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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중에 시골에 살고계시는 분이 있으면 어렸을 때 추억이 많다.
시골에 살고 계시는 할머니 덕분에 나 또한 좋은 기억이 많다.
할머니댁 마당에서 모깃불을 피워놓고 했던 캠핑이라던지 잠자리를 잡으며 놀았던 기억은 아직도 난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잡는것도 즐겁다.
성인 손가락 한개 정도 되는 피라미들을 잡아 양동이에 잔뜩 잡으며 놀던것이나
그 물고기를 집에 가져와 어항에 담아 키우기도 했었다.
내 할머니 댁의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산(골짜기라고 불렀었다.)에선 과수원을 운영했고,
마을 밖에 있는 큰 평지에는 논농사를 했었다.
그리 물이 많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은 마을을 거치며 작은 실개천을 이루며 흘렀다.
어른들은 '또랑'이라고 불렀는데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도 들어가 놀아도 될 정도로 물이 얕았다.
사실 들어가서 놀만한 물 깊이도 아니었고 그냥 물고기가 살고있어 물고기나 잡기위해 들어가는 정도였다.
내가 초등학생 때 이야기이다.
여름이었는데 할머니댁에 가니 오랜만에 사촌형들이 와있었고, 유난히 가물었던 만큼 개울에는 물도 거의 없었다.
골짜기로 올라가는 길에 한 2미터 될까 하는 작은 콘크리트로 된 다리가 있었는데 그 다리아래엔 한 일미터 정도 되는 작은 폭포라고 해야하나
높이 차가 있어서 물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엔 언제나 물이 꽤나 고여있었고, 그림자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물고기가 많이 살고 있었다.
다른데를 아무리 둘러봐도 고기가 보이지 않았던 사촌형들이랑 나는 말도안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보통 물고기를 잡는다면 낚시로 잡는다고 생각하는데 나랑 사촌형들에겐 물고기는 손으로 잡는것이었고(마을에 있는 대부분이 그냥 맨손으로 잘 잡았었다.)
깊이도 약간 있는만큼 쉽게 물고기를 건지기 힘들었던 우리는 위에서 물을 막아버리고 아래도 막은다음 물을 바가지로 다 퍼내 물고기를 잡기로 하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정신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물을 플라스틱 바가지 세개로 거의 다 퍼내었다.
개울물이 얼마 없어서 가능했던것 같은데 초등학생들 끼리 물웅덩이를 다 퍼내버려서 세숫대야 1개분량을 꽉 채워서 자랑스럽게 할머니한테 돌아갔다.
자랑스럽게 물고기를 잡아 돌아가자 고모부가 물고기들을 보며 매운탕을 끓여먹자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할머니랑, 아버지, 고모까지 손사레를 치며 여기 물고기는 똥물에 살아서 그냥 먹으며 안된다며 이야기를 하셨다.
먹고싶다면 한참동안 두었다가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 이야기라고 했었는데 여름 복날에 마을남자 세명이 몸보신을 하겠다고 진짜 골짜기 위에서부터 아래로 쫙 훑으며 고기를 양동이로 하나 가득 잡았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도 맨손으로 잡히는 물고기들은 마을 아재들이 마음만 먹는순간 순식간에 잡혔을게 틀림없다.
그 물고기들을 지금보면 뭔배짱인지도 모르겠지만 빙어먹듯이 소금으로 벅벅 씻어 비린내만 없애고 회처럼 초고추장에 찍어먹었다고 한다.
듣기로는 몇 일 내로 세분 다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당시 추측이 엄청 많았다고 한다.
농약 때문에 중독되어 죽었다 부터(과수원에서 친 농약병을 그대로 물가에 버려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농약먹은 물고기를 먹었다는게 그 추측이었다.)
기생충 감염이 원인이라고 추측되기도 하였다.
그 이후엔 마을에서 물고기를 잡아 먹을 때는 잡아서 몇일동안 그냥 수돗물에 담궈서 죽는놈이 있음 걸러내고, 더러운것도 토해내게 시킨것만 먹고.
또 절대 생식은 하지않고, 매운탕이나 추어탕 처럼 만들어 드신다고 한다.
직접 들은것 말고 개인적인 생각인데 아마 기생충이 아니었을까 한다. 농약 때문이었음 먹자마자 돌아가셨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