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쯤에 엄마를 따라오던 아기고양이를 엄마가 주워오셔서 잠시 데리고 있다고 글을 썼었어요.
아마 내일 밖으로 내보내겠지만 같이 있는 밤시간동안은 고양이가 심심해 하는 것 같으니까 놀아주자 라는 마음으로 신나게 놀아주었습니다.
집에 개도 키워서 가족 대부분이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까, 임시방편으로 젓가락에 리본을 매달라서 휙휙 저으면서 놀아주고 아장아장 걷는 폼이 귀여워서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근데 아빠께서 요즘 스트레스도 많으시고 소음을 싫어하시다 보니까 엄마가 아기고양일 데리고 오셨던게 되게 언짢으셨나봐요.
딱딱한 얼굴로 고양이 얼른 내보내라고 하시고ㅠ..
위에서 말한대로 집에서 개도 키우고, 고양이가 사람은 잘 따르는데, 저희집개를 정말 심하게 경계해서 이동용 애완동물 가방에 패드도 깔아주고 해서 제 침대위에서 같이 놀고 재웠어요.(고양이 상태가 무지 깨끗하더라구요.)
중간에 애기가 설사같은 묽은 똥 몇방울을 흘려서 당황해서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질문도 해보고ㅠㅠ (침대에도 두방울 흘리구ㅜㅜㅜ) 아기는 배변을 도와줘야한다길래 여러모로 당황하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밤에 자려고 불을 끄고 고양일 애완동물 가방에 넣으니까,망사로 되서 숨을 쉴수 있게 만들어 놓은 구멍으로 얼굴을 부비면서 애처럽게 울어대길래 계속 달래서 겨우 재우기도 하고 새벽에 잠이 깬 아기랑 잠시 놀아주기도 하고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고양이가 없드라구요ㅜ 애완동물 가방이랑 같이.
엄마가 아빠가 정말 싫어하시니까, 어제 고양일 만난 장소에 풀어두고 잠시 지켜보다 오셨다고 하시길래 처음엔 아 그렇구나 하고 말다가 계속 찜찜한 느낌이 들엇는데..ㅠ
그새 하루만에 제가 정이 든건지 너무 허전한 느낌이 들고 어제 밤에 계속 가방입구로 머리를 삐죽내미는 모습이 생각나고 그렇더라구요.ㅠㅠㅠ 그냥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슬펐어요. 뭔가 언니가 반장난으로 후추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그래선지 계속 후추라고 저도 모르게 이름붙이면서 보고 싶드라고요. 이러면 안되지만 아빠가 밉기도 했고...제가 잘때 데려가서 풀어준 엄마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길거리에 풀어두었으니 다시는 만날수 없겠다고 생각하니 슬프네요....혹시 싶어서 엄마가 풀어두었다는 장소에도 몰래 다녀오고, 아직 애긴데 후추는 지금 잘 다닐까 무슨 일 없을까 배는 제대로 채울수 있을까ㅠㅠ 막 걱정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방금 어제 쓴글에 댓글을 읽어보니 설사를 하는걸 보니 아팠던 상태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하고 죄지은 기분이 들어 더욱 슬퍼지는게ㅠㅠㅠㅠ 계속 징징대는 글만 쓰네요..죄송합니다.
후추가 작고 여리고 사랑스러웠던 만큼 걱정도 되고 바깥에서 잘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기회만 된다면 다시 만나서 또 놀아주고 싶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