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평생 태어나서 이때까지 딱 한번 편지를 쓴 적이 있는데
그게 저한테 프로포즈 할 때 였어요.
심지어 그걸 마이크 잡고 저한테 읽어주는 상황으로 짜왔더라구요 ㅋㅋ
원래 글솜씨가 없는데다 손발 오그라드는 걸 못 견뎌 하는 양반인지라 도대체 저걸 무슨 정신으로 쓴 거지 생각했는데
내용 자체는 너무 감동적이어서 막 저도 울고 마이크 잡고 읽는 신랑도 울고 그랬어요 ㅋㅋㅋ
감동의 편지 낭독이 끝나고
제가 훌쩍거리며 "오빠 그 편지 나 주면 안돼? 간직하고 싶어" 그랬더니 신랑도 "그래 OO이가 오빠 마음 잘 보관해줘" 그랬었죠..
두둥.. 그것이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이 되었을 줄은 신랑도 모르고 나조차 알 수 없었던 그랬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
요즘 그 편지 고문용으로 씁니다 ㅋㅋ
신랑이 빡치게 하거나 말 안들으면 꺼내서 읽는데
"OO야 오빠는~"
여기까지 읽으면 귀 막고 도망갑니다
"시간이 지나 서로를~"
여기까지 읽으면 무릎 꿇습니다.
"내게 여전히 떨리고 가슴설레는~"
여기까지 읽으면 잡으러 뛰어옵니다 편지 뺏을라고 ㅋㅋ
그럼 화장실로 도망가서 문 잠그고 더 크게 읽습니다.
"오빠가 태어나서 가진 모든 것을 담아~"
여기까지 읽으면 승리입니다. 모든 게 내탓이다 잘못했다 다시는 안 그럴테니 그만 읽으라고 애원합니다 ㅋㅋㅋ
여러분 신랑 편지 버리지 마세요.
활용하th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