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말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아서 이렇게 느끼는 걸수도 있지만 수능 공부하는 거 재밌다. 물론 점수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뭔가를 배우고 발전하고 있는 게 느껴져서 좋다.
2. 특히 수학이 짱이다. 난 수학을 못한다. 6월엔 4등급 맞았다. 변명할 것도 없이 공부를 안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다. 며칠 전에 친구가 이상한 모의고사를 들고와서는 21번 문제를 풀어보라고 했다. 10분안에 풀면 1000원 줄게. 친구는 내가 못풀거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런데 풀었다. 친구가 천원을 주진 않았지만 정말정말 뿌듯했다.
3. 난 영어도 못한다. 단어를 잘 모른다. 읽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남들보다 더 많이 읽고 어찌 끼워맞춰서 겨우 커버하고 있었는데 고3땐 그런 것도 없다. 그래서 난 요즘단어를 외운다. 예전엔 죽어라 외우기 싫었는데 요즘은재밌다. 나중에 이 단어를 마주쳤을 때 멋지게 읽어나갈걸 생각하면 짜릿하다. 실제로 그 단어가 들어있는 지문을 만나면 원어민이 된 느낌이 든다ㅎㅎ 많게만 느껴지던 연계교재들도 꾸준히 하다보니 끝이 보인다.
4. 탐구 과목은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를 선택했다. 고2때 윤사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과목이었는데 공자부터 시작해서 맹자, 순자, 한비자, 묵자... 끝도 없는 사상가들의 향연..ㅋㅋ 게다가 사단이 발한다느니 올라탄다느니 칠정이랑 연원이 같네 다르네... 수업을 들으면서 든 생각은.. 무슨 소린지 1도 모르겠다ㅇㅅㅇ. 하지만 여름방학 보충을 들으면서 불교랑 도교를 배웠는데 취향저격..! 뭐지 이 재밌는 사상은! 애정이 생기니 공부가 즐거웠다. 특히 윤사를 하다보니 거기 딸려오는 생윤은 꿀과목. 효자과목. 야호. 기출문제를 푸는데 제시문을 주고 누군지를 알아내는 식인데 숨바꼭질하는 것 같아서 재밌다. 또 논술이나 국어 비문학에 엄청나게 도움된다. 윤사덕에 내신에서 처음으로 1등급 맞아봤다.
5. 난 학원보다 인강을 듣는 편인데 수학,영어,사탐 다 인강으로 공부한다. 그런데 인강쌤들 너무 매력있다ㅠㅠ 자유롭고 재밌는 분위기가 좋아서 거의 사설 인강을 듣는데 드립도 너무 웃기고 도움도 진짜 많이 받는다. 요즘은 너무 재밌어서 ㅈㅅ..를 한다고 해도 이 선생님들이랑 1년을 더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될 거 같기도 하다. ㅋㅋㅋ좀 미친 생각 같지만 그정도로 재밌다. 요즘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인강 듣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좀 줄이고 있다.
6. 난 고3이라고 불안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하~나도 불안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고 약간의 걱정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즐겁다. 엄마도 고3되더니 성격이 더 좋아진 거 같다고 그러신다ㅋㅋㅋ..
7. 괜히 글 쓴다고 1시간이나 말아먹었다. 블로그에 쓰려다 오유에 쓰는 이유는 그냥 공개적인 공간에 써보고 싶어서. 아무도 안볼것같긴 하지만 나라도 나중에 수능 끝나고 다시 찾아보고 싶다.. 이불킥하려나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