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를 주도했던 모임에서 퇴출된 전 운영진의 주장에 따르면 어린 남아를 동반한 엄마들의 시위참여를 모임 운영진이 반대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영유아라 해도 남자는 한남유충이기 때문' 이었다고 합니다.
시위를 주도하는 일부카페가 한국남자들을 벌레에 비유하며 한남충이라고 하는데, 남자 유아들은 결국 그런 한남충이 될 유충이라는겁니다. 약자들의 운동은 결속을 위해 내부적으로 통용되는 속어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들 커뮤니티의 용어들은 그런 속성을 한참 넘어섭니다.
예를들어 그런 커뮤니티에서 만든 희귀한남, 그러니까 열두명의 대표적인 한남충들은 세종,이황, 이순신같은 역사적인 인물부터, 김구, 윤봉길, 안중근 같은 독립운동가, 노무현, 박원순, 문재인같은 인물들이 망라됩니다.
정치인들이야 정치적 입장이 달라서 그렇다고 해도 안중근의사를 두고 '손가락이 잘린 병신' 이라는식의 조롱댓글이 주를 이루는걸 보면, 역사의식의 부재 정도가 아니라 인간존중의 부재가 드러납니다.
이런 '극단적 혐오정서를 기반으로 한 일부 커뮤니티'가 현재 시위주도의 한 축을 이룬다면, 이 문제는 여성계가 나서야할 문제다. 김어준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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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김은지기자와 후속토크)
김어준 "...어제도 얘기했지만 (저 같은)남성들이 이런 이야기를 계속하는건 한계가 있고 1절만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한번 더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냐면 이게 여성운동을 이끄는 #@%₩(잘 안들려서 못적었음)가 극우커뮤니티 거든요. 그러니까..여성운동이 여성이기만 하면 모든 방식을 풀어나가게 할 것인가.. 저는 그걸 결정할 때가 왔다고 보는건데..
이걸 singularity 라고 해요. 특이점. 그러니까 기존의 논리나 논법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어떤..질적변화, 그런 임계를 지나왔기 때문에 이제는.. 그런 방식은 정상적인 여성운동과 분리해야 하지않으냐 그걸 결정해야 되는 특이점이 왔다고 보이는 것이..
원래는 약자의 운동이 초기에는 주위의 한계하고 또 그동안의 상처도 있기 때문에 때론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요소 이런게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제..그 시점을 지나서 '일부커뮤니티가 마이크를 쥐게되는 상황'이 왔고, 분명히 그건 일부 커뮤니티지만 그 일부가 '주도하는 상황'이 되면 이젠 결정의 시점이 온게 아닌가.. 제가 보기엔...
극우의 준동이라고 하는 이유는..그 커뮤니티를 보면 ..뭐 요즘 공개돼 있으니까요.... 어.. 세종대왕, 이순신..김구..안중근..다 한남충인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한남충이 아닙니다.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자라서 탄했됐다.. 이런 주장이 있거든요.
김은지 "글쎄요.. 참 굉장히 위험한 주장인데요"
김어준 " 근데 이게 예를 들어서 지난 '탄핵촛불집회를 일베에게 맞긴 꼴'과 비슷하거든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고
그 극우성이 일베를 능가하는 수준인데 우리가 일베를 정상적인 운동이나 정상적인 표현의 범주에 넣지않고.. 뭐..예를 들어 취업의 기회도 제한해야 한다고 하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는 것처럼 (여성극우커뮤니티의 활동이) 전체 여성운동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특이점을 지나고 있는것 같고...
(중략)
...이런 이슈는 어디까지나 저같은 남성들이 아니라 저도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여성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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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이순신 같은 위인들이 다 한남충인데 같은 남자임에도 박정희는 한남충이 아니랍니다. 여자인 박근혜의 아버지라서 그런건가요?
극우여성커뮤니티의 발언이 커질수록 오히려 여성운동은 그 힘을 잃어갈것이라는 것을 여성계가 깨달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