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추성훈에게 "심판 판정을 문제 삼지 마라. 그걸 뛰어넘어야 진정한 선수다" 라고 일침을 놓은 적이 있었지. 그 뒤 열린 베이징 올림픽 유도 국대 선발전서, 그는 누가 보아도 명백한 심판들의 용인대 밀어주기로 인한 편파 판정에 용인대 재학중인 왕기춘에게 무너져 버렸다. (그는 미처 자신의 경기에서도 그런 편파 판정이 나올 지 예상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신도 현역은 아니지만 용인대 출신이었으니...) 하지만 이원희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판정으로 지고도 자기가 그전에 한 말이 있어서 그런가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승복해버린다.(용인대 밀어주기에 강력하게 반발하게 되면 앞으로 유도계에서 선수로서나 아니면 나중에 코치 등등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명백한 부정에 한마디 반항도 못해보고 쓸쓸하게 퇴장하는 그를 보면서, 한국 사회의 썩은 단면이 유도계에 비춰지는 거 같아 씁쓸한 웃음만 나왔었지.
그 당시 국대 선발전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왕기춘이 이원희와의 경기에서만 심판판정에 힘입은 건 아니었다. 방귀만(이름이 특이해서 기억-.-;)과의 경기서도 거의 일방적인 심판들의 지지로 몇번의 확실한 기술에 당하고도 동점 끝에 최종 심판 판정 깃발 들기로 올라갔었고, 그외 다른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선발전을 보고 느낀 건 참 더럽다 였다. 그 어느 것보다 공정해야할 스포츠 경기서 그런 더러운 짓을 해가면서 부끄러운 줄 모르는 군상들의 유도계를 보며 과연 이번 베이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했었다. 특히 왕기춘. 결과는 왕기춘 은메달. 왜 금메달을 못따고 은메달이냐고 욕할 맘은 없다. 실력이 아닌 심판들의 용인대 출신 밀어주기로 국대 선발되었고, 그걸 부끄러워 하지도 않는 썩어빠진 스포츠 정신으로 더 이상 뭘 기대 하는가. 이번 올림픽에서 유도서 아예 노메달이 됐어야 정신들 차릴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
한마디로 가장 공정해야할 스포츠에서 학벌, 인맥 , 파벌에 썩어가는 한국 스포츠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유도계였고, 왕기춘은 그 중심에 가장 잘 알려진(국대 선발전 티비 중계때문...) 한명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