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때 선보인 <에스비에스>(SBS) 개표방송이 화제다. 요즘 대중문화전반에 번진 비(B)급 감성을 담은 파격적인 그래픽을 선보였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센터는 나”라며 ‘나야 나’에 맞춰 춤을 추고, 한때 초접전을 벌였던 김경수·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는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엎치락뒤치락 쉴새없이 질주했다. <에스비에스>는 지난 대선 때도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해 주목받았는데, 이번에는 더 다양해졌다.
그래픽이 화려할수록 후보들도 바빠진다. 그래픽에 맞는 ‘맞춤 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굴이 등장한 후보만 대략 100명이 넘는다. 저 많은 후보들의 표정을 어떻게 촬영했을까?
수도권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은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 사옥 스튜디오에 와서 촬영했지만, 대부분은 촬영팀이 후보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경남지사 김경수 후보는 처음인데도 어색하지 않게 잘했다는데, 아내가 옆에서 열심히 코치를 해줬단다.
하지만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점잖은’ 몇몇 후보는 “민망하다”며 어색해 해 결국 무릎은 굽히지 않고 하늘 향해 손만 찌르는 선에서 절충했다. 어떤 후보는 촬영에 응하지 않아 토론회에 참여한 모습만 찍고 예전 자료를 활용했다. 제 차장은 “이번 촬영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경우였지만, 후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해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