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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게시판 보며 든, '정의로운 사회'라는 모순.
게시물ID : phil_123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탱크퀑
추천 : 0
조회수 : 5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05 12:24:49

미국 수퍼히어로물을 보면 꽤 재밌는 이슈가 다뤄지곤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아마도 '정의의 심판'이 아닐까 싶네요. 

현실에서 좀 생각해보죠. 

정의가 대체 뭘까요? 

아 좀 어렵네요. 

ㅋ 이렇게 나가보죠. 두 남자가 싸웁니다. 누가 나쁜가요? 

한 남자는 점잖은 양복 차림이었는지 한쪽 구석에는 재킷과 타이가 떨어져 있네요. 남자는 흰 와이셔츠 차림에 드잡이질 중입니다.

다른 남자는 캐주얼한 청바지에 셔츠 차림인데 드잡이질이 거세어 그런지 셔츠가 좀 늘어나 있네요. 

두사람 모두 얼굴에 자잘한 상처가 있고 일부 부어있는 얼굴입니다. 

자. 누가 나쁜가요? 

전 이것만 봐서는  모르겠더라구요  사연을 들어봐야 알거 같아요. 

정장의 남자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5세 연하의 여성이지만 비교적 마음이 잘 맞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라 꽤 이것저것 신경쓰고 있었죠. 
오늘도 평범하게 카톡을 여자친구에게 보내며 걷는 도중에 한 남자와 부딪쳤습니다.  그 바람에 폰을 떨어뜨렸고 액정이 나가버렸어요. 너무 화가나서 따지는데 셔츠 입은 남자가 오히려 자신이 더 크게 피해를 봤다고 따지는 겁니다. 화가 난 나머지 그는 주먹을 내질렀고 드잡이 질이 시작했죠. 

셔츠입은 남자는 급하게 거래처의 연락을 받고 걷는 중이 었습니다. 이번에 맡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고객의 입장에 변경사항이 생겨서 급히 프로젝트 방향을 수정해야했거든요. 그래서 서류를 보면서 통화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왠 남자와 부딫치는 바람에 가지고 있던 서류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급히 줏으려고 하는데 셔츠입은 남자가 뭐라고 하네요.  그냥 무시하고 어서 흩어진 종이들을 모으려는데 하필 그때 차가 지나가는 바람에 서류뭉치가 찢어지고, 찢어진 종이들은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요. 허탈하고 화가난 나머지 그는 정장입은 사내에게 화를 냈습니다. 지금 뭘 했는지 아냐고 그랬더니 그가 갑자기 주먹을 내질렀습니다. 

아. 사연을 들어봐도 좀 애매하네요. 쌍방과실 같아요. 

지금 제가 뭘 적는 중이냐면요.  우리는 제3자라서 두 사람의 잘잘못을 따질 입장이 되기 꽤...많이많이어렵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타인에게 위협과 피해를 끼치는, 즉 그냥 "죽여버리자"며 칼부림을 하거나, "돈을 빼앗자"며 돈을 빼돌리거나, "병.신 만들자"며주먹질을 하는 경우면 매우 화를내고 따질 수 있으나. 

남녀노소를 떠나 우리는 쉽사리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쉽게 두 사람 중 '타당한 의견'에 '동의'를 합니다. 판단을 하고 경우에 따라 반대편에게 '심판이 필요하다'는 결론도 내릴 수 있죠. 이게 우리의 자유입니다. 

정의로운 히어로라는 존재라고 여기서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악을 무찌르려 노력했고 그렇게해서 무찌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누군가 '재산적 피해'를 입어요. 누군가 '폭행'을 의도치 않게 당하고, 누군가는 전혀 이유없이 목숨을 잃어요. 이건 많은 '고뇌'로 표현되곤 합니다만 옛날 왕조때도 가졌던 '정의로운 존재의 모순'이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이다 게시판을 보면 흥미로운게 마치 히어로물 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많이 듭니다.

글을 보고 그러냐구요? 전혀요. ㅋㅋ 

댓글보고 그럽니다. 글은 진짜 그냥 ㅋㅋ 개별 사연이고 최근일부터 10년전 20년전 일도 다룹니다. 

그런데 댓글보면 이래요. "어머. 거기서 그렇게 행동하는건 님이 잘못했네요. "  "님이 비정상임" "이게 사이다임? 난 불편한데?" 
재밋죠. 그래서 거기에 콜로세움 막 달립니다. 그럼 나오는 그들의 논리가 바로 

나의 정의. 
세상의 정의
위 아 더 저스티스. 
이거죠. ㅋㅋㅋ 누구든 나쁜놈일 수 있다는걸 안 받아들이고 마치 강도에게 자수를 권하는 정의로운 영웅처럼 말하는 댓글이 멋지더라구요. 

지금 게시판 이야기 같죠? 

아뇨. 이거 일상에서 본 '어떤 에피소드'를 사이다 게시판에 비유했습니다. 


북한군의 소행이다! 라며 분노한 그들의 정의는 
다리 잃은 장병들을 지원은 커녕 한달만에 사비로 다니라는 국가를 향해서 
ㅋㅋ "애국"이라고 표현하는걸 보았거든요.  국가의 입장과 다친 장병의 입장을 들어보면 단순히 북의 소행이다고 떠들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하니 ㅋㅋ
애국심이 없다는 대답과 함께 그들을 '순국선열'로 올려두더군요. (이야! 완벽해라. ) 북한의 이야기까지 들어가니 더 점입가경입니다. 
이젠 그 다친 장병이 사라졌어요! 와우. 그리고 전쟁 분위기까지 고조되고 이제는 서쪽 중화주의를 가진 공산독재국가의 전승식을 두고 '칭찬'하기 바쁘더라구요. 

어처구니 없게도 그들이 북을 '악'으로 두고, 우리 정부를 '선'으로 두는 사이 ㅋㅋ 말도안되는 정의로 '장병'이라는 희생자가 나왔는데 
분노하는 사람들이 그냥 우습나봐요.  주변에서 ㅋㅋ 비웃더라구요. 북한 개객기. 아니 ㅋㅋ 보상도 개판이고 저 장병들 병원비용 평생 국가가 대줘도 합당하고 부족한 대우라 생각하는데 ㅋㅋ 북을 욕 안해서 '비국민'취급이라니  놀라운 정의관에 감탄을 머금치못하겠더라구요.

일상에서 이런 생각 하고 살고 있는 여러 사람 중 한사람으로서 

사이다 게시판의 모습이 참 와닿네요. 

현실적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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