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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딸같이 키운 예비 시모와 효자 DNA를 가진 예비신랑.. 도와주세
게시물ID : gomin_1083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lwc
추천 : 10
조회수 : 878회
댓글수 : 258개
등록시간 : 2014/05/09 12:41:32

안녕하세요. 삼십대 초반의 흔녀입니다.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고 있는 남친과 그의 어머니 때문에 조언을 부탁합니다.

 

그냥 연애가 아니라 양가 부모님이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있는 걸 다 아시고 상견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꼭 진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일단 예비 시어머니에 대해 몇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어떤 분이신지 말씀드릴게요.

 

아직도 일을 하고 계시는 오십대 중반 직장인시고요. (사회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오랜 사회생활로 인해 말씀도 잘하시고, 싹싹하시고, 눈치도 빠르시고,

전문직 프리랜서로 일하는 저와는 달리 직장생활을 오래 하셔서 사람 대하는게 굉장히 능숙하신 분이예요.

그에 반해 저는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터라 사람과 얽힐일이 별로 없었고 처세술도 서툴고 애교나 사람관계 스킬이 부족한 편입니다.

 

연애 초반에는 예비 시모에 대해 크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예비 신랑이 너무 착하고 순한 성격에 반했고요, 정말 기센 엄마를 뒀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들만 둘인데 제 남친은 둘째고 엄마가 딸같이 키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이 집안은 아들들이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른데 저희 남친은 좀 더 유별난 편입니다.

 

남친 회사가 집에서 좀 먼터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고, 주말마다 집에 갑니다.

그런데 금요일 밤이면 예비 시모가 남친 기숙사 앞에 데리러 옵니다.

퇴근하는 아들을 태워 집으로 오면서 함께 식사를 하고요, 일요일이면 아들을 다시 기숙사로 데려다 줍니다.

 

덕분에 금요일은 오롯이 아들과 엄마와의 시간의 날이므로 불금이니 기념일이니 따위 필요 없이 만날 수 없어요.

그리고 일요일도 역시 엄마가 아들이 어디서 놀고 있든 픽업 후 기숙사로 가야 하기 때문에,

놀고 있으면 예비시모가 항상 어디서 뭐하는지 확인차 전화가 옵니다.

장소를 정해서 만나서 아들 태워 갑니다.

그러니 마음놓고 놀 수가 없어요.

지금 결혼 얘기가 오가기 시작한 후로는, 아예 일요일이면 자기와 함께 식사 하자고 합니다.

당연하게, 둘만의 데이트 보장? 그런것 없습니다.

만나고 있으면 전화 와서 항상 저녁 같이 먹자고 하십니다.

 

남친의 기숙사 생활로 인해 저희는 주말에만 볼 수 있어요.

금요일은 엄마랑 데이트로 못보고 토요일과 일요일만 봤었는데,

어느날 부터 토, 일중 하루만 보자고 하더군요.

이유는 본인은 본인이 하루는 쉬고 싶다고 얘기 하는데,

눈치로 봐서 어차피 일요일은 엄마가 자기가 밖에 있으면 거기까지 태우로 오셔야 하고,

번거롭고 또 주말에 엄마와 함께 식사를 못하고 나가서 노는거에 대해 죄송스러운지,

하루만 보자고 하기 시작한 후로는

이틀 다 볼 때도 있지만 보게 되면 일요일 저녁은 항상 엄마랑 셋이 저녁 먹으며 보냈으면 합니다.

 

남친도 남친이지만 둘이 있으면 예비시모가 항상 전화 옵니다.

남친 전화로 오면 그나마 다행이고, 저한테 다이렉트로 전화 올 때도 많아요.

문제는 약속도 정하지 않았는데 당일 저녁시간을 한시간도 채 앞두지 않고 전화를 해

저한테 너무 당연하게 저녁 먹으러 오라고 말씀 하십니다.

 

저는 아직 예비 시모가 편하지 않고,

어른이고 많이 뵙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함께 식사 하는 것이 불편합니다.

그런데 예비시모는 전혀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세요.

본인이 편하면 편한겁니다.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할까라던가, 젊은 두 사람 데이트 하게 두지..

같은 생각은 전혀 안하시는 분입니다.

그냥 본인이 아들과 식사하는게 좋으면 당연히 아들도, 아들 남친도 좋을거라 생각하세요.

 

이 문제 뿐만 아니라,

저한테 늘 전화와 카톡이 오십니다.

사실 저희 어머니는 남친에게 연락 안하세요. 번호도 모르세요.

예비시모는 제 번호를 아신 후로는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 하십니다.

가장 화가나고 짜증나는 부분은,

제가 남친과 싸운날은 꼭 전화가 와요.

물론 남친이 집에 가서 어머니께 싸웠다고 말했을 리는 없고,

아마 눈치로 아들 기분이 좋지 않은걸 알고 저한테 확인차 전화 오시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을 따지지도 않으세요. 11시에도 전화가 오십니다.

안 받으면 문자 남기시는건 당연하고요, 아들한테 "@@이가 내 전화 안받더라?" 하고 눈치 주세요.

 

그리고 저희둘이 사귀고 여행을 몇번 갔었는데,

당혹스러운게 여행 가 있으면 하루에 한두번씩 전화가 옵니다. 예비시모에게..

저희가 구경하고 있으면 전화 와서 어디있니? 재밌니? 좋은거 많이 보니? 등등..

아들과 통화를 엄청 길게 하세요..

여행지에서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데이트 하고 있으면 그렇고요...

 

구경하며 걸어가고 있다가도 전화가 오면 남친은 엄마 전화 받는다고 구경은 뒷전...

저는 옆에서 멀뚱멀뚱.. 화도 나고.. 이 좋은날 꼭 저렇게 아들한테 전화를 해서..

이것저것 참견하고 물어보셔야 하는지..

문제는 남친이.. 엄마에게 이런것에 대해 전혀 이야기 하지 못합니다.

엄마가 기가 센 것도 있고.. 어릴 때 부터 너무 순종적으로 큰 아들이라서..

엄마에게 이거 하지마세요.. 하고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는걸 피하는 성격이예요.

 

제가 이 문제를 가지고 남친에게 얘기 했더니..

저희 남친이 또 너무 순진하게 엄마에게 고대로 얘기 한거예요..

여친이 엄마에게 하루에 몇번씩 전화 오는걸 별로 안좋아한다,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 얘길 또 했다고..ㅋㅋㅋ

그 뒤로는 어머니께서 평소에 좀 덜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전 그런 말을 한 예비 며느리로 찍혔겠죠? .

 

여행을 가면요. 남친은 엄마 생각이 끔찍해서..

저한테 은근 "이거 우리엄마가 쓰는 제품인데.." 라며 선물 사기를 종용합니다.

제가  여행 갔을 때 마다 선물을 사드렸어요. 그래서..

그런데 그 카톡 좋아하시고 전화 좋아하시는 분이..

여행 가서 남친 편으로 제가 선물 전해드린거는..

한마디 말씀이 없으세요..

문자로 선물 잘받았다고도 안하시고.. 뭐 전화는 당연히 없고요..

사실 돈들여 시간들여 사드렸는데.. 인사도 없는게 좀 그래서.. 남친에게 말했더니..

남친은 또 덤덤합니다. "엄마가 바빠서 깜빡하셨겠지.."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런걸 깜빡 하실 성격이 아니세요. 엄청 꼼꼼하시고.. 그러시거든요..

 

오십대 중반이시지만 카XX스토리도 엄청 열심히 하십니다.

아들사진, 여행다녀 오신 사진, 큰 손주 사진, 큰 아들 결혼 사진까지..

XX스토리에 댓글이 삼사십개씩 달려요..

이런분이 문자를 깜빡 하셨다는게 저는 좀 이해가 되지 않고 섭섭하네요..

 

아들 금전관리도 절반이상 손을 대신 상태시고요.. 시모께서 관리 해주세요.

이부분도 전 걱정입니다.

결혼 자금으로 시댁에 기대하는 돈이 거의 없거든요.

저희가 저희 돈으로 해야 하는데.. 시어머니께서 앞으로 얼마나 참견을 하실지..

쥐고 있는 돈은 아들 돈인데.. 이거 편하게 다 주실지도 사실 걱정입니다..

남친은.. 엄마가 안줘도 암말 못할 성격이예요..

일례로.. 인센티브 같은거 받으면 엄마 용돈으로 백만원씩 드리는 효자입니다.

결혼 후 돈관리는 남친이 하겠다고 한 상태고요.. 아마 저는 저희집 용돈을 드리게 된다면 허락을 받고 눈치를 봐야 하겠죠.. 이부분도 사실 걱정이예요.

지금 남친이 시모에게 드리는 용돈 수준을 결혼 후에 맞춰 드릴 자신이 없는데.. 저희도 집 마련하고 라이프 플랜이란게 있잖아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떡할건지 남친에게 물어도..

딱히 대답을 못합니다. 그냥 드리면 안되냐는 식이예요..

 

하아..

또 큰며느리가 있는데 큰며느리는 영업관련직이다 보니 이런 시모와 엄청 성격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시모와 큰며느리 두사람은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어머니의 이런 부담스러운 카XX스토리도 큰 며느리는 거의 매일 댓글을 다 달아 줍니다.

저는 SNS를 하지도 않을 뿐더러.. 사실 그렇게 꼭 신경써서 들어가서 해드려야 되는거 자체가 솔직히 저한테는 스트레스고 신경쓰이고요 ㅠㅠㅠㅠ

전 그렇게 싹싹한 성격이 아니라서.. 이 부분도 사실 나이드신분이 그렇게까지 하는게 이해되지 않고.. 큰 며느리와 비교당하니 좀 그렇습니다..

 

남친도 뻑하면 형수 어쩌고.. 형수는 엄마한테 잘하고.. 형수는 엄마한테 뭘 사줬네..

은근 비교해서 얼마전 이 일로 크게 다퉜어요..

그러면서 남친은 또 저희 부모님을 이렇게 챙기진 않거든요..

 

농담이신지 진담이신지.. 가끔 나중에 같이 살자고도 하시고요.. 하아..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질겁을 하면 남친은 또 덤덤합니다..

 

그리고 이 집안 식구들에게 결벽증이 다 있어요. 네식구 다..

병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제가 이 집에 놀러 갔더니..

남친이 머리 흔들지 말고 대문 앞에 가만히 서 있으라고 했었어요.

돌아다니면 머리카락 빠진다고요..

엄청 깔끔합니다. 제가 검은 옷을 입은 날이면.. 먼지가 조금만 묻어 있어도.

그걸 손으로 다 떼줘요.. 그러면서 저보고 검은옷 이렇게 입을거면 입지 말라고.. 사지말라고 합니다.

 

예비시모도 엄청 깔끔하셔서.. 집안에 제 머리카락 떨어지면 엄마가 단번에 아신다고..ㅋㅋㅋ

저보고 머리 흔들지 말라고 하더군요.

 

저는 지저분한건 아니지만 그냥 평범한 정리수준인데.. 결혼해서 이 부분을 남친은 물론 시댁 식구들 까지 제가 이 깔끔함을 맞출 수 있을지도 사실 걱정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고 그럼 헤어지지 왜 사귀냐 하시겠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오로지 남친만 보면 정말 착해요. 순하고.. 성실합니다.

삼십대 초반 나이에 지금껏 알뜰하게 돈 모아서 결혼 자금도 본인 힘으로 꽤나 모았고요.

술 담배도 하지 않고 허튼짓 하지 않는 굉장히 착한 남자입니다.

둘이 있으면 저한테 정말 잘 맞춰 주고요. 정말 편해요.. 처음부터 오래 사귀지 않고도 결혼을 생각 했던건 남친의 이런 편하고 따뜻한 마음 때문이었어요.

그때는 시댁이 이런지 정말 꿈에도 몰랐거든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 하신 분들.. 혹은 저와 비슷한 미혼남녀 분들 조언 부탁드립니다.

남친만 보면 정말 결혼하고 싶은데.. 시모와 시댁 식구들 생각을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어져요.

제가 이 식구들을 맞춰서 살수 있을지...걱정입니다.

 

저희집은 자식한테 의존도도 낮고 남친의 가족은 서로 엄청 끔찍히 챙기지만.. 저희집은 맞벌이 부부에 어머니 아버지 저까지 다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인생 살아가는 분위기 였기 때문에..

다른 집안 분위기, 환경에 제가 너무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해결책이 없는건지..

정말 이런 결혼을 하면 계속 이런 시댁을 감수하는 방법밖에 없는건지..

남친이 중간역할을 너무 못해줘서.. 남친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악플보다는 많은 조언 부탁드릴게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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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영혼이 담긴 글입니다...

ㅠㅠ 조언 부탁드릴게요..

착하고 순해서 뜯어말려도 안들어요 ㅠㅠ

상견례가 코 앞이라고 결혼할 기세에요... 

반응보여준다고 했으니 여러분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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