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목전에 둔 나이..
놀이터에서 흙을 전투식량 마냥 폭풍흡입하던 그 시절..어느날 갑자기 사업실패로 집에 무단난입(?)하셨던 우리 삼촌..
그리고 당신은 자신의 초라한 행색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급진 LP판들도 무더기로 집에 가지고 오셔서 저희 가족과 불편한 동거를 하셨었죠.
저에게 삼촌이 들려주셨던 음악들은 신세계 였습니다. 가사 뜻도 모른채 무작정 멜로디만 흥얼거렸었지만,그때의 기억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던것은 자명합니다. 빛쟁이들에게 쫒겨 두문불출 하시던 삼촌을 자주 볼수는 없었지만, 삼촌이 애지중지 모으셨던 그 소중한 음반들을
형,누나들과 제가 값지게 잘 들었습니다. 시대가 변해서 LP 레코드 바늘을 원하는곡 트랙에 정확히 홀딩 시키는 기술은 이제 잘 안되지만,좋은 음악을
들으면 해당 아티스트에게 감사하는 경외심은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레이 찰스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삼촌..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