 주인공의 비극적 죽음(종말론적 영웅의 죽음은 희생과 구원이란 명분으로 포장될 때 가장 울림이 크다)은 극도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제국의 은퇴한 백인노동자가 가족도 아닌 인종적 타자에게 희망을 두는 것으로 그려지며, 가장 폭력적인 방식을 유도하는 비폭력의 희생자로 대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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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단적인 비극의 패러독스는 <아메리칸 스나이퍼>을 통해 일그러진 애국심으로 표출된다. 한층 젊어진 주인공은 (제국의 허상과 치부를 폭로한 카트니라 피해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국의 종말을 표상했던 9.11사태와 이라크 전쟁으로 ‘back to the future'를 감행한다.



젊은 어머니와 어린 아이의 저격도 서슴지 않는 주인공은 뒤틀려진 피해의식이 애국적 저격이라는 절대교리에 의해 추호의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다. 이스트우드는 9.11테러의 근원에 자리한 ‘정치적 자본주의’와 제국적 탐욕을 위한 대량학살과 전쟁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하지 않는다.



존 웨인(미국 건국의 주역을 대표한다)의 변종이자 대변인인 이스트우드는 미국이란 나라가 이주와 정착, 건국과 제국에 이르는 전 과정이 약자(원주민, 흑인노예, 백인 하인, 여성, 이주민 등)에 대한 일방적 폭력이었음에도 이에 대한 반성적 성찰에는 단 한 컷도 할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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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우드는 두 편의 영화에서 저학력‧중하위층 산업노동자이자 제국의 숨은 주역이었던 두 명의 백인을 통해 뒤틀어진 피해의식과 일그러진 애국심을 종말론적으로 연결시켰다. 두 명의 주인공이 미국적 정신과 가치를 위해 싸우다 죽었기에 부활과 구원의 과정은 여전히 진행형이 된다.



사회적 불의에 대한 분노는 정의를 갈구하고 실현하는 출발선이지만, 그것이 분명한 적이 있는 피해의식을 매개로 하면 극단적 폭력으로 변질되기 일쑤다. 미국의 히어로인 ‘배트맨’과 ‘람보’가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이것이 정치적으로 표출될 때 극우적 민족주의(히틀러가 대표적)의 형태를 띠기 마련이다.



뒤틀려진 애국심과 일그러진 애국심이 교차하는 곳에 폭발 직전의 분노가 자리하는데, 이것을 노골적으로 파고든 극우 정치인이 트럼프다. 그는 배트맨의 부와 람보의 폭력성을 소유하고 있어 제국의 주역이자 시대의 피해자인 저학력‧중하위층 백인노동자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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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 거침없고 폭력적이며 정제되지 않은 트럼프의 발언들은 상위 1%의 슈퍼엘리트와 제국의 적들을 향하기에 즉각적인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킨다. 극도의 불평등과 구조적 차별이 난무하는 현실의 부정의를 통쾌하게 까발리는 그의 언행은 위선과 거짓으로 점철된 슈퍼엘리트의 정치경제적 담합에 치명적인 카운터펀치처럼 다가온다.



트럼프의 돌풍은 허리우드와 거대언론들이 포장해온 미국의 현실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병들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레이건을 지도자의 롤모델로 삼고 있는 티파티(미국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폈던 보스턴 차사건에서 따온 이름)가 이들의 카타르시스에 동참하면 트럼프 돌풍은 오바마 다음의 백악관 주인이 극우‧인종차별의자의 몫이 될 수도 있다. 



극우 언론제국을 건설한 루퍼트 머독이 트럼프 돌풍을 폭스TV를 통해 확대재상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극우세력의 입장을 주도하고 있는 3개의 종편이 한국판 트럼프를 만들어 박근혜 다음의 청와대 주인으로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남북한의 극한 대립을 부추긴 것이 3개의 종편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럼프 돌풍의 한국판이 다음 대선에서 재현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사진 출처 : 구글이미지



북한 도발 막기 위해 한미합동훈련 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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