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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story_4403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댓글왕김댓글★
추천 : 7
조회수 : 2008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5/09/04 20:37:34
사건은 두달쯤 전으로 올라갑니다.
오피스텔에서 자취중인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담배한갑사러 1층에 있는 편의점을 갔습니다.
"말보X 아블 한갑 주세요"
편의점 점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저를 유심히 보시더니..
"신분증좀 보여주시겠어요?
하시는겁니다.
오저씨들 다들 이런경험 있을겁니다... 술담배 사려할때 신분증검사하면 괜시리 기분좋고 '아 내가 아직 쓸만하군' 하는거요ㅋㅋ
그래서 신분증을 지갑에서 꺼내서 흔쾌히 보여드렸죠.
입꼬리가 살랑살랑 올라가려는 찰나, 신분증을 열심히 보시던 아주머니가 말했습니다.
"본인 사진이 아닌것 같은데?"
"그럴리가요.. 좀 늙은것 말곤 별일 없었는데..."
하면서 민증사진을 잠깐 봤습니다...
허.. 저인듯 제가 아니더군요.. 그동안 좀 늙은줄로만 알았더니 잦은 야근과 폭음, 폭식으로 다져진 직장인의 얼굴과 완전 다른 싱그러운 고등학생이 사진속에 있었습니다.
"신분증 다시 줘봐요"
음.. 어쨋든 사진속의 그것이 저였음은 기억을 조작당하지 않았다면 확실한데..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하고 신분증을 보고있으니 아주머니가 제 신분증을 가져가십니다.
"지문검사, 여기에 손가락좀 대봐"
갑자기 반말이 나오네요? 아무래도 담배사러온 청소년으로 완전 찍힌것 같습니다. 요즘편의점은 그래도 그런사람들을 막기 위해 지문검사까지 도입했나보네요..
"오른손 엄지 맞나요?"
퇴근시간대여서 편의점에 사람이 붐비고 있는데 내가 지금 담배한갑사자고 뭐하는건가... 싶었습니다.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웅성댑니다.
"지문검사래, 요즘 그런것도하나봐.."
하... 저도 몰랐네요.. 라고 하고싶은 말을 참고 빨리 지문검사나 끝내고 담배사려는 마음을 먹은 찰나,
"불일치라네, 다시대봐"
하.. 내가 무슨 죄를지은것도 아니거늘
주변 눈초리는 점점 심해지고 아주머니는 심문에 들어가시고.. 나는 손님일텐데 반말이나 막하고.... ㅠㅠㅠㅠ
어쩔줄 모르겠더라고요, 5번 정도 다시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불일치입니다.
이쯤되면 포기하고 좀 먼 편의점으로 가면 되겠거늘 싶겠지만, 저도 오기가 생겼습니다.
" 일단 뒤에 기다리는 손님들 먼저 계산하고 봅시다."
물밀듯 계산하고 나가는 손님들.
저와 아주머니만 남은 적막한 공간에서 다시 결전이 시작됩니다.
"꾹눌러서 찍어봐"
"아 글쎄 이게안되면 기계가 이상한거라니까요..."
를 10분쯤 한 것 같습니다.
하... 저의 패배입니다. 사원증도 명함도 아무 도움이 안되어버린 저는 허탈해졌습니다. 그냥 건너편 편의점 가면 되는것을 굳이 자신임을 증명해보려고 노력한 제가 한심하더군요 ㅠㅠ
결과적으로는, 이제는 민증보여달라는말에 흠칫하게됩니다. 그 20분간의 사투는 제게 트라우마를 심어주기 충분했습니다 ㅠㅠ
집 바로 밑이라 여기를 꼭 뚫고(?)싶은데 어떻게해야합니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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