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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게시물ID : baby_100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트렌드넷
추천 : 10
조회수 : 51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9/03 08:18:22

첫아이의 네번째 생일이다. 오늘 신랑이 바빠서 저번 주 일요일에 케잌 자르고 다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생일상을 차려주기로 했다

전날 새벽에 갈비에 피 빼며 영화보고 12시 반 정도에 잠이 들었다. 자면서 내일 늦게 일어날까봐 6시 알람을 맞춰놓고

한참 자다가 삑삑소리에 놀라 깨보니 그제서야 알람인 걸 알았고 이내 맞춰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며 일어났다

피 뺀 갈비를 한소끔 끓이고 여러가지 넣고 재워놓고.. 

재워놓는 동안 미역국을 끓이고.. 

끓는 동안 컵케잌을 만들고

굽는 동안 야채손질 하고

재운 것을 끓이는 동안 애호박전을 하고.

컵케잌 식는 동안 밥을 하고, 야채가 익을 동안 케잌 장식을 하고.


참 많이 사람이 됐다.


결혼 전에는 음식 해 먹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과일 깎아 먹는 것도 귀찮아 했으니 말 다했지. 

신혼 초에는 미역국 끓이다가 짠맛 잡는다고 설탕 넣은 적도 있고, 한 음식 만드는데 한 시간 이상씩 걸리고 그랬는데

첫애 낳고는 신랑 언제올까 하염없이 기다리고, 이유식 하느라 내 밥도 못 먹고. 청소는 주말에만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세 아이 돌보면서 막내 안고 한 손으로 청소기를 돌리고, 첫째 둘째 해 먹이려고 삼시세끼 꼬박 제때 챙기고

음식은 하면 제법 먹을 만 하다. 가끔은 도시락도 싸서 유모차에 세 아이들 태우고 신랑 가져다 주고.

세상에 내가 갈비라니

내가 엄마라니.

첫째를 키우면서 나도 참 많이 큰 것 같다. 성장한 내가 뿌듯하다. 하지만 왠지 좀 서글프다

작년 생일에 선물한 옷이 맞지 않는 첫째에게 느끼는 복잡한 감정

나는 잘 하고 있을까. 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일까.


이번 생일 선물로 첫아이가 갖고 싶어 했던 나비풍선을 사줬다. 집에 와서 한참을 가지고 놀다가 내게 와서 하는 말.

"엄마! 내 생일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눈부시도록 예쁜 아가야,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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