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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괴담] 퇴근 후 야근
게시물ID : panic_828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르군
추천 : 2
조회수 : 94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27 02: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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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 어디갔지? 어라?"
 
아, 미쳐버리겠다.
분명이 내가 내 주머니 속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핸드폰이, 대체 어디로 간거지?
돌아버리겠네, 그거 없어지면 큰일인데.
와나, 어쩐지 오늘은 일이 빨리 끝나더라니..
 
자, 진정하고.. 그러니까 다시 기억을 되짚어 보면..
내가 분명히 버스에 타기 전 까진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핸드폰이 있었단 말이지.
그래, 확실해. 내가 분명히 느꼈어. 그 묵직한 느낌 있잖아.
그렇게 있다가..
 
응! 그래!
분명 버스를 내리면서 카드를 찍을 때에도 내 주머니가 묵직했던 건 기억해.
그래, 확실하다고.
그 후에 버스 앞 편의점을 지나서 고깃집을 지나서..
아, 그러다가 내가 어디로 갔었지?
응? 어디로 갔었드라?
 
아, 그래. 집 근처 동네 슈퍼로 들어갔어! 그래! 맞아!
그리고 또 핸드폰이 있는 주머니를 뒤졌지.
아마 오른쪽 주머니일 거야.
그래! 왜냐하면 난 항상 신용 카드를 한장만 들고 다니거든?
그 장소가 바로 내 오른쪽 주머니라고.
카드를 꺼내들고 담배를 산 다음에, 그 다음에.. 음..
분명 담배를 어디다가 넣었드라?
 
"음.."
 
그렇게 생각하며 내 몸에 붙어있는 주머니를 뒤졌다.
분명히 어딘가에, 아. 뒷주머니에 있네.
담배는 뒷주머니에 잘 있고.. 그럼 대체 핸드폰은 어디에 있는거야?
내가 동네 슈퍼를 나와서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아, 그렇네."
 
그래, 생각났다.
담배를 잠깐 피겠다고, 그래그래.
골목길에 있는 공용 재떨이 앞에 핸드폰을 내려뒀던 것 같아.
빨리 가서 찾아야겠다.
그거 다른 사람이 보면 큰일난다고.
난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집을 뛰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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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씨..."
 
괜히 불안하더라니, 역시나 핸드폰은 자리에 없다.
혹시 내가 놓친 것이 있나 생각은 했지만,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여기에 두고 내가 집에 간 것은 확실했다.
 
왜냐하면, 내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뺐던 순간은 그때 뿐이거든.
내가 일을 마친 이후로 쭉 주머니에 넣어놨으니까.
뭣하러 빼겠어? 귀찮아지게..
날도 어둡고 하고 담배 좀 피고 들어갈려다가 이런 실수를 할 줄이야..
미쳐버리겠네.
 
"저기요?"
 
응? 누구지?
 
"아, 네. 왜 그러시죠?"
"아까 여기서 담배 피시지 않으셨어요?"
"네. 한 10분 전 쯤에 있었죠."
"그럼 혹시, 핸드폰 두고 가시지 않았어요?"
"아아! 네! 맞아요!"
 
휴, 다행이네. 큰일날 뻔 했다.
 
"아하, 그러시군요. 잠시만요."
 
한 마흔살 남짓 되어보이는 남자는 그렇게 얘기하더니 근처 빌라로 들어갔다.
핸드폰을 챙겨둔 모양이군,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밖에서 기다리다가 무료함에 지친 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치익
 
라이터의 불빛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리고 날 황홀하게 한다.
그리고 그 불빛에 장렬히 타들어가는 담배 한개피에 취한다.
크아아, 나 시인해도 되겠어.
 
"많이 기다리셨죠?"
 
혼자 자화자찬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질려는 찰나, 내앞에 선 그 남자는 날 현실로 던져버렸다.
분명 남자의 오른손에 쥐어진 핸드폰은 일을 끝내고 내가 챙겼던 그 핸드폰이다.
다행이다.
 
"아닙니다. 이렇게 찾아주시고 감사하네요."
"아하, 별말씀을요. 제 딸애가 처음보는 핸드폰을 갖고 놀고 있길래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집 앞에서 주웠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군요. 착한 따님을 두셨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그렇게 남자로부터 핸드폰을 받아 들고, 난 바로 핸드폰을 켰다.
배터리는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부재중 통화나 문자나 카X오톡의 알림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나치게 깔끔했다.
마치 누가 싹 비워버린 것 처럼..
 
".........."
 
그리고 이건, 나에게 있어서..
아주아주 큰 문제였다.
아니, 문제다.
이건 정말로 심각한 문제다.
깊게 파인 흠집이다.
막아야 한다.
처리해야 한다.
 
나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려는 남자를 불러 세웠다.
 
"저기요?"
"아, 네? 왜그러시죠?"
"혹시 따님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제 딸요?"
"네. 갑자기 궁금해서요."
 
그래, 갑자기 말야.
 
"아, 이제 중학생입니다만.. 왜그러시죠?"
"하, 아닙니다. 실례했습니다."
 
난 그렇게 얘기하고 곧장 집이 있는 빌라 입구로 들어섰다.
남자는 그런 날 잠시 멀뚱히 보더니 그대로 뒤돌아서 집으로 들어갔다.
 
1층.
2층.
3층.
4층.
그리고 우측.
402호.
 
"오늘은 야근이네."
 
그렇게 중얼거리고 난 집으로 올라갔다.
 
출처 http://novel.naver.com/challenge/list.nhn?novelId=46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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