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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에 대한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이자 음악평론가인 배순탁 작가의 평
게시물ID : muhan_62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척키
추천 : 2
조회수 : 13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24 19:13:47
이번 무한도전에서 윤상과 정준하 씨의 노래가 큰 관심을 얻는 것 같아서
워낙 제가 좋아하고 즐겨 듣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평을 올려 올려보고자 합니다.
이번 <My Life>에 대한 평은 아니고요.
윤상 음악 디스크그라피에 대한 평입니다.
 
 
 
 
 
 
 
 
우선 음악이라는 예술에 대한 환상을 격파해야 한다.
음악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법이라는 환상, 시작은 0이었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통해 그것을 100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거라는 환상.
이 모든 게 하나의 가정에서 비롯된다.
음악가의 대뇌피질에서 멜로디라는 것이 실타래 풀리듯 술술 나올 거라는 가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가정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아니, 과거에는 어느 정도 들어맞았지만, 1990년대 이후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고 하는 편이 적확할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인물 중에 하나가 바로 윤상이다.
비유하자면, 고전적인 멜로디 메이커에서 현대적인 레코딩 아티스트로의 중력 이동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윤상은 전체적인 사운드를 먼저 건축한 뒤, 그에 맞는 선율을 쌓아 올린다.
그리고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사운드를 어떻게잡느냐에있다.
 
소리의 4요소.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을 것이다.
소리의 4요소는 음고, 세기, 장단, 음색이다.
여기에서 음고는 높낮이를, 세기는 강도를, 장단은 길이를, 음색은 개성을 의미한다.
갑자기 왜 교과서적인 질문을 던지느냐 묻는다면 대답은 다음과 같다.
 
윤상이라는 뮤지션은 위의 네 가지 요소를 현미경처럼 해부하듯 들여다본 뒤 사운드를 조각하는, 천상 레코딩 아티스트이기 때문이다.
악가의 특성, 음향의배치, 각종 이펙트의 효율적인 사용, 심지어 주파수의 미세한조절에 이르기까지, 그는 고집스럽다고 할 정도의 장인적인 태도를 통해 사운드를 완성해낸다.
 
대체이런 소리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지 모르겠다. 윤상 음악은 드럼 프로그래밍에서 일단 끝난다.”
유희열의 제안처럼 드럼을 먼저 캐치하고, 소리의 공간을 포근하게 감싸는 건반을 들어야 한다.
 
대중음악은 어디까지나 누군가가 따라불러줄 때에만 존재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
 
윤상의 음악을 한 시대의 사운드 텍스처에 한정된것이 아닌 세대를 초월하는 노래가 될 수 있게 하는 것.
단지 테크놀러지가 아닌 감수성의 영역으로 육발할수 있게 해주는 것.
그리하여 윤상이라는 뮤지션이 소리의 공학도를 넘어음악 작가로서의 지위를 누릴 수 있게 해주는 것.
박창학 가사의 근원적인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모든 작가들에게는 근원적인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을 마치 내 몸처럼 장악하고 부릴 수 있을때, 그 누군가는 작가가 된다.
 
윤상에게 그 공간은 사운드가 탄생하는 곳, 즉 스튜디오가 되는 셈이다.
장담컨대, 전자악기를 통해 어쿠스틱에 버금가는, 아니 때로는 능가하는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는 그리 많지않다.
2014, <날 위로하려거든>을 향해 쏟아진 찬사를 보라.
 
그는 가히 한국대중음악계의 위대한 예외이다.
 
 
출처 배순탁 작가의 책 <청춘을 달리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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