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으니 음슴체.
나만의 첫 컴퓨터는 맥이었음. 맥들을 가지고 과제도 하고 돈도 벌고 하다가
진로를 바꾸고 나서는 대기업pc를 썼음. 계속 썼음.
컴맹인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음. 윈도우니, 하드웨어, pc조립이니 알 게 뭐임.
2년 전 오유를 접하게 된 즈음 컴퓨터를 바꿀 타이밍이 되었음.
컴게에 들어와 보니 이건 참 신세경!
비로소 pc라는 게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알게되었음.
컴게 견적들을 눈팅하고 질문도 하면서 생애 처음 조립pc를 장만함.
대기업 호구에서 벗어나 합리적 소비를 한다는 뿌듯함도 있었음.
2년 후 어제 시동이 안됨.
이전처럼 무조건 as를 부르지 않고(못하고. 조립업체도 사라짐)
내 컴퓨터의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검색하고 알아보게 되는 과정은, 사실 재미있음.
조립견적을 낼 때와 달리 컴퓨터 문제를 갖고 씨름하게 되니
식은땀이 흐르는 와중에서도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는 즐거움이 있음.
나만 빼놓고 세상이 이렇게 재밌는 걸 갖고 놀고 있었구나 싶음.
대강 어디가 문제겠구나, 감이 잡힘.
딱 개강임. 자료백업은 전혀 해놓은 게 없음.(날아오는 정과 망치를 피하며)
시간은 없고 매우 후달리는 상황임.
용산으로 방금 본체를 보냈음.
수리 견적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