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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교대에서의 뻘 얘기...
게시물ID : military_584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지.
추천 : 1
조회수 : 77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9/02 00: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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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말입니다...죄송...
* 욕설이 많아요...죄송...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지, 군대를 가려면 춘천가는 기차를 타야지, 그것이 남자의 로망이지'
라는 뻘 생각을 갖고있던 스물 한살 철없던 그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인제'의 어느 '신병교육대'에서 개고생을 하고 있었다.
 
 '춘천가는기차'는 노래 일때와 남 얘기일때가 가장 아름답다는걸 깨달을때 쯤,
뜬금 없이 시내를 나간다고 일계장을 입었다.
 
 시내에 나간다는 사실에 '나 뿐만이 아닌' 모든 훈련병들은 대놓고 티를 내진 못했지만,
밖을 나가서 민간인(정확한 표현으로는 '여자')을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얼굴에 화색을 감추지 못했다.
 
  어느정도 훈련에 익숙해져 조금은 더 날래진 나에게도, 이유도 목적도 모른채 걷는 두어시간은 정말 길었다.
 그렇게 힘들게 산을 넘어 도착한 곳은 '인제군사무소' 였다.
(솔직히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동사무소보단 컸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딘가...'라는 모 듀오의 가사를 되뇌이며 자아의 심연에서 헤매고 있을때,
수줍음 열매를 드신듯한 처자가 내가 마음에 드는지 종이를 건넸다.
 그 종이엔 내가 바라던 전화번호 대신에, 낯선 이름들과 그 이름들에 체크하는 칸만이 있었다.
 
 이제 막 군에 들어가 신병교육대에서 뻘짓을 하고 있는 내게는
누가 쥐를 잡아 죽이던, 닭을 튀기던...관심 없는 얘기였다.
 그렇게 나는 생에 첫 대선 투표를 아무런 정보도 내용도 없이 당일에 가서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누군가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했다.
나에게는 하등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 손으로 직접 뽑은 첫 대통령이라는 뜻모를 자긍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분이 자신이 군 생활을 했던 인제에 오신단다.
내가 뽑았다는 자긍심도...곧 짜증으로 바뀌었다...
 '아...우리 부대에는 오지도 않는데...XX.. 헬기타고 지나가다 볼 수 있다고?..XX..망할 군대...XXXXX.'
 
청소만 근 한달은 했던거 같다.

  
 어쨌던 붙들어 놓아도 가는게 국방부 시계인지라,
나도 어느새 짬을 먹고 후임들에게 내 뻘짓의 정수를 전수해주고 있을때 즈음,
부대에 비상이 떨어졌다.
 이유는 탄핵(彈劾).
 살아 생전 처음들어보는 낯선 단어에, 가라와 뺑끼의 달인이었던 나는...
 나라가 불안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적님들이신 북한이 남하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그 어느때보다 FM(Field Manual,야전교범)으로 경계를 서야 했다.

'아, 왜 하필 XX... 나 있을때에...XX'
 
 
 
 
*밥 먹으러 갑니다...
 
 
 
 
 

 
출처 10여년전의 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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