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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짧지만 알찼던 나의 호주여행 1.
게시물ID : freeboard_451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친너구리
추천 : 0
조회수 : 3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7/08 23:39:28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이미 이메일을 몇 차례 주고 받았음에도 사람을 처음 만나는 일은 떨릴 수 밖에 없는 일인 것 같다. 한국에서도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고로 이게 처음. 드럽게 무거운 배낭을 앞뒤로 메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다와서 벨을 누르지 못하는 것도 우스운일, 나는 지금 벨을 눌러야만 한다.


 고작 육개월 뿐이긴 했지만, 나에게는 첫 외국 생활이었던 뉴질랜드에서 "다름" -틀린이 아닌- 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더 많이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여행을 결심한 그 때, "전 세계 여행자들 인터넷 커뮤니티같은게 있다는데 거기서 현지인들이랑 여행객이랑 만나서 자기집 소파에 여행객들 재워주기도 하고 그러는게 있대" 라는 말을 주워들었고, 바로 구글에 들어가서 죽어라 찾았다.


 첫 여행지가 된 시드니, 공항 도착시간은 아침 여덟시, 오클랜드에서 비행기타는 시간은 새벽 여섯시, 국제선 타려면 두시간 전까지는 가야되니까 새벽 네시까지는 공항에 가야되고, 그러면 집에서 새벽 세시에는 나와야되고 그러면 새벽 두시에는 집에서 일어나서 준비해야된다. 떠나기 전날까지 알바를 하기로  되어 있으므로 집에는 밤 열두시나 되어서 도착할텐데, 나는 딱 두시간 자고 침대에서 일어날 자신은 없었다. 결국 밤을 새기로 결정. 


 밤을 꼬박 새고 도착한 시드니에서, 나를 하룻밤 재워주기로 한 제니와 올리버를 만나 겨우 짐을 풀었다. 그네들도 누구 재우는건 처음이란다. 결국 둘다 카우치서핑에서는 초보인 셈 왠지 더 반갑다. 아침밥을 같이 먹고 나는 시내로 향했다. 저녁때는 작은 콘서트를 같이 가기로 해서 여섯시까지는 와야한다. 시드니 시내를 여행할 시간이 대략 여섯시간..


 나는 당연히 오페라하우스로 향했다. 기차역에서 나와 오페라하우스로 향하는데 중국인 아저씨가 사진 한장만 찍어달란다. 그렇게 서로 한장씩 사진 찍어주고 잠시나마 동행을 하기로 했다. 자기는 박사과정 공부를 하는 사람인데 퍼쓰에 학회가 있어서 왔단다. 중국 돌아가기전에 오페라하우스는 꼭 보고 가고 싶어서 무려 당일치기로 오늘 아침에 시드니에 왔고 저녁때 비행기 타고 돌아가야 된다고 한다. 이건 뭐 나보다 더하네 나는 하루라도 있는데.. 


 시드니에 대해 뭔가 쓰려고 했는데 사실 하루밖에 안 묵어서 인지 별로 쓸게 없다. 오페라하우스는 예뻤지만 충격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나에게는 그냥 오클랜드와 비슷하지만 규모는 큰 그런 도시였다. 중간에 중국인 아저씨와 함께 길을 잃어서일까 아니면 네모반듯한 멜버른의 영향일까 길이 굉장히 복잡했던 것만 기억난다.


 집에 돌아오니 제니와 올리버는 본인들이 나를 안내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굉장히 미안해 하더라. 대신 저녁때는 자기만 따라오란다. 덕분에 저녁밥도 얻어먹고, 전시회도 따라가고 오밤에 콘서트도 같이 다녀왔다. 전날 밤을 꼬박 새고 왔는데 콘서트를 다녀오니 시간이 새벽 두시. 다음 날 공항에 여덟시까지 가야되니 여섯시에는 일어 나야된다. 이건뭐 군대도 아니고.. 첫 여행날  누워서 일정에 대해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그저 눕자마자 잠들었을 뿐.


 남자애가 깨워서 일어났다. 몇시지? 알람듣고 일어나야 되는데 얘가 깨워준것 자체가 미친듯이 불안하다. 혹시 늦은거 아냐? 다행히 딱 비행기시간 한시간반 전이다. 당장 나가서 죽어라 뛰어가면 놓치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똥줄탔다. 만약 다 같이 늦잠잤으면.. 정말 생각도 하기 싫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비행기를 탔고, 날 깨워준 그 친구에게는 정말 너무 고맙다고 구세주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뭐든지 첫 일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단 하룻밤이었지만, 내 여행의 첫 날이었고, 내 카우치서핑의 첫 집이 있던 시드니는 기억에 참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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