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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도 나쁜놈입니다.
게시물ID : diet_782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메밀버거
추천 : 1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26 15: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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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번 콜로세움 글 보면서
뚱뚱한 사람들한테 자기관리니 뭐니 막말할 자격은 없다라는 부분에서 너무 뜨끔하네요..ㅠㅠㅠ


전 아주 뚱뚜룽보로 태어났어요. 별명은 항상 돼지였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안여돼로 진화하였습니다. 키 170에 몸무게 120...

제가 뭔 짓을 해도 밉상으로 봤고
누가 방귀를 뀌면 다 제가 뀐거고, 암내가 나면 다 제 암내가 되버렸습니다.
대중교통 타면 돼지육즙이 줄줄 흘러내린다 부터 시작해서 냄새난다 등등.

아무도 제 옆에 앉지 않았고.
고등학교때는 저랑 짝궁이 된 예쁘장한 여자애가, 저랑 짝꿍됐다고 운 적도 있습니다. ㅋㅋㅋ


그러다가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나서는,
뭔 짓을 해도 눈감아주고 괜찮다 해주고, 그냥 사람들이 대하는게 다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나쁜일을 한건 아닙니다. 알바하면서 실수한다던지 그런거 있잖아요)
영화보러 가자는 이성들도 생겨나고, 고백도 다수 받고, 미팅을 해도 성공률이 좋고....


그러다가 요요로 다시 돼지가 되었을땐, 고등학교때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대우가 달라졌습니다.
뼈와 살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인기피증도 생기고, 집에만 쳐박혀 있게 되었구요.

그러다 다시 다이어트 성공하니 원래대로 잘 대우해주는 사람들...ㅋㅋㅋ



문제는 이렇게 살을 빼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들이 날 보던 모습..............내가 그들처럼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이게 진짜 무섭더라고요.

진짜 그러면 안되는데, 대중교통에서 땀흘리는 뚱보가 오면....저도 모르게 자리를 피합니다. 옆에 앉는 것도 조금 꺼리게 되구요...

핫도그 들고 걸어가는 뚱보를 보며 생각합니다.
"저러니까 살이찌지 ㅉㅉ"

대놓고 표현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만,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정말 찔리고.....그래선 안되는데......이게 뭔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 감정을..
이 배척감을 속일 수가 없더라고요.


군대에서도 두 후임이 똑같이 실수해도
잘생긴 후임이 실수하면 왠지 덜 화나는데,
잘생기지 않은 뚱보가 실수하면 왠지 화가 더 나는 기분......ㅠㅠ

그러면 안돼! 나쁜 생각이야! 너 진짜 나쁜놈이다! 그렇게 생각하지마!
자기암시를 하고 주문을 외워도
진짜 뚱보가 실수할 때 괜시리 화가 더 나는건.....왜일까요.


전 아직도 뚱뚱한 사람들 보면
게으르다, 노력을 덜 한다. 라는 생각이 머리속 깊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끔 다이어트 도와달라는 사람들 열심히 관리해주는데, 결국엔 또 먹었다고 하는거 보면 속으로
"넌 그러니까 살을 못빼는것이다." 라고 속으로 욕합니다.


제가 그들을 욕할 자격이 있을까요.

내가 그렇게 심하게 당해왔었는데,
엄청 스트레스 받아하는걸 내 스스로 아는데,

내가 그들에게 그러고있네요. 마음속으로 말이죠.


진짜 나쁜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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