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친구가 얼마전에 서울을 놀러와서 같이 한정식 집을 갔는데요ㅋㅋ
식사가 다 끝나고 후식으로 수정과가 나오더라구요
흙색깔 음료가 디저트랍시고 나오니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보길래
코리안 트래디셔널 디저트 베버리지라고 한 번 맛만 보라고 말을 했는데
한 입 하더니
떡실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마이갓 하면서 호들갑떨다가 이건 계피가 각성한 음료라느니 계피를 그따위로밖에 못쓰는 미국인들은 부끄러운줄 알아야한다느니 하면서
내 것까지 다 마셨어요...휴 이 아메리칸 뚱땡이 같으니라고
내 꺼 마시면서도 계속 슈퍼 싸이언 시나몬 맨.. 갓댐.. 슈퍼 싸이언 시나몬.. 하면서 마심.. (슈퍼 싸이언 = 초싸이언)
생각해보니 저는 계피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수정과를 딱히 좋아한 편이 아닌데
달달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시나몬 향이 익숙한 미국인들이 두루두루 좋아할 만한 음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덧
이 친구랑 여기저기 한국 음식 먹으러 다니다 보니 우리나라 음식에 고추가 참 많이 들어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 입맛에는 고추 송송 썰은 것 조금 들어간다고 해서 별로 맵지 않으니 크게 신경써본적 없는데
이 친구는 자기 생각에 고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음식에 고추가 들어가 있으면 굉장히 당황하더라구요ㅋㅋㅋㅋ
부추전을 맥였는데 초록색으로 덮인 팬케익이니 맘 놓고 먹었다가 중간에 껴있는 홍고추 두 슬라이스에 얼굴이 울그락풀그락하면서
날 속였어?!?!???!?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데 미안하더라구요... 나도 정말 몰랐어 친구..
된장찌개도 한 번 먹어보더니 맛있다고 두부랑 애호박, 버섯 같은거랑 마구 떠먹다가 고추까지 모르고 떠먹고서는
이 나라는 고추로 날 암살하려는게 틀림없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버럭함ㅋㅋㅋㅋ불쌍한 것..
아무튼 한국 음식 맛나게 잘 먹어줘서 뿌듯했던 여행이었어요ㅋㅋㅋ수정과 짱! 고추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