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부재
그대가 돌아올 때까지 시를 쓰지 않겠다고 아니,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누구에게 물어도 그대의 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써야만 한다, 그대가 이 글을 읽을 것이므로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이 글을 쓰는 것이기에
그대는 쌍성에 대해 아는가? 어두운 별과 밝은 별이 서로의 주위를 돌며 붙어있는 두개의 별 두 별이 겹쳐지면 지구에서 보는 쌍성의 밝기가 어두워진다 우리가 만났던 때에 우리의 밝기는 어두웠고 우리는 늘 이별을 이야기했다 서로 떨어지는 것이 우리가 밝아질 수 있는 길이었으므로
그러나 쌍성의 밝기는 관찰자의 입장에서의 밝기일 뿐 우리 둘 속에 타고 있는 빛은 늘 변하지 않고 늘 우리는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다
관찰자, 지구의 시선에서 생각하지 마시라 인류가 샇아온 관습과 도덕과 지식에서 벗어나서 그대 안에서 타오르는 빛과 나와 그대의 인력만을 느끼시라
나에게 그대의 부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하나의 별을 지배하던 인력을 상실하면 그 별의 궤도는 어떻게 되겠는지 예상할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