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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과 인디언 기우제
게시물ID : sisa_10805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풍.
추천 : 57/21
조회수 : 2151회
댓글수 : 87개
등록시간 : 2018/06/24 13:55:22
 김어준이 문재인을 발굴했다는 걸 김어준 까방권의 제일 큰 논점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 보다 좀 어처구니가 없어져서 정리 해 봅니다.


 옛날부터 노빠문빠 거쳐온 사람들은 김어준이 옛날 딴지일보 만들고 놀다가 황우석 실드치는 과정에서 훅 가버리고 노통 서거 후에 재기한 일련의 과정을 기억하고 계실텐데요. 원래 김어준이 처음 밀었던 사람도 유시민이었죠.

 노 전 대통령님 돌아가신 다음 날에 김어준이 유시민한테 연락해서, 지금 당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해라. 이랬었죠.

 그 다음에 띄우려 든 사람이 안희정(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2010년 즈음 딴지일보 기사같은데 아마 흔적이 있을겁니다), 문재인, 안철수(문재인과 안철수는 결이 같다는 이야기로 유명하지요), 이재명(뉴스공장 첫회 방송), .... 사실 유력하다 싶은 야권 주자는 다 띄웠어요.
 좀 더 넓게 보면 이정희 같은 사람도 김어준이 띄웠죠. 원래 구좌파쪽 사람이라 그쪽에 우호적이거든요.


 이렇게 찍어대는 과정에서 어쩌다 문재인 하나 맞춘건데, 이게 어떻게 업적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 새누리당 스피커로써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는걸 부정할 수는 없는데, 김어준이 정치인 누구를 발굴해냈다는 건 사실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김어준은 인디언 기우제처럼 진보진영 유력주자들은 별별 사람들 다 띄워줍니다. 별것 아닌 사람들도 다 포장해줘요. 그래서 세탁기니 하는 평가까지 듣는 거고요. 그러면 그 사람 중에 한 명은 멀쩡한 사람 나와야죠. "유시민 안희정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 중에 한 명은 대통령감이 될 것 같아" 이런 소리를 누군들 못하겠습니까? 사실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이 있었으면 안철수가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없고, 군 인사권은 군대에 돌려줘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당장 손절했을 겁니다.

 김어준이 정치인에 대해 손절이 늦는것도 사실 이런데서 오는 겁니다. 정치인을 보는 눈이 부족해서 남들에 비해 정치인 개개인에 대한 빠른 판단은 안 되는데, 가능성 있는 주자들을 다 복권 삼아 들고 있는 거고, 복권 사서 긁기 전인데 복권 버리라고 하면 당연히 싫거든요. 사실 사람들이 예전부터 김어준에게 스트레스 받던 부분도 여기서 오는 건데, 누가 봐도 정치인으로써 자격이 없어진게 보이는 사람도 계속 쥐고 있으려고 하고, 그런데 김어준의 발언이 영향력이 강하다 보니, 문제있는 정치인을 진보판에서 치우는걸 실질적으로 막는 역할을 했거든요.
 최근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죠. "미투를 통해 진보를 공격하는 작전이 있을거다." "유력 야권 주자들을 죽이려는 작전세력이 있다." 이건 깊은 통찰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라 김어준이 들고 있는 복권 잃기 싫어서 한 소립니다. 사실 김어준은 대통령 만들었단 소리 또 듣고 싶은 거거든요. 사람이 그정도 욕망은 있을 수 밖에 없으니, 이 욕망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고요.


 그리고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로, 김어준이 정치인 문재인을 발굴했다는 주장 자체도 어이가 없는 이야기지요. 문재인을 발굴한 건 김영삼때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김영삼이 문재인한테 정치할 것을 권했는데, 문재인이 "나보다 노무현이 정치인으로써의 자질이 더 출중하다." 라고 프랜드 실드를 펼쳐서 정계 입문을 막아냈죠. 김영삼이 노무현을 발탁했다는 것은 그래서 사실 반은 틀린 이야긴데, 김영삼이 발탁한 것은 문재인이었고, 문재인의 추천으로 노무현을 정치인으로 만든 거였습니다.
 이런 사이쯤 되니 노무현도 "나는 문재인을 친구로 두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연설문구에 당당히 넣을 수 있지 않았겠어요? 노무현이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문재인에게 있는 거지요.
 그 뒤로도 문재인을 정계에 부르려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는데, 다 실패했었습니다. 문재인 같은 사람은 정치를 해야 한다고 천막 치고서 시위하는 사람까지도 있었는데요. 그러다 노무현이 억지로 청와대에 납치해서 기여이 성공했고, 이렇게 납치한 문재인을 청와대 밖으로 쫓아낸 것은 주진우 기자의 오보 때문이었고요.

 그 뒤에 다시 정치판에 안 끼어들려고 하던 문재인을 억지로 끌고 온건 유시민입니다.
 http://m.pressian.com/m/m_article.html?no=185360
 정치를 안 하려던 문재인을 유시민이 설득해서 대통령 후보로 만든 거죠.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대권주자 문재인을 만든 사람을 한 명 골라야 한다면, 이건 유시민입니다.


 전 김어준의 공과 과를 갈라서 봐야 한다고 매번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김어준의 공이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이 다 쓸려나가던 시기에 끝까지 반 MB 스피커로 버틴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공이지만, 그 이상의 것들 중 상당수는 과대평가인 거죠. 인디언 기우제는 샤먼이 유능해서 성공하는게 아닙니다. 비가 내릴 때 까지 기우제를 지내니 성공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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